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향한 따뜻한 향기 ‘평양 카페’ 대표 김진평 학생(경영08)

2013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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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향한 따뜻한 향기 ‘평양 카페’ 대표 김진평 학생(경영08)

"평양커피 한 잔 드시고 가세요!"   [인터뷰: 최한나 홍보팀 학생기자(기독교 09), skyviki@naver.com]

제법 스산했던 어느 봄 날, 캠퍼스의 한 쪽에서 더치 커피 무료 나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날은 춥고, 커피는 따뜻하고! 사람들이 일찌감치 모여든다. 그런데 북적이는 사람들 틈 사이로 ‘커피’를 권하는 소리를 듣자니 예사 커피는 아닌 것 같은데. 커피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평양 카페’의 대표 김진평(경영08) 군을 만나보았다.

‘북한과 통일에 대한 사실들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없을까?’

김진평 군은 지난해 6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최종 5차까지 겨뤄야 하는 치열한 경험이었다. ‘평양 카페’는 바로 이 사업에 공모했던 아이템이다. "청년들이 북한과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평양 카페’사업을 시작하기 전, 그는 북한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숭실대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는 적지 않은 학생들이 북한에 호의적이지 않은데 대해서 정치적 견해를 떠나, ‘북한과 통일에 대한 사실들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통일에 대해 어디서부터 생각하면 좋을지, 역사는 어떻게 보면 좋을지를 얘기해보면서 북한과 통일에 대한 담론을 세워나가보고 싶어요. 이러한 역사적 과업에 우리 청년들의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도 생각해 볼 문제이지요."

그렇다면 ‘평양 카페’는 어디서 맛볼 수 있는 것일까? "아, 지금 ‘평양 카페’를 준비 중에 있어요. 그동안은 ‘평양 카페’가 담고 있는 메세지를 나누기 위해, 강연회나 다른 프로그램들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얼마 전, 김덕윤 소예배실에서 열렸던 ‘가수 션과 함께하는 나눔 톡 콘서트’가 바로 ‘평양 카페’가 준비한 강연회였다. 100명의 북한 어린이를 돕고 있는 가수 ‘션’을 통해 나눔에 대한 메세지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아무래도 유명인사를 초청하거나 커피 나눔 행사를 하기 위해선, 거기다가 카페를 열기 까지는 충분한 자본이 필요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괜스레 그의 사업 수완 능력이 궁금해졌다. " ‘평양 카페’의 가치를 알아주시는 많은 기업가 분들이 계세요. 주위 어른들의 소개로 그 분들을 알게 되었어요. 오래전부터 통일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세요. 그래서 저희 ‘평양 카페’의 메세지에 공감해주시고 덕분에 도움을 많이 얻고 있죠." 교내에서 진행되었던 ‘더치 커피 무료 나눔’ 행사에 쓰인 커피 또한 외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주위의 아는 형들로 출발해서, 아는 기업가 분들의 도움을 얻기까지 그에게는 ‘아는 사람들’이, 그것도 좋은 사람들이 주위에 함께하고 있었다. ‘평양 카페’는 현재 박형진(경영09)군과 전연주(정외09)양을 포함해 총 5명이 진행하고 있다.

"많은 돈을 버는 것에는 크게 관심 없어요. 그저 돈을 벌기까지의 일들이 재미있는 거죠."

사업가이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사업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면서, 많은 돈을 벌어서 좋은 일 하는 사업가가 되는 것이 어린시절 그의 꿈이었다. 중학생 때는 메모장을 들고 다니며 문득 떠오르는 기발한 생각들을 적어나갔다. 지금도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는 김진평 군. 살짝 들추어본 메모장에는 밝힐 수 없는 좋은 사업 아이템들이 여기저기 뭉툭하게 적혀있었다. 물론 이후에 그에게는 다른 진로 고민은 필요하지 않았다. "저는 당연히 경영학과 였어요." 비지니스를 공부하기 위해 숭실대 경영학과에 진학했고, 지금 그는 그 꿈에 성큼 다가섰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숭실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 직업보다 큰 그림을 찾아보세요."

"학교에서는 바쁜 학업에 휩쓸리고, 미디어에서는 각박한 취업난이라며 자꾸 우리를 압박하다 보니까,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자문’하지를 못해요. 그걸 계속, 끊임없이, 자신의 인생 최대의 화두로 놓고 고민해야하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일단 한 번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의 말처럼, 그는 다양한 일에 도전해오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해, 군 생활동안 적은 100쪽 가량의 수필이 국방부 장관상을 받기도하고, 지난학기에는 가요제 출전, 뮤지컬 배우로도 활약했다. 요즘엔 노래에 대한 원대한 포부(?)가 있어 노래 연습을 해볼 계획이란다.

그의 다양한 도전은, 단순히 적성에 맞는 ‘직업 찾기’가 아니었다. ‘평양 커피’의 성공은 그의 비전을 이루는 하나의 길일 뿐. 왜 ‘평양 카페’가 성공해야하는지에 대한 대답이 그가 말하는 비전이다. 그에게 비전의 첫 단계는 대학생 청년들이 북한과 통일이라는 이슈에 마음이 열리는 것이다. 발전적인 방향에서, 이후엔 통일을 꿈꾸고도 있다. "자신이 인생에서 그리고 싶은 커다란 비전만 있다면,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한 방법에는 구애받지 않을 수 있어요." 때문에 그는 자신의 앞날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혹시 제가 연예인이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웃음)" 그렇다! 그래도 먼저는 ‘평양 카페’의 무궁한 성장을 진심으로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