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사법 시험 최종 합격자, 정두리 동문(법학 03)

2017년 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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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사법 시험 최종 합격자, 정두리 동문(법학 03)

[인터뷰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정우인(경제학과 14) / jung010_@naver.com]

제58회 사법 시험에서 2명의 숭실인이 최종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사법 시험의 평균 준비 기간은 만 6년으로, 완주가 어려운 시험으로 정평이 나있다. 치열했던 장기 레이스 끝에 사법 시험에 최종 합격한 예비 법조인 정두리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의 원동력

법을 제대로 알아야만 더 좋은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신념하에 정두리 동문은 숭실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법을 제대로 공부해 나은 세상을 만드는 법조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2007년부터 사법 시험 공부를 시작해 2016년 최종 합격에 이르기까지, 포기하지 않게 해준 원동력은 바로 의지였다. “처음 제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했던 일이 바로 법학과 입학과 사법 시험 준비였어요.” 하고자 하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그녀의 성격은 긴 수험 기간 동안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결국 그녀는 제58회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합격 소식에 생각보다는 담담했어요. 오히려 부모님과 주변 친구들이 더 좋아하고 축하해줬어요. 기쁨보다는 긴 터널을 지나왔다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정두리 동문의 부모님은 긴 수험 기간에도 항상 그녀를 믿고 응원해주셨다. “부모님은 사법 시험에 대한 제 열정과 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셨습니다.”

‘말하는 대로’

정두리 동문은 매사에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쉴 때도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즐겨 들었어요. 공부할 때 큰 힘이 되어준 인생노래 중 하나에요.” 그녀는 되도록이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뭐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더라고요. 무슨 일이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액땜이라 여겼어요.” 그녀는 이런 ‘말하는 대로’ 마인드 덕분인지 큰 슬럼프도 겪지 않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좋아해요. 그래서 저는 사법 시험에서 단순히 합격이 아닌, 수석을 할 거라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했어요.” ‘말하는 대로’ 마인드는 결국 그녀가 사법 시험 합격에 이르기까지 큰 역할을 해 주었다.

물론 그녀에게도 2014년 작은 슬럼프가 찾아왔다. “나이는 점점 많아져 가고, 사법 시험은 폐지된다고 하니 정말 포기해야하나 싶었어요.”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 시험에 임한다는 자세로 한 번 더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또한 스터디 모임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다. “여럿이서 각자의 답안지를 공유하고, 서로를 다잡아주는 스터디 모임은 제게 특효약 같은 것이었어요.”

치열했던 날들

정두리 동문은 혼자 공부하며 찾아온 작은 슬럼프를 숭실대학교 고시반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다. 숭실대학교 학우끼리 공부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녀에겐 큰 자극제가 되었다. “고시반은 24시간 감시 체제라고 할 수 있어요. 서로가 서로의 감시자죠. 또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더 열심히 했어요.” 고시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정두리 동문은 항상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다.

그녀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주말 시간을 이용해 무한도전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비교적 방영 시간이 짧은 미국 드라마를 한 편씩 봤다.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 하는 시간도 반드시 필요해요. 특히 장기 레이스에는 체력 관리도 필수입니다.” 그녀에게는 숭실대학교 정문 쪽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을 사마시는 일 조차 나름의 일탈이었다. 바닐라라떼 한 잔의 일탈은 필기로 빼곡한 그녀의 노트처럼 치열하게 보낸 지난날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이다. 그녀는 이 말을 소개하며 정직한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는 말을 제 모토로 삼고 있어요. 나라가 어지러울수록 정도를 걸어야 합니다. 남 탓을 하지 않는 정직한 법조인이 되고 싶어요.”

그녀의 최종 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법조인이다. "먼저 연수원 과정을 잘 마치고 변호사로서 활동하고 싶어요. 특히 지금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훗날 정의롭고 정직한 판사가 되고 싶어요."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네 자신이 먼저 인재가 되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정두리 동문은 이러한 인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략적으로 공부하라

모든 사람에게 잘 맞는 공부 방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공부 전략은 있다. 정두리 동문은 그 공부 전략에 대해 조언해주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거예요. 공부 스타일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그녀는 공부 방법에 있어 유연한 사고를 가지길 추천했다. “내 공부법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빠른 방향 전환과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다른 공부 방법도 시도해보세요.”

또한 그녀는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시험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막을 위한 공부’를 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험 바로 전 날을 위한 책이나 노트 한권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이 한권의 책에 모든 내용을 담아보세요. 시험 전 날 읽어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쓰는 건 답안지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답안지에 쏟아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그 몇 장의 종이에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숭실대학교 후배들에게

“어떤 일이든 의지를 갖고 소신껏 임했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어려운 일은 있어도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는 포기해야 하는 법이다. “저는 사법 시험 준비를 하는 동안 살이 굉장히 많이 쪘어요. 거의 20kg 가까이 불어났죠. 공부에 모든 것을 쏟으면서 많은 걸 포기해야만 했어요.” 그녀는 ‘국민MC’라고 불리는 유재석을 예로 들었다. “유재석도 9년간의 무명 생활을 거쳤다고 해요. 9년 간 힘들었던 무명 생활이 있었지만, 지금 국민MC가 되었잖아요. 의지가 있다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무슨 일이든 어영부영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정두리 동문이 가지고 있는 소신과 열정처럼 정직한 법조인이 되기를 바란다. 그녀의 목소리가, 그녀의 법봉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 정두리 동문은 2003년 숭실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하여 2011년 8월 졸업했다. 제58회 사법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