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사랑하니까 아빠다’의 저자 김지배 동문(경영 65)

2014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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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은 인생의 베이스캠프입니다"
김지배 동문(국제사랑의봉사단 운영이사, 경영 65)과 만나다

[인터뷰송혜수 홍보팀 학생기자(문예창작 09), hyesoo11011@daum.net]


 

대한민국에서 ‘아버지’라는 이름에 부여되는 무게는 얼마나 될까? 자녀 뒷바라지에 열을 올리느라 쌓인 삶의 무게를 내려놓지도 못한 채, 정작 내려놓아야 할 집에서조차 뒤로 물러나버리는 그 이름 아버지. 이 세상 모든 아버지가 자식에게 말하고 싶은 사랑을 기발한 아이디어로 표현한 ‘사랑하니까 아빠다’의 저자 김지배 동문. 가족을 향한 그의 깊은 애정을 통해 우리들의 아버지를 만나보았다. 

 

소박함에서 자란 귀한 사랑

황해도 신천에서 기독교 가정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김 동문은 타고난 ‘피난민 기질’ 덕분인지 어린 시절, 형들의 옷을 물려 입으며 새 것보다는 헌 것에 익숙했다. 너무나 당연하다보니 검소한 생활인지조차 몰랐던 그. 학부생 시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친구가 들고 다니던 가죽가방이 좋아보였는데, 어느 날 그 친구가 다른 가방으로 바꿔 들고 오는 것을 보고 물었어요. 가죽가방은 어떻게 했냐고. 낡아서 버렸다는 친구 말에 내가 그랬어요. 그거 나 달라. 결국 헌 가죽가방으로 졸업을 했죠.”

넉넉하진 않았더라도 소박한 삶에 아련한 행복과 추억이 담겨 있다고 말하는 그는 아버지의 영향 또한 빼놓지 않았다. “아버지께서는 참 가정적이셨어요. 가족들끼리의 게임을 구상해오시거나 생일이 되면 책 선물도 잊지 않으셨고요. 늘 말씀하셨던 것이 모든 것의 밑바탕은 가정이라고 하셨어요. ‘내 가정을 먼저 충실히 다져야 학교와 사회에서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 역시 아버지를 닮아서였을까. 아내의 생일에 장인어른, 장모님을 모셔 깜짝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가족 여행을 떠날 때는 각자 역할을 분담하게 하여 자녀들 스스로 책임감을 기르도록 했다. ‘특별한 관심에서 태어난 기발한 아이디어’ 모두 관심과 사랑에서 출발하였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특별한 기념일 

생일은 어느 누구에게나 있는 날이지만 생각해보면 정말로 특별한 날이라 말하는 김 동문. 슬하 11녀를 둔 그에게 자녀 생일 챙기기는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 그 자체 그대로다.

딸아이가 대학에 와 고민이 많던 시절, 문득 그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지 1만 일째가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용기를 주고 싶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다, 돌 사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의 사진들을 모두 모아 슬라이드 쇼를 만들었죠. 그리고 축하! 태어난 지 1만 일!’이라는 문구와 함께 1만원 권짜리 지폐를 한 장 붙인 생일 카드를 선물했어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딸은 소중히 간직하고 있네요.”

작고 소소하지만 함께 공유하고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그에게 물론 매일이 특별하고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날라 온 딸아이의 학사경고장. 한사코 학교가 싫다고 말하는 딸아이 앞에서 김 동문은 충격과 함께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그런 딸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남들은 이름만 말해도 부러워하는 학교에 잘 다닐 줄로만 알았던 딸이 학교 가겠다고 말해놓고 거리를 배회하며 시간을 죽이거나, 용돈이 떨어지면 몰래 아르바이트를 했으니…….”

딸아이의 진심에도 누가 알까봐 창피한 생각만 먼저 들었던 그는 속으로 딸의 온전한 삶을 위해 눈물로 기도를 이어나갔다. 눈물의 기도 끝에 그의 마음속에 한 가지가 떠올랐다. ‘네가 네 딸을 사랑하느냐?’ ‘네가 진정 네 딸을 사랑하느냐?’ 그는 그제야 자신의 방식대로 딸을 사랑했음을 깨닫고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딸의 아픔을 바라보는 눈으로 변화시켰다. “딸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었죠. 그 마음이 얼마나 괴롭고, 얼마나 외롭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딸을 불러 꼬옥 안아주었어요.”

