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은 앵커, 한국경제TV 앵커 엄지민 동문(글로벌통상 09)

2019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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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은 앵커, 한국경제TV 엄지민 동문 (글로벌통상 09)

[인터뷰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8기 김영록(기독교학 12) / 3974928@naver.com]

새 학기를 맞이하는 지금. 학교는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다.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라고 했던가, 숭실의 재학생들은 자신들의 꿈을 향해 오늘도 전진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번 숭실피플 주인공인 엄지민 앵커 또한,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전진하고 있다. 재학 시절에는 홍보대사 ‘미소’로서, 졸업 후에는 숭실의 자랑스러운 선배로서 교내 행사의 진행을 도맡아 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후배로부터 인터뷰를 받는 것은 처음인데, 소감이 어떠세요?

내가 어떤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매번 인터뷰 대상이 되기보다는 인터뷰를 하러 다니는 입장이었는데 이렇게 받아보니 참 신기하네요. 스스로 많이 컸구나, 잘 해왔구나 하는 뿌듯한 감정이 들기도 해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생각은 ‘반갑다’에요. 지금까지 모교 ‘숭실’에 대한 좋은 기억도 많고, 또 이렇게 후배를 만나서 정말 좋습니다.”

방송을 진행하는 앵커라는 직업과는 어울리지 않게 그녀는 글로벌통상학을 전공했다. 고등학교 기숙사의 갑갑함을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찾기 위해 선택했다는 글로벌통상학.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전공이 아나운서라는 길을 걷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앵커라는 직업을 가지고 보니, 앵커라는 직업 자체가 전공에 국한된 직업은 아닌 것 같아요.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도 많은 걸 보면 전공은 크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언론홍보나 방송을 전공한 친구들보다 음악, 운동, 정치외교 등 다양한 전공을 배운 친구들이 역량을 더 잘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청년이 대외활동을 하기 위해 분주한 것처럼, 그녀 또한 대학 시절 많은 활동을 하였다. 본교 홍보대사 미소를 비롯하여 졸업을 앞두고 갑작스레 시작한 토론 동아리 활동까지. 그녀에게 숭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물었다.

“토론 동아리 활동이요! 사실 토론 동아리를 4학년에 시작해서 1학기 정도 했던 건데, 대회도 준비하고 학교에서 밤새워서 준비했던 기억이 무척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토론 동아리에서 매주 자율토론도 하고, 방송사에서 하는 토론대회도 나가보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저는 평소에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대학토론배틀 등의 대회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남들에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토론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많이 배우고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나운서라는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앵커라는 화려함과는 달리,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부담감이 되기도 한다. 그녀에게 프리랜서로서의 삶에 대해 물어보았다.

“프리랜서로서의 삶은 힘든 건 참 많은데, 힘든 걸 견디게 해주는 것이 더 많아요. 프리랜서라는 어감 자체가 불안감이 물론 있죠. 하지만 그것보다 앵커로서 마주해야 하는 방송일이라는 특성, 늘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고 대기하는 것, 늘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하는 것이 더 익숙지 않고 어려운 것 같아요. 무던한 성격을 가진 저였으니 더더욱 그런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결국 그런 긴장감이 오히려 저를 살아가게 만드는 것 같아요. 방송을 직접 진행하다 보면 정말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리고 제가 나오는 방송을 가족과 친구들이 봐주고 평가해주는 것도 즐겁습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방송과 방송을 위해 끊임없이 준비해야 하는 것들. 그녀는 이동하는 시간까지도 스크랩한 신문기사를 읽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바쁜 그녀에게 인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물었다.

“저는 연말마다 자선 바자회를 열어요. 재작년부터 시작해서 이제 3회 차를 맞이할 텐데, 저는 수익금 모이면 그대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락방 같은 작은 공간에서 시작했는데,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저의 버킷리스트는 계속 바자회를 진행하면 기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에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지만, 사실 아버지가 심장이식을 받고 난 뒤로 저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아버지가 죽을 수도 있던 상황에서 계속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저도 저의 것을 나누고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자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매달 기부도 하고, 재능기부를 할 기회가 있으면 최대한 참석하는 편입니다.”

그녀에게 숭실이란 어떤 의미일까?

저는 처음부터 앵커, 아나운서라는 꿈을 꾸지 않았어요. 저는 남들 앞에서 이야기를 편히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주장이 강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는데, 숭실에서의 경험이 저에게 아나운서라는 꿈을 가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미소 홍보대사 활동을 하면서, 대동제, 입학식 등의 진행을 맡게 되었어요. 그렇게 학교 행사를 1~2년 정도 진행하면서 저 스스로 참 많이 단단해진 것 같아요. 사실 누가 저를 그런 행사의 진행을 시켜줄 수 있겠어요. 저의 모교, 숭실이 저에게 기회를 준거죠. 실패해도 응원해줄 수 있던 곳이 숭실이었기에 엄지민을, 엄지민의 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었습니다. ”

사랑하는 숭실의 후배들에게

학교에 다니는 시절은 언제든 넘어져도 좋은 시기에요. 사회에서는 한번 넘어지면 일어날 수 없지만, 학교에 다니는 시절에는 넘어져도 추스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실패가 바로 평가로 이어지는 사회보다는 학교라는 안정된 시스템과 보호장치 안에서는 언제든 넘어지고 쓰러져도 일어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후배들이 어떤 실패든 경험해보면 좋겠고, 최대한 욕심을 내서 넘어지고 도전해보면 좋겠어요. 제가 학교에 다니면서 느낀 숭실에는 정말 똑똑하고 멋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욕심을 너무 안 내다보니 자신의 능력만큼 못 크는 것 같아요. 지금 숭실에 다니는 저의 동생에게도 똑같이 이야기합니다. 언제든 도전하고 넘어져 보라고, 제가 사랑하는 동생뿐 아니라 숭실의 후배들도 힘냈으면 좋겠어요.

30대의 문턱을 앞둔 지금, 만난 엄지민 동문은 이루고 싶은 꿈이 무척이나 많아 보였다. 앞서 인터뷰한 많은 동문과는 달리 어린 나이에 숭실피플의 대상자가 된 그녀에게 10년 뒤에 엄지민의 모습을 표현해달라고 부탁했다.

지금은 치열하게 무언가를 배우고, 얻어가는 시점이기에 좀 더 내가 큰 사람이 되었을 때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인터뷰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것 같아요. 만약 10년 뒤에 똑같이 숭실피플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해보고 싶은 라디오 DJ의 모습이면 좋겠어요. 저의 롤모델인 김현정 PD처럼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라디오 DJ의 모습이요. 누구든지 편하게 들을 수 있고, 청취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라디오 DJ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엄지민 동문은 2009년 글로벌 통상학과에 입학하여, 현재 한국경제TV, TBS 교통방송에서 앵커로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숭실의 행사에도 매번 빠짐없이 진행을 맡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