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의 힘, 글로벌미디어학부 윤준성 교수

2015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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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의 힘, 글로벌미디어학부 윤준성 교수

 

[인터뷰: 류지희 홍보팀 학생기자(영어영문 12), zhee.ryu@gmail.com]


지난달, 2014년 연구업적, 교육업적 분야의 SFP(Soongsil Fellowship professor)와 강의평가 우수교원(Best Teacher)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인 윤준성 교수는 세 가지 모두를 수상을 하는 3관왕의 영예를 얻었다. 어떠한 힘이 그를 특별하게 만들어준 것일까? 글로벌 미디어학과의 윤준성교수를 직접 찾아가봤다.

SFP, 그리고 Best Teacher가 되기까지

윤준성 교수를 만나 했던 첫 질문은 단연 수상에 관한 것이었다.

“저는 IT대 소속 교수지만 인문·예술쪽 공부를 많이 합니다. 최근 3-4년간 많이 썼던 Art &HCI(Humanities Citation Index) 쪽 논문들이 연구업적 수상에 영향을 줬나봐요. 교육업적 쪽은 대학원생들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제가 지도하는 MAAT라는 이름의 연구실이 있어요. 여름·겨울 방학에는 함께 아티클을 리딩하는 수업을 해요. 약 10년동안 연구실을 운영해왔는데, 현재까지 약 60여명의 학생들을 지도했어요. 박사도 20명 정도 배출했구요”

강의평가에서 우수교원으로 뽑히는 것은 또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학생들이 그의 수업과 강의 방식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노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의 수업은 어떤 점이 다를까?

“제 수업이 다른 점이 있다면 과목 특성에 맞는 최신 비디오 자료들을 많이 보여준다는 거에요. 사실 교재는 오래된 경우가 많은데 과목들은 계속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이에요. 또 브라질, 중국 등 외국인 학생들이 많아서 제 수업은 모두 원어수업으로 진행이 돼요. 그 밖에 방황하는 학생들과 격의 없이 상담해 주는 것도 특이사항에 해당되나요? 하하”


하이브리드 인재를 원하는 사회 

윤준성 교수는 대학 때 생명공학을 전공했는데, 산업디자인에 관심이 생겨 대학원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그 후, 뉴욕대학교에 유학을 가 석사과정에서 미디어아트를 공부했고, 최종적으로 현대 미술개론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다소 일관성 없는 윤 교수의 학위들은 매우 흥미롭기도 했다.

“숭실대에 참 감사해요. 제가 정식 부임을 하게 된 2002년, 이중 전 총장님과 면담을 했어요. 사실 학계는 순혈주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혼종인 저를 의아하게 생각하셨을 거에요. 하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잘 받아들여 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변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사실 사회가 점점 하이브리드 인재를 원하고 있어요. 삼성의 ux팀(user experience)의 경우도 심리학과 출신을 선호하다가 이제는 다방면으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원하죠. 네이버 다음 같은 회사들도 더 이상 프로그램만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닌 디자인, 프로그래밍 양쪽 다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어요. 글로벌 미디어학부도 시대에 맞게 변해왔어요. 2000년도 학과가 처음 생기고 2002년 제가 부임할 당시만 해도 공학교수 7명에 아트 교수는 저 하나였는데, 지금은 5명으로 충원되었습니다. 공학과 예술의 비중이 거의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에요. 우리 과는 1학년 때 프로그래밍 등 수학공부뿐만 아니라 한쪽에선 데생 등 미술도 함께 배워요.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죠. 하지만 이게 요즘 시대가 원하는 길이니까요”

이런 까닭에 대학원생들의 전공 또한 매우 다양하다. 문학, 비주얼 아트 등의 미술뿐만 아니라 심지어 음악을 하는 사람들까지 모였다. 스펙트럼이 넓은 것이 큰 장점.

“다양한 학생들을 많이 받으려고 노력을 해요. 중국, 말레이시아, 몽골 등에서 온 외국학생들도 있고. 사실 공부라는게 한쪽으로 치우치는 일방적인 것 보다는 함께 발전하는 양방향적인 거라고 생각을 해요. 양쪽에서 조금이라도 연결될 실마리가 있다면 또 다른 분야로 나아갈 수도 있고. 저도 학생들에게서도 배우는 점이 많아요”

자유로운 공부에 대하여 

윤준성 교수는 공부하는데 있어서 자유롭고 융통성 있는 태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한 가지만 쭉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쪽으로 다양한 공부를 하면 결국 학문적으로 연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윤교수만이 할 수 있는 진심어린 조언이었다.

“사실 학생들에게 밖으로 나가서 많이 놀라고 말을 해요. 인생도 중요한데 특히나 저희학과 학생들이 과제도 공부도 할게 많아서 허덕이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수업시간에 좋은 전시나 행사 같은 것이 있으면 알려는 주지만 정작 정말 가보는 학생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학과 공부에 허덕이느라 학생들이 다른 분야를 살피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안타까워요”

앞으로 어떤 꿈과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 이대로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생명과학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뇌 과학과 예술의 중간지대인 신경미학(Neuro-Aesthetics) 쪽으로도 관심이 있어요. 학생들과 같이 그쪽 연구도 하고 있고요. 또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잘 됐으면 좋겠죠. 국문과 출신의 외국 유학경험도 전무한 대학원생이 있었어요. 저와 함께 독일 학회에 몇 번 참석한 것이 다였어요. 그 친구가 석·박사 통합과정 마치고 재작년 말레이시아 MMU 대학에 교수로 갔어요. 물론 그 친구의 역량이지만 이런 경우 참 기분이 좋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학생들도 많은 것을 얻어간다면 그만큼 뿌듯한 것이 있을까요”

그에게서 나오는 복합적인 에너지, 하이브리드의 힘이 학생들에게, 학교에, 나아가 학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바라는 바이다.

   

* 윤준성 교수는 서강대학교에서 생명과학을 공부하였으며,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그 후 뉴욕대학교 석사과정에서 사진, 미디어아트 이론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현대미술이론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록펠러재단과 미국 국방부의 멀티미디어 프로젝트에 부 프로듀서로 참여한 경험도 있다. 윤 교수는 작년 브라질 컨퍼런스 강연에 초청을 받고, 중국 천진의 1000 talent program에 이름이 오르는 등 국내외 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