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KBS 아나운서(영문 99)

2006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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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윤 KBS 아나운서 인터뷰


  KBS 아나운서 박지윤 동문(영문 99)이 취업센터의 초청으로 학교를 찾은 날, 강연장은 방송계 진출을 꿈꾸는 학생, 선망하던 선배를 만나고픈 후배들로 넘쳐났다. 2004년 KBS 아나운서 30기로 입사해 ‘주말 스포츠 뉴스’, ‘클래식 오디세이’ 등에서 깔끔하고 신선한 진행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박지윤 동문은 아나운서가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큰 선망의 대상이 되는 요즘,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생각은 대학교 3학년 때 했어요. 남들처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였고, 내가 가진 재능이 뭔가 생각해 보니 아나운서가 가장 적성에 맞겠더라구요.”

  평소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주위 사람들도 의아하게 생각했다는 그의 꿈. 그러나 마음먹고 나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방송 교육기관에 등록하고 프로가 되기 위한 과정을 하나하나 밟아나갔다. ‘저러다 말겠지’ 하던 가족과 친구들도 놀랄 정도로 목표을 향해 매진하던 시절,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했던 시간들이었다.



  “대학교 4학년 때 학교에서 모방송국의 대학가요제가 열렸었거든요. 오프닝 멘트를 할 재학생 M.C를 선발하는 대회가 있었어요. 비록 최종에는 떨어졌지만 선배와 친구들이 ‘저런 끼가 있었냐’며 다시 봤다고 하더군요. 학과 교수님도 ‘가능성이 엿보인다’ 고 격려해 주셨구요. 제게 큰 힘이 되었죠.”

  그러나 방송인이라는 관문을 넘기가 쉽지는 않았다. 수 십 번 아나운서 시험을 보고, 경력이 될 만한 리포터 활동도 병행하며 졸업과 함께 1년을 보냈다. 계속되는 도전에 지쳤을 법도 한데, 그는 ‘독한건지, 무딘건지’  힘들다기보다는 즐거웠던 시간으로 그때를 기억한다.

  “한번은 한 공중파 시험에 면접까지 갔다가 떨어져 한 달 간 두문불출 할 정도로 상심한 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주저앉았던 건 그 때 뿐예요. 끝까지 해보자고 마음먹으니, 실패도 내게 배움을 주는 것으로 즐기게 되더군요. 돌아보면 나약했던 나를 강하게, 부지런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4년 1월, 드디어  KBS에 30기 아나운서로 입성하게 된 박지윤 아나운서. ‘한마디를 하더라도 가슴에서 우러나는 말을 하겠다’는 각오를 품었다. 소위 말하는 ‘앵무새’는 되지 않겠다는 것. 부산에서 의무 지방근무 1년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온 뒤 그의 자질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스포츠방송 아나운서로 발탁돼 프라임타임의 주말 스포츠 뉴스 진행을 맡게 된 것. 우연도 행운도 아닌, 그의 남다른 성실함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주말 스포츠뉴스와 인연을 맺게 된 건 새벽 방송의 스포츠 프로그램을 맡고 부터에요. 스포츠라는 미지의 분야에 대한 부담은 부담대로 크고, 새벽방송이라 시청자의 반응도 기대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죠. 그러나 그 시간만큼은 ‘박지윤이 최고’라고 할 만한 방송을 하고 싶었어요. 따로 공부도 하고, 스포츠에 걸맞은 진행 감각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지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주말 스포츠뉴스 아나운서라는 굵직한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됐고, 아나운서라면 누구나 욕심낼만한 음악전문방송(클래식오디세이)도 맡게 됐어요. 정말로 작은 기회도 소홀히 여겨선 안 되는 것 같아요.”

  지난여름에는 노현정, 강수정 아나운서와 함께 월드컵 특집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던 박지윤 아나운서. 밤, 낮 없이 뛰어다니며  전국민의 눈과 귀가 되었던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는 큰 산 하나를 넘은 기분이다. 아무리 피곤하고 몸이 아플 때라도 방송을 시작하는 빨간 불이 들어오면 그런 것들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는 그. ‘방송체질’이어서가 아니라 철저한 프로의식과 끊임없는 자기관리가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전 ‘예!’ 라는 대답과 ‘괜찮아요.’라는 말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어요. 힘들다고 어깨 처져 있으면, 나중에 더 큰 기회도 오지 않는다구요. 늘 씩씩한 척 하다보니 방송국에서 제 별명이 ‘체력짱’ 이더군요. 어릴 땐 집 밖에 나가 놀지도 못했던 약골이 말이에요.”

  브라운관에서 보이는 화려한 모습보다 강인한 내면이 더욱 아름다운 박지윤 아나운서. 방송인을 꿈꾸는 유능한 후배들을 방송국에서 많이 만나고 싶다는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꿈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아나운서 지망생일 때 ‘네가 될까?’ 라는 주위의 시선을 느낀 적이 많았죠. 하지만 다른 길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끝까지 해보고 후회한 사람은 실패해도 앞을 보지만, 안 해보고 후회하면 뒤만 보게 된다고 하잖아요?  부족한 점이 있다면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채워가면 되는 거죠.  다른 누구의 말보다도 자신의 꿈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