THE GLORIOUS SOONGSIL
숭실과 함께 한 30여 년, 사회복지에 대한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노혜련 명예교수
● 아동가족복지통합지원센터 대표
● 뿌리의집 이사장
●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이사장
● 한국다양성연구소 이사장
노혜련 교수는 1995년부터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약 30여 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사회복지 실천에 헌신해왔다.
올해 은퇴한 노 교수는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와의 인터뷰는 숭실대학교와 사회복지학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은퇴 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노혜련 교수는 1995년 3월 숭실대학교에서 교수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그 이전에는 1년간 시간강사로 활동하며 교수 생활을 준비했다. 1995년부터 시작된 교수 생활은 사회복지학부와 함께 성장해온 시간이었다.
노 교수는 학생들에게 실천적 학문으로서의 사회복지를 가르치며, 이론과 실제를 결합한 교육을 중요시했다. 특히 학생들에게 거시적 실천과 미시적 실천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교육 철학의 중심으로 삼았다.
“사회 문제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만큼, 이를 해결할 방법도 다양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이론뿐 아니라 실습을 통해 실제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경험이 중요하죠.”
노혜련 교수는 한국에서 학부 과정을 마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UC 버클리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았다. UC 버클리는 사회복지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대학이며, 노 교수는 그곳에서 사회복지 실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으며 연구자로서의 기초를 다졌다.
버클리에서의 교육은 단순한 이론적 학습을 넘어 현장 중심의 실천적 경험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노 교수는 미국에서의 실습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회복지 문제에 직접 부딪히며 배웠다.
“미국에서의 교육은 실천 중심이었습니다. 학교 수업은 일주일에 몇 번뿐이었고, 나머지 시간은 현장에서 직접 실습을 통해 배우는 시간이었죠. 이 경험은 사회복지가 단순한 이론적 학문이 아니라,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학문이라는 점을 더욱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의 학문적 여정을 바탕으로 연구와 실천을 결합한 교육을 숭실대학교에서 실현하려 노력해왔다. 그가 강조하는 실천적 학문이란 바로 이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복지학부에서 오랜 시간 재직한 노 교수는 사회복지학의 본질을 실천적 학문으로 설명한다. 사회복지학은 사회 문제를 연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개발하는 학문이다.
그는 특히 거시적 실천과 미시적 실천으로 나뉘어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실천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미시적 실천은 내담자, 즉 직접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의 상담 및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빈곤, 가족 문제, 아동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을 포함한다.
“사회복지학에서 미시적 실천을 강조하는 이유는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문제가 단순히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환경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에 그들과의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한편, 거시적 실천은 정책적, 행정적 접근을 통해 보다 큰 차원에서의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노 교수는 정책과 법률, 제도 개선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왔다. 그는 사회복지 행정과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생들이 이론적 학문에만 그치지 않고 현장 실습을 통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노혜련 교수는 은퇴 후에도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복지가 실천적 학문인 만큼, 현장과의 연결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는 입양 문제를 비롯한 아동 인권, 탈시설 문제 등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을 지속하며, 관련 단체들과 협력하여 제도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노 교수는 사회적 변화와 인권 보호를 위해 은퇴 후에도 여전히 활발히 연구와 실천을 병행하고 있다.
“입양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자신의 뿌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살아갑니다. 이것은 그들에게 큰 정체성 혼란을 야기합니다. 특히 1980년대 해외 입양이 가장 많이 이루어졌던 시기에는, 입양인들 중 3명 중 1명은 학대를 경험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은퇴를 했다고 해서 제가 해오던 일이 중단될 수는 없어요. 사회복지 분야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노 교수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약 20년간 기부를 통해 숭실대학교의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해왔다. 그는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느낀 안타까움을 들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만 장학금이 주어지는 현실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성적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은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성적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고, 성적이 나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없으니 더 악순환이 이어지죠. 이런 학생들을 돕기 위해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노 교수는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장학금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외국인 학생들과 탈북 학생들에게도 기부를 이어가며, 그들이 학업을 이어가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