 

핵심은 사랑과 관심이다

가정에서 시작된 사랑은 분명 가정 밖 사회, 그리고 이웃에게 전달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그전에 김 동문은 ‘이웃’에 대한 정의부터 분명하게 했다. “우리는 보통 이웃하면 가정 밖에 이웃이나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떠올리는데, 사실 나에게 1차 이웃은 가족이라 생각해요. 내 눈에 보이는 가족을 먼저 사랑해야 사회 이웃사랑도 실천 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더 나아가 내 자신을 떼어 놓고 봤을 때도 그것도 이웃이 될 수 있어요. 결국 이웃이란 말에는 나, 내 가족으로부터의 출발이 내포되어 있다고 봐요.”

실제로 김 동문은 공직 은퇴 후 사단법인 사랑의 공동체상임이사, 국제사랑의봉사단 운영이사로 재직하며 국내외 봉사활동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 봉사 등에도 이웃사랑의 실천을 이어나가고 있다. 가정에서 다져나간 충실한 관심과 사랑이 올바르게 사회 속에도 스며들어간 것이다. “측은지정이란 말이 있죠. 혹여 날 괴롭히는 이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고 귀하게 미역국 먹으며 태어났을 텐데, 이렇게 함께 고생하는 구나라고 여기면 잠깐의 문제에 얽매여 큰 화를 내는 일은 아마 줄어드리라 봐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것이죠.”

물론 스킨십과 사랑의 표현이 자연스러운 가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대부분이 시간과 생활에 쫓겨 서로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것을 미루거나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물론 안 해보던 것을 갑자기 하려면 무척 어렵죠. 하지만 서툰 아버지의 사랑조차도 알고 보면 어디선가 어떤 모습으로 분명 내게 다가왔을 거예요. 내가 그것을 관심 있게 지켜보았느냐 아니냐에 문제 아닐까요. 꼭 커다란 이벤트를 하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잖아요. 손글씨 편지 하나로도 아버지에 대한 관심, 아들, 딸에 대한 사랑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방법은 다양하니까 더 늦지 않게 마음껏 표현해보세요.”

 

(4)가지 리더십, 정직과 자존 

따뜻한 아버지 김 동문이 후배들에게 전하는 관심과 사랑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요새들 글로벌 시대다, 글로벌 리더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저는 싸(4, 발음을 조금 세게 해서 유머있게^^)가지 리더십이 있어야 진정한 글로벌 리더라고 봐요. 첫째로, 균형과 조화, 둘째는 친절과 배려, 셋째로 웃음과 유머 마지막으로 정직과 자존. 특히 이 정직과 자존을 강조하고 싶어요. 보통 자존심이란 말을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든 이겨내어 지켜낸 행동을 자존심이라고 하던데 그건 자존심을 지킨 게 아니에요. 자존감이 없는 것이죠.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컨닝을 하지도 남들 따라 휩쓸려 목적 없는 삶을 살지도 않아요. 그러다 보니 정직함은 자연히 묻어나오는 것이고요.”

김 동문 또한 학부 시절, 경영학에 대한 공부보다는 글을 쓰는 것에 재미를 느껴 교내 신문 편집국장으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에 몰두하며 내 시간을 정직하게 써 나간 그때의 일이 저에게는 자존감을 키우는 것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젊은 친구들이 힘들어서 삶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정직한 자존감이 있다면 남과의 비교도, 자신을 함부로 다루는 일도 일어나지 않겠죠. 아무리 영어 잘하고 똑똑해봤자 저 네 가지 조화로움이 없다면 우리가 원하는 글로벌 리더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부디 우리의 후배들은 진정성 있고 따뜻한 글로벌 리더가 되어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인터뷰 내내 김 동문은 마치 이제 갓 나온 새끼 병아리를 뒤에서 지키듯 아빠 병아리의 마음으로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었다. ‘사랑하니까 아빠다’가 부디 이 세상 아버지에게는 어려운 세상 한 켠의 작은 쉼이 되고 그 사랑을 먹고 자란 자녀들에게는 따뜻한 응원으로 오래 머물기를 바란다.

 

※ 김지배 동문은 본교 경영학과 졸업 후 한국도로공사에 입사해 홍보실장, 경영처장, 경북·호남지역본부장, 본사 경영본부장을 역임했다. 은퇴 후 사단법인 사랑의공동체 상임이사로 재직하였으며, 현재 국제사랑의봉사단 운영이사로 국내외 봉사활동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봉사 등에 활발히 참여해 오고 있다. 

젊은이 못지 않은 문화적 관심과 사회적 열정을 간직한 김 동문은 자신만의 따뜻한 감성이 배어 있는 글을 월간 ‘가이드 포스트’에 연재하여 여러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CBS TV ‘새롭게 하소서’와 CGN TV ‘아버지 시대’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기업의 사원연수 교육, 지방자치대학과 종교단체 등에서 ‘가정’과 ‘자기 경영’의 중요성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