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 박영립 동문(법학 75)

2015년 10월 8일
54112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 박영립 동문(법학 75)

[인터뷰: 김현수 홍보팀 학생기자(글로벌미디어학부 12), hskim507@naver.com]


단순히 법률가가 그치지 않고 사회를 생각하는 소명의식을 가진 법률가가 있다. 그는 법조인이 된 이후로 다양한 인권 활동을 전개해 왔다. 구금시설 실태 조사를 통한 구치소, 유치장의 시설개선 및 성매매 피해여성들에 대한 소송을 진행했고, 한국·일본 변호사들이 모여 진행한 소록도 한센인 보상 청구 소송에도 박영립 변호사가 있었다.

검정고시로 대학에 입학, 법조인의 꿈을 키우다

박영립 동문은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겨내고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사람으로 꼽힌다.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 직접 들어 보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려운 가정형편에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어요. 그리고 서울로 상경해서 일을 시작했는데 초등학교 졸업장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어요. 더 좋은 일을 구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게 됐죠. 계속 공부를 하다 보니 대학에까지 진학하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도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교를 다닐 수가 없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장학금을 받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어떤 계기로 법조인을 꿈꾸게 되었을까?

“채플 수업에서 소명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나서 ‘나의 소명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그렇게 고민 하던 중에 도서관에서 사법고시에 관한 책과 합격수기를 읽고 저의 소명이 법조인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법경대학(경제, 경영, 무역, 법학의 네 학과가 모여 있던)에 입학한 후 취업을 이유로 경영학과를 희망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법학과를 선택하게 됐죠.”

그렇게 박영립 동문은 법학과를 선택했고 29세에 23회 사법고시에 합격하게 된다.

인권 활동은 성공하기 까지 받은 많은 도움에 대한 부채의식

그는 공익소송에 대한 관심이 커 법조인이 되고나서부터 공익소송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저는 인권위원회에 들어간 뒤 다양한 인권활동을 해왔습니다. 그 안에서 성매매 피해여성들에 대한 소송과 같은 공익소송을 진행했죠. 그러던 중 일본 변호사들이 과거 정부에서 한센인 인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함께 대응하자며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한센인권변호단’을 조직하여 일제 강점기부터 강제 낙태, 단종을 당한 한센인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한다는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박영립 동문은 앞서 말했던 소록도 한센병(나병) 환자 보상청구 소송을 대표적으로 구치소, 유치장의 시설개선 및 사회적으로 법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에게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저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공부하였습니다. 초등학교만 나와서 검정고시로 대학에 들어갔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법조인이 되기까지 정말 많은 일들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러한 고마움을 제가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숭실대학교에서 채플 시간에 배운 진리와 봉사라는 숭실의 이념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습니다. 재학시절에 항상 듣던 이 말을 실천하려고 했죠.”라고 박영립 동문은 덧붙였다.

사법고시는 폐지는 큰 어려움이지만 이겨내야 한다

최근 사법고시 폐지와 로스쿨 제도로 인해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박영립 동문처럼 자수성가하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이들을 위해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박엽립 동문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과 사법고시의 공존을 주장했다. “로스쿨 제도가 이미 도입됐으니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로스쿨은 장학금을 많이 주고는 있지만 고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누리긴 어렵습니다. 사법고시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공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덧붙여서 박영립 동문은 이러한 어려움을 학생들이 이겨내길 응원했다.

“사법고시 폐지는 본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법조인을 꿈꾸는 많은 학생들에게 큰 어려움을 다가오겠지만 사실 이러한 위기는 항상 있어왔습니다. 학생들이 이런 위기를 극복해나가야겠죠. 무엇보다 옛날보다 법률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가 더욱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서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찾아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영립 동문은 현재까지도 모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과거 한 학기밖에 학교를 못 다닐 것 같아 모든 것이 소중했다는 그는 본교에서의 시간과 작은 가르침도 소중히 여겼다고 한다. 지금은 그 가르침을 재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밝힌 그는 진리와 봉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진정한 숭실인으로 보였다. 

   

*  박영립 대표는 본교 법학과(75학번)를 졸업하였으며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 13기를 수료하였다. 이후 변호사를 개업하고 1987년 숭실대 법학대학원에 진학하였다. 서울 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맡았고 2008년부터 본교 감사를 맡았으며 한센 인권 변호단 단장을 겸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03년부터 법무법인 화우 소속변호사로 활동하였고 2013년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로 취임하며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