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헌 교수팀, 세계 최대 수소저장 물질 개발

2007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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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연료 자동차 개발 빨라진다 


김자헌 교수팀(화학과) 세계 최대 수소저장 물질 개발




환경오염의 제1 주범으로 꼽히는 것이 자동차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과 자동차 공학자들은 환경오염이 없는 수소연료 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소연료 자동차가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용화가 쉽지 않은 것은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를 저장하는 방법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면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크기의 자동차에 그대로 적용하면 연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수소를 압축하면 폭발 위험이 높아 실용화가 쉽지 않았다.




나노기술을 이용해 금속입자를 입힌 플라스틱 폴리머를 제작해 수소를 저장하거나 금속원자를 결합한 양자합금을 만들어 수소를 저장하는 방법 등 다양한 수소 저장법이 연구되고 있다. 핵심은 얼마나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가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합성화합물 중 가장 큰 공동(분자나 물질의 빈 공간)을 가진 결정성 혼성화합물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수소저장물질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숭실대 화학과 김자헌 교수(43ㆍ사진) 팀은 유기분자와 금속이온을 결합시켜 세계에서 가장 큰 4.7나노미터(㎚) 크기 공동을 갖는 결정성 혼성화합물(MOF)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가장 큰 혼성화합물은 직경이 3㎚에 불과했다.




결정성 혼성화합물은 성격이 다른 유기분자와 금속이온을 교차 연결하는 방식으로 합성하는 과정에서 공동을 결정 내부에 형성하는 물질로 촉매나 센서, 기체 저장과 분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김자헌 교수팀이 새로 개발한 혼성화합물 구조도. 노란 공이 구조물 내 공동(空洞)으로 개발된 것 중 세계에서 가장 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화학저널인 `안게반테 케미` 11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고, 미국 화학회 `케미컬 앤드 엔지니어링 뉴스`, 영국 화학공학회 `케미스트리 앤드 인더스트리` 등에도 소개됐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MOF는 기존 물질에 비해 부피가 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수소나 메탄, 이산화탄소 등 연료로 사용이 가능한 가스나 온실가스 등 다양한 분자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다. 특히 열에 강하고 진공에서도 단단한 골격구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다른 분자를 공동에 저장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영국 퀸스대 스튜어트 제임스 박사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물질보다 큰 공동을 가진 물질의 구조를 이처럼 명확하게 규명한 적은 없었다”고 전제하며 “이렇게 공동이 큰 분자구조물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공동 안에 생체효소까지 저장할 수 있어 새로운 촉매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번 물질은 금속이온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형광특성과 MOF에 들어가는 물질의 광학성질까지 결합되면 광학센서로도 사용할 수 있다.




■ <용 어> 다공성 물질 = 내부에 빈 공간(pore)을 갖는 물질을 말하는데 공동 크기에 따라 미세다공성, 메조다공성 물질로 나뉜다. 기존 다공성 물질은 미세다공성 물질인 데 반해 이번에 김 박사팀이 개발한 것은 메조다공성 물질이다. [매일경제 유용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