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철교수 대담, 동경대신문 대서특필

2010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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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철교수-日정치가 대담, 동경대신문에 대서특필

한-일 해저터널 관련 내용으로 日 최고 명문대에서 주목

 

신장철 교수(인문대학 일어일본학과)와 NPO법인 일한 터널연구회 노자와 다이조(野?太三) 회장(前 법무대신, 국회의원)과의 대담 내용이 일본 최고 명문인 동경대에서 발행하는 ‘東大新報’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 대담은 동경대학신문의 신년호 1면부터 관련 사진과 함께 서두를 장식했고, 2-3면 전면에는 신춘대담(新春對談) 형식의 특집기사로 실렸다.

  

이번 대담은 지난 12월초 도쿄의 니혼바시(日本橋) 근처의 한 레스토랑에서 2시간여 동안에 걸쳐 학생기자 2명과 함께 ‘한일터널과 동북아시아공동체 형성’을 화두로 진행되었던 것으로서, 이는 일본의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의 한일해저터널 건설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기사 하단 대담전문 게재).

  

특히 지난 해 12월 초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의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한국과 중국을 아우르는 한일해저터널을 장기적인 검토 과제로 지정하고, 그 경제적, 기술적인 타당성의 연구를 포함하여 2020년까지 국토개발기본구상에 포함시켰다.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한일양국의 정상이 한일관계의 긴밀성을 상징적으로 언급한 수준에 지나지 않았던 한일터널 구상이 이와 같이 처음으로 정부차원의 의제가 된 것이다.

  

신장철 교수는 “올해는 한일합방 100주년이 되는 해로서,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부터 한일양국이 새롭고 건설적인 역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과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면서 “이와 같은 시기에 일본의 지성을 대표하는 도쿄대학 학생들이 가진 한일해저터널에 대한 높은 관심은 앞으로 한일간의 보다 긴밀한 교류와 공존공영(共存共榮)에 의거한 보다 긴밀하고 밀접한 관계구축의 필연성을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한일해저터널 건설은 논의여하에 따라서는 보다 밀접한 한일관계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과 발전, 나아가서는 유라시아차원의 인적 물적 교류의 활성화와 경제협력체제의 구축에 있어서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한일해저터널은 경직된 동북아 구성국가간의 역학관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게 하여, 북한을 동북아공동체 논의에 끌어들여 개방을 앞당기고 민족염원인 남북통일의 실현과 한반도의 국운개척을 위한 계기가 되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적극 검토해야 할 현안(懸案)인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홍보팀(pr@ssu.ac.kr) 


신춘대담 전문 <한일터널과 동아시아공동체>

“북한 개방의 계기, 경제적 메리트 기대”

한국 숭실대학교 인문학부 일어일본학과 신장철 교수

NPO법인 일한 터널 연구회 회장, 前 법무장관 노자와 다이조 씨


 올해는 한일합병 100주년이 되는 해로서, 과거 아픔의 역사로부터 한일 양국은 새로운 건설적인 역사를 위한 본격적인 발돋움이 기대된다. 때마침 작년12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의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한국과 중국을 아우르는 한일해저터널을 장기적인 검토 과제로 지정하고, 그 경제적, 기술적인 타당성의 연구를 포함하여 2020년까지 국토개발기본구상에 포함시켰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양국의 수뇌가 상징적인 언급에 지나지 않았던 한일 터널 구상이 이와 같이 정부차원의 의제가 된 것이다. 새해 벽두에, NPO법인 일한 터널연구회 노자와 다이조(野?太三)회장(前법무대신, 동경대학교 공학부 졸업)과 한국 숭실대학교 신장철교수(동경대학교 대학원 경제연구과 박사과정 수료)가 한일터널 구상의 추이, 메리트, 과제 등에 대해서 대담을 했다.


-한일 터널구상의 추이를 알려주십시오.


노자와: 동경대학과 교토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시고 메이지시대에 비와코 소수(琵琶湖疏水, 쿄토시로 흘려보내기 위해 만든 수로)와 일본 최초의 수력발전소의 건설에 종사했고, 칸몬(?門)해저터널의 조언도 했던 토목공학자 다나베 사쿠로(田? 朔?)씨가 당시 기타큐슈(北九州)북부에서 이키(?岐), 쓰시마(?馬), 거제도를 거쳐 한국에 철도를 잇는다는 학술적 차원에서 제안을 했습니다. 이후, 당시의 내무성 토목국이 유사한 루트로 철로를 제안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단지 비전을 제시하는 수준에 불과하였습니다. 

