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축구단 감독

2006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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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은 숭실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해이다. 탄탄한 수비력과 파괴력 있는 공격력을 갖춘 숭실축구단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안정된 전력을 선보이며, 2002년 이후 목말라 있던 우승 갈증을 해소, 올해 연거푸 대학축구 정상에 올랐다.
명실공히 우리나라 대학축구 정상에 우뚝 선 숭실대 축구단. 그 중심에 있는 윤성효(43) 감독을 만났다.


 대학축구 2관왕, 그 중심의 윤성효 감독

 겨울을 턱밑에 둔 쌀쌀한 바람이 그라운드를 빗겨 지나간다. 가쁜 호흡을 몰아쉬는 패기 넘치는 숭실전사의 열의에 그 바람도 힘을 잃었나보다. 제60회 전국대학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이 열리고 있는 11월 15일 경기도 이천. 전후반 90분을 1:1로 마치고 연장전에 들어가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선수들에게 윤감독은 말한다. “우승도 해본 팀이 한다. 이 대회도 우승은 우리 것이다. 나는 결승전에서 패해본적이 없다.” 결국 2:1의 짜릿한 연장 종료 결승골과 함께 숭실의 승리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지난 9월 추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 3:0 승리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진 또 한번의 우승이었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연결하는 대학축구의 역할이 무척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축구의 허리, 중심에 서있는 것이 대학축구 감독이고 여기에 제게 주어진 사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감독생활 이전에 윤성효 감독은 87년 포항제철선수, 89년 국가대표, 96년 프로축구 베스트11선발 등 화려한 선수생활 경력을 갖고 있다. 39세의 적잖은 나이까지 현역선수 생활을 했으니, 누가 보아도 철저한 몸관리와 꾸준한 운동이 만들어낸 결과다. 99년부터 삼성의 코치로 활동하다가 2003년 12월 숭실과 인연을 맺는다. 최고 지도자인 감독으로서의 출발을 숭실에서 한 셈이다. 숭실대 감독 부임 이후 2년 만에 팀을 4개의 전국대회 중에서 2개의 정상에 올려놓은 윤감독이지만 그러나 처음에는 마음고생도 없지 않았다.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구단인 삼성에서 구단의 넉넉한 지원과 기량 좋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지도자의 길은 사실 대학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못된다. 이런 상황의 변화에 윤 감독도 무척 힘들었단다. 그의 마음을 다잡아 준 것은 선수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었다.

 “처음에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던 선수들이 청소년대표, 대학대표로 선발되는 등 축구계의 커다란 기둥으로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런 기쁨에 지도자의 길을 가나보다 싶습니다.”


 신뢰와 성실, 숭실 축구의 또 다른 이름

 축구를 떠나서는 다른 취미도 없다는 윤감독. 학생들과 함께 합숙하며 운동하고, 학생들 외박 스케줄에 맞춰 집에 들어간다. 배우는 학생들이 스승을 인정하지 않는 다면 상호간에 그것 보다 더 슬픈 일이 있겠는가. 변화 발전하는 축구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에 다짐을 한단다. 이런 윤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는 각별하다. 윤감독도 물론 선수들을 신뢰한다.

 “지금은 다른 대학은 물론이고 프로팀에서 자리 맡아 달라해도 안 떠날겁니다. 나를 믿고 따라주는 선수들을 책임지고 지도할 겁니다. ‘축구하면 숭실의 시대다’ 라는 말은 꼭 만들어 놓을 겁니다.”


 이제 시작일 뿐. 2007년을 기대해 달라.

 우리축구팀의 장점은 ‘모두다 베스트’다. 흔히 말하는 주전과 후보의 구분이 없다는 이야기. 그러하기에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좁은 압박축구의 구사가 가능하다. 저학년 중심의 주전들이 힘을 모아 준결승을 통과하면 고학년 중심의 다른 주전들은 힘을 비축했다가 결승전에 힘을 결집시켜 낸다. 이것이 숭실축구의 장점이며 윤감독 용병술의 중심이 된다.

 이번 겨울, 윤감독은 2관왕 우승 보너스로 총장이 약속했던 브라질 전지훈련을 포기하고 실용적인 일본행으로 동계훈련을 변경했다. 장거리 시차적응과 싸우는 것보다는 우리 팀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경기운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준 높은 팀과의 시합에 훈련을 집중할 것이란다. J리그 1부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한 수 배우고, 우리학교의 좋은 선수도 그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두 번의 우승은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제공해 주었다. 두 번의 우승으로 우리 축구단은 대학들 사이에서 심한 견제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윤감독은 자신만만하다. “타 대학의 견제는 우리의 숙제이며 극복해야 할 몫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더 많은 노력으로 ‘대학축구하면 숭실이라는 최강공식을 만들겠습니다” 오히려 내년 보다는 2007년을 기대해 달라는 윤감독. 자만심과 허영에서 오는 자신감이 아니다. 그 배후에는 지난 시간 흘렸던 땀의 결정이 숨어있다. 그 자신감에 숭실도 행복하다.

글/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