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가 중계 PD 문석민 동문(영어영문 89)

2011년 1월 18일
14170

즐거움을 전하는 방송인을 만나다
문석민 동문은 KBS <연예가중계> PD로 영어영문학과 89학번이다.


1996년 KBS에 입사하여 창원 KBS에서 라디오와 TV를 오가며 보도와 다큐멘터리, 교양 프로그램 등 수많은 프로그램을 제작, 연출해 왔다. 2006년에는 본사에서 KBS의 메인 음악 프로그램인 ‘열린음악회’를 담당하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 ‘연예가중계’ PD로 활동하면서 재미와 정확한 정보, 생각할 거리를 함께 주는 연예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KBS <연예가중계> PD, 즐거운 정보로 소통하다.
방송을 통해 행복 찾는 문석민 동문

방송국 PD. 촘촘하고 숨가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에게 문석민 동문은 절반의 답이 되어준다. 일은 일일 뿐, 여전히 자신 안에 꿈틀대는 열정에 이끌려 청년의 삶을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여행자다.

대학을 졸업한 지 15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학생 시절의 방법대로 저가 항공을 타고 날아가 유스호스텔에서 잠을 자고 뮤지컬과 연극을 찾아보며 배낭여행을 즐긴다. 남극과 북극을 빼고 5대륙을 한 바퀴 돌았을 정도이니 그 에너지를 가늠할 만하지 않나. 또 그는 수집광이다. 항공점퍼를 모으며 숨겨진 이야기를 찾고, 5~60년대 스피커처럼 오래된 물건에도 애착이 많다. 청바지의 원형에도 관심이 많아 역사와 재봉, 원단, 디자인 자료를 모으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과 이야기가 여전히 궁금하고, 또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은 20대의 열정과 감성이 묻어나는 사람. 이런 이가 만들어내는 방송은 어떤 감성이 묻어날까.

“연예가중계가 27년 되었어요. 30년 가까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는 건, PD로서 꽤 행운이죠.”
매주 문석민 동문의 시계는 토요일 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위해 숱한 회의가 이어지고, 내일은 어떤 일이 ‘터질지’ 몰라 약속 한 번 잡기 힘들다. 금요일엔 촬영팀이 담아온 영상을 편집하기 위해 꼬박 밤도 샌다. 이런 일주일의 생활을 옆에서 듣고 있자니, 힘들지 않냐는 질문이 절로 나온다.

“방송 일이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일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정말 재미있죠. 저는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일 많고 밤새우는 것이 힘들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좋아하는 일이니 즐겁습니다.” 돈이나 명예, 사람들의 관심을 떠나 그저 일이 즐겁다는 그. 사람들, 특히 즐거운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날 수 있는 지금의 일이 감사할 따름이다. “입사하고 창원 KBS에서 PD로 시작했어요. ‘즐거운 저녁길’이라는 라디오 프로 첫 방송 때, 진행자 분이 하늘과 같은 선배 아나운서여서 두 손으로 공손히 큐를 주었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오죠.” 창원 KBS는 그에게 보물섬이었다.

라디오와 TV를 오가며 교양, 환경스페셜, 6시 내고향 등 많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재미난 물건, 음식, 수많은 사람, 이야기들을 만났다.

풍부한 경험을 자양분 삼아 서울 본사에서는 ‘열린 음악회’를 진두지휘 했고, 지금은 다른 선배, 동료 PD와 함께 ‘연예가중계’를 제작하고 있다. “연예가중계는 전통성을 갖고 있죠. 그래서 안정된 틀이 있고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방송이 나가는 시간엔 보도 프로그램을 방불케 해요. 뉴스처럼 실시간으로 준비된 모든 것들이 어긋남 없이 보여야 하니까. 그렇게 한바탕 70분이 지나면 다음 주 방송을 위해 곧바로 회의 속으로 빨려 들어가죠. 하하.”

“매년 학교를 찾아 후배들의 영어연극을 봅니다. 그들에게서 에너지를 얻고 오죠. 아주 행복해요.”

그가 방송국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순전히 ‘로미오’ 때문이었다. 영어연극반 활동을 하던 중 어느 해인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리기로 했단다. 로미오 역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고 욕심냈는데, 끝내 다른 이에게 그 역이 돌아갔다. “얼굴 때문에 그 역을 놓치지 않았나 해요. 하하. 그것이 그렇게 아쉽고 한이 맺혔는지, 아예 연출에 몰입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연출의 재미에 빠졌고, 또 연극만이 전부인 것처럼 대학 시절을 보냈습니다.” 졸업 후에도 후배들의 연극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찾아가 보고 격려해준다는 그는 그래서인지 여전히 대학 시절의 생기와 열정을 품고 있다.

“방송계에 이미 많은 동문들이 활동하고 있고, 후배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방송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방송 일에 막연히 꿈만 꾸고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며 후배들만큼은 부디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우라고 당부했다.

좋은 노래를 들려주고, 재미있고 아름다운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즐겁고, 또 시청자가 그것들로 인해 즐겁다면 기쁘고 만족할 따름이라는 방송인 문석민. 그래서 자신에겐 더 즐겁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 유쾌한 웃음에 웃음을 더한다.

문석민 동문이 말하는 ‘연예가중계’의 남다른 매력
● 연예 프로그램이긴 해도, 보도 프로의 성격도 갖고 있다는 것이 연예가중계의 매력이 아닌가 해요. 작가들, 동료 PD와 수많은 정보 가운데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의논하면서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전달하고, 또 재미라는 요소를 적절히 곁들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크게 ‘사건사고’와 ‘기획’이라는 틀로 방송을 구성하는데, 특히 ‘기획’은 연예 관련 프로그램 가운데 저희만 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영화의 잔인성 논란, 가수들의 MR 제거 논란 등의 기획보도를 통해 그저 웃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좀 더 들여다보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홍보팀(pr@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