 실무행정 수준의 단계로 진행되게 된 것은 1939~40년에 철도성이 제안한 ‘탄환(彈丸)철도 계획’이었습니다. 즉, 동경을 출발하여 시모노세키(下?), 이키, 쓰시마, 그리고 한국을 경유하여 중국의 베이징까지 가는 노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세계 제2차 대전에서 패전하자 이 계획은 흐지부지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계획에 의거하여 도카이도(東海道)에서는 용지매수를 끝내고 일부에서는 공사도 개시되었고, 산요(山陽)에서도 일부 용지의 매수가 상당히 진전되기도 하였습니다. 전후(戰後)에는 매수한 용지와 계획을 답습하여 소위 ‘도카이도 신간선(東海道新幹線)’, 산요 신간선(山陽新幹線)을 개통시켰습니다. 한반도에는 일본 식민시대에 조선철도와 만주철도를 부설하기도 했습니다. 근래에 한국에서는 KTX가 개통되었고, 중국도 고속철도 건설이 진행되어 총연장 16,000Km가 되는 계획이 추진 중에 있습니다. 철도차원에서는 이미 현해탄의 양쪽에서는 고속화도 진행되어, 이 후에는 이들을 잇는 터널만이 남겨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후에는 민간도 관련되어 오바야시구미(大林組)가 규슈에서부터 이키까지를 다리로, 그 다음을 터널로 잇는 것을 소위 ‘국제하이웨이 건설사업단(현재 국제하이웨이 재단)’이 육상도로로 실크로드까지 연결하는 비전을 그려, 조사를 위한 사갱굴착(斜坑掘削)도 추진하였습니다. 제가 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NPO법인의 일한터널연구회는 철도를 주체로 화물기능인 셔틀트레인을 활용하여 철로기능도 접목시킨 형식을 추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세이칸(?函), 유로터널을 모델로 하면서도 메이지이후 100년의 역사를 배경으로 이 꿈을 현실화하는 것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신장철: 한국측에서는 1990년이후 노태우(가이후 도시키, 海部俊樹)), 김대중(모리 요시로, 森喜朗), 노무현(고이즈미 준이치로, 小泉純一?)의 각 대통령이 수뇌차원에서 한일터널 구상의 의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과거 역사를 초월하여 한일양국의 보다 친밀한 관계구축에 노력해 온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 작년 12월 2일 이명박 대통령이 직속기구인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한중터널과 함께 2020년까지 장기적 검토과제로 지정하였습니다. 정부차원에서 한일터널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은 초유의 일로서, 하나의 큰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뜨겁게 달아오른 분위기를 활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50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으며, 한국도 10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등 환경에 큰 변화가 왔습니다. 하토야마 (鳩山) 일본수상으로부터 동아시아 공동체의 적극적인 제안도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본측도 정부차원에서 검토해야하는 시기에 당면했다고 생각합니다.


노자와: 1990년에 노태우 대통령이 방일(訪日)하여 국회에서 30분간 연설했을 당시, 저는 참의원 의원으로써 그 연설을 직접 들었습니다. “다가오는 세기에는 도쿄발(發)의 열차에 몸을 실은 청년이 서울의 친구와 함께 런던, 파리로 여행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도록, 함께 한일터널 건설을 진행 합시다”라고 연설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2000년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제안을 받은 모리 총리가 ASEM 수뇌회담에서 “(터널이)완성 된다면 ASEM터널로 이름을 달도록 합시다”라고 발언하자, 프랑스의 시라크대통령도 찬성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안건은 한일 수뇌차원의 축적된 역사가 있습니다. 현 하토야마수상은 ‘한일해저터널 추진 의원연맹’의 멤버로써 총리취임 후에 있었던 한··일간의 수뇌회담이나, APEC 등에서 동아시아 공동체의 적극적 추진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써 한일해저터널을 구체적으로 진행하려는 의욕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에는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한일셔틀 외교에서 의제로 다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에 한중터널과 함께 공적기관에 의한 검토를 지시한 것은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만약 현재 시점에서 한일 건설합의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공사기간과 비용은 얼마나 소요될까요?


