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예연구소] <<한진 전집>> , <<아리랑 원형연구>>출간

2014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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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예연구소] 문예총서 12 <<한진 전집>>, 학술총서 25 <<아리랑 원형연구>> 출간

  재소고려인 극작가 한진의 작품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소장 조규익)는 최근 <<한진 전집>>(인터북스)을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문예총서 12로 출간했다.

  이 전집을 펴낸 주인공은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며 중앙아시아 유목민 및 고려인들의 문학과 문화를 발굴하여 한국에 소개해오고 있는 김병학 시인. 이 책에는 한진 작가가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극작가로 일하면서 쓴 10편의 희곡과 19편의 단편소설, 그리고 3편의 다른 글이 실려 있다. 그중 희곡 6편, 소설 7편, 다른 글 1편은 김병학 시인이 처음으로 발굴하여 한국에 공개하는 것이다. 극작가 한진은 1931년 평양에서 태어났고 1952년 한국전쟁 중에 소련유학생으로 뽑혀 모스크바 영화대학을 졸업한 장래가 촉망되는 북한의 인재였다. 그러나 그는 졸업을 앞두고 뜻하지 않은 정치적 변화에 휩쓸려 소련에 망명했고, 그 후 비극과 고난으로 점철된 가시밭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는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서 한민족 최초로 설립된 우리말 극장인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극작가로 일하면서 희곡 ‘의붓어머니’, ‘양반전’, ‘산부처’, ‘폭발’, ‘나무를 흔들지 마라’ 등과 소설 ‘밤길이 끝날 때’, ‘공포’, ‘그 고장 이름은’ 등과 같은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다. 그는 1993년에 사망했다.

  김 시인은 ‘한진 전집’에서 10명의 소련유학생 망명사건과 그들의 고난의 생애도 각종 문헌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상세히 고증해냈다. 1957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8월까지 반년이 넘도록 진행된 소련 북한유학생 망명사건은 당시 북한의 유학생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만들었고 북한과 소련 간에 보이지 않는 외교적 갈등까지 일으킨 굵직한 사건이었다.

  그동안 국내에는 이 사건이 단편적으로만 알려졌고 또 일부는 잘못 알려져 왔었는데 김 시인은 이 책에서 잘못된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그들의 생애도 처음으로 조명해냈다.

  또 이 전집에는 작가 한진이 모스크바에서 유학하던 1952년부터 평양에 있는 가족들, 특히 어머니와 여동생으로부터 받은 편지와 망명동료들로부터 받은 편지, 기타 소련 고려인 작가들에게서 받은 편지 등 각종 서신 85통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진의 어머니가 전쟁 중에 헤어진 아들의 소련 유학과 망명,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급박한 사건들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아들에게 보내온 24통의 애끓는 편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극적이고도 통렬한 한민족 수난사의 축소판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다.

  이 편지들은 당시 북한과 소련사회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는 물론이려니와 문학사적으로도 매우 귀중하고 가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전집을 펴낸 김 시인은 "한진 작가 생전에 그를 단 한 번 만난 인연이 계기가 되어 결국 전집을 발간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진 작가 탄생 80주년이 되는 해로, 오는 5일 숭실대학교 인문대학장실에서 엮은이 김 시인과 한국문예연구소장 조규익 교수, 한양대학교 대학원에 유학 중인 한진 작가 손녀 한 율리야 양 등이 모여 조촐한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병학 시인은 전남 신안 임자도 출신으로 지난 1992년에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고려인 최초 강제이주지 우스또베에서 민간 광주한글학교 교사, 수도 알마틔에서 알마틔고려천산한글학교장, 알마틔대학 한국어과 강사, 재소고려인 신문 고려일보 기자를 역임했다.

  2005년에 시집 ‘천산에 올라’를 펴내면서 시인으로 등단했고 2007년에 재소고려인 구전가요를 집대성한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 1,2’를 펴내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2009년에는 그동안의 체험을 바탕으로 에세이집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 사이에서’를 내놓았다.

  그리고 2010년 한 해에도 고려인 시인 이 스따니슬라브의 시집 ‘모쁘르마을에 대한 추억’, 카자흐스탄 고전시인 아바이의 시선집 ‘황금천막에서 부르는 노래’, 현대 카자흐스탄 9인시선집 ‘초원의 페이지를 넘기며’라는 3권의 번역시집을 낸 바 있다.

  조용호 박사가 최근 출간한 학술서 <<아리랑 원형연구>>를 통해, ‘코리아(Korea)’가 아닌 어느 나라도 <아리랑>을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혔다.

  <아리랑>은 민족의 노래를 대표하는 위상 만큼이나 오랜 세월에 걸친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있어왔다. 그러나 그동안의 연구 성과들고는 무관하게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아리랑’의 뜻은 물론 노래가 의미하는 텍스트 상황도 정확히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민족의 혼이자 민족의 노래를 대표하는 <아리랑>이 오랜 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되고 집대성되었다. 새롭게 정립된 <<아리랑 원형연구>>는 오랜 세월에 걸쳐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루어진 연구의 결과물을 한데 모은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제1부 ‘아리랑 연구사’에서는 관련 기록들을 통해 <아리랑> 노래의 원형적 특성을 고증했다. 제2부 ‘아리랑 연구의 현황과 과제’에서는 <아리랑>이 뜻 모르는 노래가 된 이유를 조선총독부에 의한 왜곡에서 찾았으며, 제3부 ‘아리랑 원형연구’에서는 축적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리랑>이 여말선초에 만들어진 다중의시(多重義詩) 참요(讖謠)임을 논증했다. <아리랑>은 하나의 문장이 동시에 5개의 문장형태를 가지는 다중의시 구조이며, 고려(Korea)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애국애족의 정신이 노래의 심층구조 속에 들어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홍보팀 임성진(lerougechien@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