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의 시인, 다형(茶兄) 김현승 40주기 추모 시낭송회

2015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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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형(茶兄) 김현승 40주기

후배 숭실인들 모여 ‘시낭송회’로 추모하다

 벚꽃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4월 3일, 본교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가 공동으로 다형 김현승 시인의 40주기 추모 시낭송회를 주최했다.

 다형 김현승은 <가을의 기도>, <눈물>, <견고한 고독>, <마지막 지상에서> 등 기독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시의 서정성을 구축한 숭실 출신의 시인이다.

 베어드홀 103호에서 저녁 6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시낭송회에는 숭실대 출신의 시인과 문인, 김현승 시인의 후학들이 대거 참여해 다형 선생 추모시를 발표하고 다형의 대표시를 낭송했다.

 사회를 맡은 숭실대 국문과 출신 정우영 시인은 “김현승 시인은 1913년 4월 4일에 태어나 1975년 4월 1일에 타계하신 만큼 ‘4월의 시인’이셨다. 그의 40주기 추모 시낭송회를 4월에 열어 뜻 깊다”고 행사를 4월에 개최한 이유를 밝힌 뒤, “이 자리가 김현승 시인 40주기를 추모하며 작가와 작품의 의미를 한 차원 더 확장해 보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행사의 취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숭실대 출신이자 현재 숭의여대 문창과 교수인 강형철 시인(사진)은 “정우영 시인이 대화중에 올해로 김현승 시인이 돌아가신지 40년이 되었는데 우리가 추모 시낭송회를 열면 어떻겠느냐고 화두를 던져 행사를 열게 됐다”며 행사의 개최 계기에 대한 이야기로 막을 열었다.

 이어 다형 선생 추모시를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남희 시인의 <다형을 생각하는 밤>은 다형 선생이 숭실대에 남긴 문학적,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지금 우리가 숭실의 이름으로 모여서/생각과 마음을 모을 때/우리의 가장 나중 지닌 것도 당신임을 압니다/당신은 영원히 우리 곁에 계십니다). 권영진 시인의 추모시 <다형선생>은 이 날 본인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해 정우영 시인이 대독했음에도 다형 선생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전해져 감동을 자아냈다.

 이날 시낭송회는 숭실대 출신의 문인들, 다형 문학회 회원이었던 졸업생들 뿐 아니라 현재 숭실대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학과 재학생들도 자작시와 다형 선생의 대표시를 낭송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김현승의 시 <사월>을 낭송한 문예창작학과 김준현 학생은 “다형 김현승 40주기 추모 시낭송회에서 김현승 시인의 시를 낭송하게 되어 영광이다”며 김현승 시인에 대한 존경심을 밝히며, 김현승 시인이 현재 숭실대학교의 많은 작가 지망생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특히 제 2회 다형문학상 수상자 이은봉 시인이 다형선생 추모글 ‘까칠하고 엄격한 스승, 다형 김현승 시인’을 읽는 시간에는 시인으로서의 김현승 뿐 아니라, 스승으로서,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김현승을 그릴 수 있었다. 이은봉 시인은 스승 김현승이 타계한 뒤, 그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그의 시 <창>을 외웠다고 한다.

창을 사랑한다는 말은,
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눈부시지 않아 좋다.

창을 잃으면
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을 잃고,
명랑은 우리에게
오늘의 뉴우스다.

창을 닦는 시간은
또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시간
별들은 12월의 머나먼 타국이라고…….

창을 맑고 깨끗이 지킴으로
눈들을 착하게 뜨는 버릇을 기르고,

맑은 눈은 우리들
내일을 기다리는
빛나는 마음이기에…….

 국어국문학과 엄경희 교수는 우리 문학사에서 왜 다형 김현승 시가 조명받아야 하는지, 40주기를 맞는 지금 시점에서도 왜 그의 시가 유효한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다형 김현승 시인이 남긴 고결한 시편들은 우리 시의 아름다움에 대한 긍지를 일깨어주는 소중한 정식적 유산이라 할 수 있다. 다형 시인 40주기를 기념하여, 우리는 그의 시정신이 오늘의 시를 가능케 한 커다란 동력이었음을 또 다시 확인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이 값진 문화유산을 지킬 의무가 있다.”

홍보팀 학생기자 윤미나 (기독교학과 3학년, alsk466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