노자와: 세이칸 터널의 경우 매월 150m~200m를 굴착하여, 년간 2~3km 공사를 진척시켰습니다. 만약 60km의 쓰시마해협을 양측이 반반을 나눠 굴착한다고 가정하면 각각 30km씩이 되어, 연간 3km에 총10년이 소요됩니다. 유로터널의 경우에는 초크라는 좋은 지질의 백아기층에다 터널 볼링머신을 사용하여 계획으로는 월 500m, 실제로는 600m로 최대 1,200m를 굴착했습니다. 월간 500m라고 하면 연간 6km로 30km를 굴착하기위해 5년, 즉 양측이 굴착에 있어 각각 5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것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한일해저터널은 준비, 후배지의 정비 및 그 밖을 포함하여 10년 정도면 가능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경비에 대해서는 과거 해저터널의 실적이나 지하철계획으로부터 10조엔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GDP의 수준으로 생각해 보면 10조엔은 전체의 소수점 이하에 해당되는 경비입니다. 이에 10년을 예상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연간 예산으로 보면 그 10분의 1의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연간 국가예산의 500분의 1씩을 활용한다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게다가 연장거리로 볼 때 한국 대 일본은 4대 6 또는 3대 7정도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그만큼 부담이 줄어듭니다. 한일양국의 쌍방에게 있어서 “이웃 나라와 미래에 영원히 사이좋게 될 수 있는 길을 놓는다” 는 실로 저렴한 투자라고 볼 수 있겠지요.


신장철: 여기서 참고로 부언의 말씀을 드리자면, 유로 터널 공사기간은 7년으로써 총 건설비용은 한국통화인 원화기준으로 약 18조원이 소요되었습니다. 한일터널은 유로터널의 약 4배로, 단순 계산하면 경비는 약 72조원(6조엔)이 됩니다. 

 

-한일터널 건설의 장점은?


노자와: 경제적으로는 첫 번째, 건설 자체에 의한 양국 경제의 활성화. 그리고 산업 연관표상에도 알 수 있듯이, 그에 한층 더 나아가 현관(玄?口)인 터미널 주변의 도시계획 · 민간투자를 포함해 2, 3배의 파급효과가 있습니다. 오늘날 일본과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의 나라들도 공공사업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겐키(元?)’를 불어 넣어주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두 번째는 한일 간의 인적교류 확대에 따르는 경제규모의 확대입니다. 현재 한일간에는 통계적으로는 연간으로 5백만 명 정도가 왕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숫자가 적어도 몇 10% 또는 몇 배로 증가할 수 도 있습니다. 한국의 전 인구가 4천 8백만명이며, 큐슈(九州) 인구가 1천만명입니다. 칸몽해(?門海)를 거쳐 큐슈(九州)와 혼슈(本州)를 연결하는데, 신간선(터널), 재래선(터널), 도로(터널, 사장교)의 4개 루트에 의해 연결되어 있습니다. 1천만명의 지역을 묶는데 4개 루트나 깔려 있으니, 한일터널에 있어도 첫 번째 루터를 최고 한도까지 사용하면, 마침내 2번째 루터가 필요한 시기가 오겠지요.

 세 번째는 물류입니다. 중국대륙으로부터의 광석, 식량, 공업제품, 일상생활잡화를 포함한 화물 자체의 수요와 함께, 유로터널동선, 사람을 태우는 자동차의 왕래, 또 양국의 현관(玄?口)로부터의 물류시스템도 활발하게 됩니다. 더욱이 터널을 통해서 정보와 에너지의 왕래도 시작되는 등 초기 투자에서 발생한 경제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충분히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입니다.

 경제효과로서 숫자로 표시되는 것 이외에 한일이 육지로 이어짐으로 기대되는 물리적인 일체감에 의해 양국 국민의 마음이 정신적으로 연계되어 가는 거겠지요. 몇 천만년 이라고 하는 시간의 흐름을 지질학적으로 보면 원래 일본과 한국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동식물 분포도 공통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문명사적으로는 견수사와 견당사가 한국을 경유한 경위가 있습니다. 에도시대에는 조선통신사를 파견하였습니다. 유럽에서도 영국과 프랑스가 터널로 이어지고 EU의 정치⋅경제 시스템이 하나가 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그와 같은 위상이 아시아에도 공유될 때 기점이 되는 프로젝트입니다. 한일 양국간에는 현재 단기비자가 상호 면제되고 있습니다만 가까운 장래에는 양국간의 왕래에 있어서 여권도 불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장철: 제 생각으로는 북한이 개방되면 동북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에서부터 시야를 넓혀 북동 아시아차원에서 경제와 안전보장을  논할 때 북한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합니다. 동북아시아 전체를 위하여 북한을 개방시키고 한국과 북한이 통일을 이루어야 합니다. 근년에 중국에서의 국방력 증강은 오히려 한반도에서의 통일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한일터널의 건설에 의해 사실 중국, 극동러시아,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전체가 지리적 근접감을 가져오게 합니다. 그렇게 되면 극동러시아와 몽골의 풍부한 자원을 동북아역내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생각도 강해지겠지요. 그러면서 북동아시아 지역 전체와 그 구성국이 각각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입장이 자연스럽게 북한개방의 압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해저터널로 이어진 인간과 물질의 유통경로는 당연히 북한을 통해 동북아시아 전체로 연장하여 연결시킴으로서 각국이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도 통행세를 걷어 들이게 되어 많은 혜택을 보게 되겠지요. 한층 더 나아가 북한은 경제특구 등의 과정을 거쳐 경제적 혜택을 누리면서 통일을 위한 환경을 서서히 정비해 가겠지요. 동북아시아 차원에서 다양한 구상을 세우더라도 항상 북한의 특수한 체제 때문에 지역전체에 긴장상태를 가져오게 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바로 한일터널입니다. 저는 우선 동북아시아 전체를 관통하는 고속철도망의 구축을 제창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몸에 견주어 말한다면 철도는 동맥입니다. 이 동맥이 지금은 단절된 상태에 있습니다. 동맥을 반드시 회복시켜 인간을 소생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일터널 건설이 계기가 되어 동북아시아 전체를 안정시킴과 함께 교류를 보다 활성화시키고 싶습니다.    


