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응원단 위너스(Winners)

2006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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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응원단이 ‘위너스(Winners)’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생활체육학과 학생 8명으로 이뤄진 위너스는, 지난 6월 말 처음 결성되어 7월 초부터 안무연습을 해왔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숭실 대동제를 통해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승리를 부르기 위해 태어났다’는 위너스의 연분홍(단장, 3학년), 김안나(2학년), 황지이(2학년), 최지은(2학년), 이소라(1학년), 유혜림(1학년), 김유리(1학년), 손성수(1학년) 학생을 만났다.


한 번의 화려함을 위해 전쟁을 치르다

“석 달 동안 하루에 거의 7~8시간을 연습했어요. 몸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집에서도 반대를 하면서 주변 상황이 어려웠죠. 그래도 첫 무대 위에서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니까 연습 때 힘들었던 기억들이 모두 사라지더라구요. 그 때 느낀 그 떨림이 아직까지 남아있어요.”

최근 열린 대동제에서 위너스는 창단공연을 가졌다. 사실 ‘응원을 위한 공연’이 아닌, ‘공연을 위한 응원’은 어색할 법도 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처음 이들이 무대에 올라섰을 때 사람들이 반응은, “우리 학교에 응원단이 있었어?”였다. 하지만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올 무렵에는 “왜 지금까지 응원단이 없었지?”라며 응원단의 존재에 대해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이상하게 쳐다보지 마세요. 이상적으로 바라봐 주세요.

위너스는 주목 받기 위해 태어난 것만 같다. 타학교 응원단의 경우, 대체로 남학생이 단장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위너스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학생이 단장이다. 그리고 여자 단원들 속에 남자 단원이 홀로 활동하는 것도 색다르다. 그러나 눈에 띠는 개성과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가졌음에도 아직까지 위너스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아니, 오히려 알아보는 것이 더 힘들 때도 있다.

“저희가 응원복을 입고 지나가면 ‘쟤네 뭐야’하는 시선이 느껴져요. 더 많은 숭실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저희에게는, 결코 곱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죠.”

위너스의 탄생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봐 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우리 학교는 축구경기가 있을 때마다 이벤트 업체에서 인력을 동원해 응원에 참여했다. 알게 모르게 숭실인들 사이에서는 ‘이건 아니잖아?’라는 의견이 소리 없이 쌓여갔다. 이런 상황에서 위너스는 오직 숭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담보로 응원단의 길로 들어 선 것이다. 잠깐, 이들이 응원을 위해 만든 안무가 한 곡당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창작 안무라는 것은 비밀이다. 그것도 10곡이나.




청일점, 열정의 홍일점이 되어가다

앞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위너스에는 유난히 눈에 띠는 학생이 있다. 바로 응원단의 유일한 남자단원인 ‘청일점’ 손성수 군이다. 비록 창단공연이후 많은 남학생들의 지원이 몰리면서 그 자리를 위협 받기는 해도 말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시선도 따갑고 해서 이곳에 들어오는 것을 주저한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여성 단원들의 뜨거운 지지와 배려, 무엇보다 숭실에 대한 열정이 저를 응원단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남자라서 겪게 되는 어려움(?)도 있다. 그것은, 다른 여성단원들이 ‘남자’가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은 채 응원복을 갈아입는다거나, 남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여자들만의 농담(?)을 나누는 것 등의 문제들이다.

“여자들의 실체를 알게 됐어요”라며 수줍게 웃는 그. 겉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손성수 군은 그러나, 무대에서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용기가 난다고 한다. 무대에서 만큼은 ‘수줍음의 홍일점’이 아닌, ‘열정의 홍일점’이 되고 싶은 것이다.




웃음은 습관이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문득 궁금해 진 것이 있다. ‘과연 이들은 그 힘든 응원동작들을 하면서 어떻게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일까?’ 이들의 공연을 봤다면 누구라도 같은 의문이 생겼을지 모른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억지로 웃는 게 아니에요. 차라리 몸에 배서, 습관적으로 웃는다는 게 맞는 얘기일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그렇게 웃음 짓다보면 실제 생활 속에서도 더 밝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들의 웃음은 열정적인 몸짓에 실려 그들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한다. 웃는 습관으로 행복의 씨앗을 틔울 수 있는 것이라면…행복해지는 습관, 그리 어렵지 않다.





승리를 따라 다니지 않는다. 승리가 우리를 따를 뿐.

위너스(Winners). 이름에서부터 이들의 바람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승리’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다른 숭실인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고 싶다.

“지금은 학교가 너무 조용하고, 학생들 대부분이 자기 생활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뭉칠 기회가 좀처럼 없는데, 여기에 저희 응원단이 나서서 숭실인들을 하나로 묶고 싶어요. 다른 것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자랑스런 숭실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인터뷰 내내 열정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위너스. 그러나 변변한 연습실도 없이 사비를 털어가면서 응원단을 이끌어 가는 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지금은 응원단의 주변 환경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큰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앞으로는 ‘무궁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 숭실대 응원단 위너스. 이들이야말로 숭실이 원하는 진정한 승리자들이 아닐까. “승리가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승리를 향해 뛰자”는 그들. 그래, 우리도 위너스와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 홍보팀(pr@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