노자와: 말씀하신 내용에는 매우 중요한 지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왕래가 없으며 분단 상태에 있는 한국과 북한이  하루 빨리 통일을 달성하기를 염원합니다. 한일터널은, 그 건설의 발표만으로도 큰 효과를 가져 오겠지요. 개통이 되는 날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사람과 물류가 북한을 거쳐 한국과 일본으로, 또한 일본·한국으로의 사람과 물류가 북한을 지나 중국으로 가게 됩니다. 통행세만으로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익을 가져다 줍니다. 철도인프라의 정비·개선·보강은 경제지원의 일환으로 시행될 수 도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일당독재인 중국도 개방정책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와 같은 길을  북한도 따라갈 수 있었으면 생각합니다.


신장철: 개인적으로는 한일터널을 계기로 일본에서부터 한국, 북한, 중국, 몽골,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 전 지역에 걸쳐 육상이 고속철도로 연결되어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일터널은 역사·문명사적인 의미도 띠고 있는 것입니다. 가령 자기부상열차라면 600~800km로 주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속도면에 있어서는 비행기와 비견될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지구상의 다른 지역 간의 거리감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대체로 비행기장은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등 일정한 시간적 손실과 불편함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철도는 지상의 경치를 보는 즐거움이라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광범위한 비전과 연결시켜 생각해 보면, 그 기점이 되는 한일터널은 인류문명의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르네상스를 여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자기부상열차 관련 기술은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서 한국의 고속형 자기부상열차 기술의 도약과 함께, 한일터널에는 한일양국이 공동개발한 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를 강력히 건의하고자 합니다. 일본의 신칸센(新幹線), 한국의 KTX가 갖고 있는 각각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오히려 자기부상열차의 새로운 시스템을 고속철도의 세계적 표준화의 기점으로 삼는 구상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터널건설에 있어서 과제는 무엇입니까? 


노자와: 한일 수뇌 수준에 대한 언급이 계속해서 답보상태인 것은 그 기술적 실무적인 뒷받침이 불충분 하고, 구상을 조사하고 추진하는 공적주체와 시스템이 확립되어 있지 않고, 건설효과의 정확한 평가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A, B, C 세 개의 루터의 선정이 중요합니다(그림 참조).

  공사를 추진하기 쉽고 안전성을 확보하고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루터의 확정이야말로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를 토대로 터널의 총길이, 해저부분의 연장과 깊이, 굴착공법과 설계시공의 방법 등이 정해집니다. 그리고 시작한 공사기간과 건설비용의 누계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정해집니다. 또한 양국의 현관이 될 터미널 장소의 검토도 필수적입니다. 자동차는 철도에 실어 운반하는 방식이 유력하지만, 유로터널에서는 영국이 169ha, 프랑스는 650ha 등 광대한 기지를 터미널로써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양국은 각각의 정부의 연도예산에 반영하는 작업도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도 활동의 주체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합니다. 일본에는 세이칸(靑函)터널건설 팀이 대부분 건재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등용하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볼 만 합니다. 과거의 일본 철도건설공단, 지금의 철도건설⋅군수시설정비지원기구에도 기술자가 온존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구체적으로 대처함을 시작으로, 성과를 서로 교환하면서 점차적으로 단계를 높여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조사결과로부터 터널건설의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하여 양국의 국민적 합의를 형성해가는 것이겠죠. 식민지시대의 반성을 거쳐 과거의 역사를 넘어 서면서 한일합병 100년이 된 올해에, 그 백년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후에 미래의 협력을 다짐하는 합의를 도출하기를 양국 정부차원에서 기대합니다.


 신장철: 한국에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대륙철도 연구실을 설치하여, 한일 해저 터널 연구조사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저터널 건설의 실적이라는 측면에 의미를 두고 말씀드리자면, 현재 한국에서는 금년 말 완성 예정으로 부산과 거제도를 연결하는 공사를 한창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장교와 터널을 조합시키는 것으로 한국 최초가 되는 침매함(沈埋函, 미리 해저에 괘도를 파서 터널함체를 해수 밑에 가라앉히고 흙을 덮는 침매공법으로 만드는 터널로서, 해저터널을 만들 때 얕고 단거리일 경우에 적합함)을 이용한 터널공사입니다. 부산과 거제도 거리는 약 8km로서, 이 사이에 최대수심 48m 해저에 침매터널을 건설하는 것으로, 이 공사가 완공되면 자동차용 침매터널로서는 세계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해저터널이 됩니다. 이 공사는 아시아나항공그룹의 계열회사인 대우건설이 중심이 되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되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공사입니다.  


노자와: 한국도 터널기술의 진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해저터널 굴삭공법에는 그와 같은 침매공법도 있습니다만, 한일터널 건설에 있어서 가장 유력한 공법은 영국과 프랑스간의 해저터널 건설에 사용되었던 ‘TBM(터널 보링머신으로, 쉴드공법이라고도 함)’에 의한 고속 굴삭기술로써, 이 공법은 300톤의 수압에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유로터널 굴삭에 사용되었던 11대 중에 6대가 일본제로서, 그 기계를 다뤘던 팀은 지금도 건재합니다.


한일터널을 포함한 동아시아 공동체 추진을 위해서 동경대학생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노자와: 장래에 있어서 최대의 성장지역인 동아시아 공동체에 주요 구성원인 ASEAN(10개국)+3(한중일) 틀 속에서 민주주의·인권존중 그 밖의 공통된 가치관, 제도, 문화를 토대로 지리적으로도 인접한 한일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전진 엔진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과 일본을 잇는 공존 공영의 길이 바로 터널입니다. 게다가 터널 개통을 계기로 북한을 개방할 수 있다면 한일양국이 함께 지정학적으로 대륙으로 연결되어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한 추진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겠지요.

 이 비전에 있어서 동경대생에게는 가능성을 다양한 형태로 발휘하길 바랍니다.  기술적으로는 바다, 지하, 터널의 분야는 아직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개척분야입니다. 보다 빨리, 보다 안전하게, 보다 값싸게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토목, 지질, 전기, 기계부문의 기술자들이 상호협력하여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경제적·사회적으로도 관련사항은 많이 있습니다. 상사(商社)에서 근무하여 무역에 종사하려고 하는 시점이 있을 수 있으며, 한일간의 협력 및 문화 교류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든지, 또는 학생차원에서의 교류 및 심포지엄도 장려합니다. 앞으로 동아시아지역의 발전단계를 높이 구축해 가기를 바랍니다.

  또한 터널은 지면에 구멍을 뚫는 것으로, 이 터널을 이용하게 되는 젊은 세대가 우선 ‘한일이 함께 하자’라는 협력의 마음으로 ‘마음의 터널을 뚫는 것’도 중요합니다. 터널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해쳐나가면서 상대방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측량조사에 대한 확신으로 극복해야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측면에 덧붙여 한일터널은 이것이 양국과, 나아가서는 동아시아 전체의 장래에 도움을 주고, 자신들의 자손번영을 위해 대처해야한다는 것을 특히 젊은 세대가 서로 신뢰할 때 개통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U가 출범하게 된 경위를 보더라도 제안 자체는 빨랐지만 그 후에도 제 1차, 제 2차 세계대전을 거쳐, 마침내 ‘두 번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공통된 인식이 유럽 주요국 사람들에게 생겨나, 안전보장을 위한 NATO의 토대를 쌓고 그 토대 위에 영국(대처 수상)과 프랑스(미테랑 대통령)가 손을 잡았습니다. 영·불터널도 나폴레옹의 프랑스가 효과적으로 영국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200년 전에 발상된 경위가 있으며, 영국에 대한 오랜 기간에 걸친 경계심이 있었던 것입니다. 한일터널 건설에 있어서도, 아시아지역에서 ‘이제 더 이상 전쟁을 일으키지 않음’을 위한 보장조치로서 한국과 일본에 있어서 마음의 터널을 연결한다는 정신적 의의와 병행해서 진전시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