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前 서울시장 초청 도서관 저자강연회
‘우리는 어떻게 더불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동안 대한민국을 진정한 선진국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했고, 1년간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현장에 나가 몸으로 익힌 것을 정리해 책으로 엮었습니다”
중앙도서관은 지난 1일(월) 저녁 7시 형남공학관 115호에서 최근 출간된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의 저자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을 초청해 저자강연회를 열었다.
이날 오세훈 전 시장은 본교 학생 70여명을 대상으로 “우리는 어떻게 더불어 행복할 수 있을까?–국가브랜드와 공존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했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입니까?
“여러분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한 오 전 시장은 “요즘 강연을 많이 다니는데, 대체적으로 선진국이라고 대답하시는 분들이 40%,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는 분들이 60%정도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들의 구체적인 자료와 수치를 제시하면서 "대한민국의 GDP(14위), 2050클럽 가입(7번째), 외환보유고(6위), 군사력(9위), 문화관광(20위권), 학업성취도(3~5위), 런던올림픽(5위), 초고속인터넷 보급률(4위), 전자정부(1위), 국제 특허 출원 수(5위), 국가경쟁력(26위), GDP대비 R&D투자(1위) 등의 통계를 보면 우리가 선진국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잘 하고 있는 10개를 꼽아봤는데, 이제는 부족한 10개를 꼽아보겠다”면서 국민행복도(41위), 삶의 질(25위), 민주주의 시스템 성숙도(56위), 연간노동시간(@위), 연간 자살자 수(1위), 부패인식지수(43위), 남녀평등지수(117위), 긍정경험지수(118위), 저출산(168위), 고량화속도(1위), 빈부격차(지니계수 0.4/0,6은 폭동수준)등 10가지를 꼽았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잘한 점과 못한 점을 10개씩 꼽았습니다. 이를 통해 강의의 화두를 던졌습니다.”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이미지가 우리나라 무역에 기여하는 정도
“제가 사전조사 몇 가지를 했습니다. KOTRA와 산업정책연구원이 국가 이미지에 대해 조사한 자료 중 국가 이미지 연상 다중응답 빈도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1위가 ‘경제성장’, 2위가 ‘기술력’이었습니다. ‘국제사회 기여’는 17위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대한민국 제품 가격이 100$일 경우 다른 나라의 동일한 제품은 얼마에 구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자 일본의 경우 121$, 중국은 72.3$, 미국은 133.4$, 독일은 137.1$에 달했습니다.”
“의미 있는 점은 ‘국제사회 기여’를 대한민국 연상 이미지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한국의 제품가격을 가장 높게 책정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디자인’을 한국의 이미지라고 생각한 사람이 우리 물건의 가격을 높게 책정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외 무역 의존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100$의 가격을 빨리 120, 130으로 올려야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은 얌체 같은 나라?
“대한민국 ODA 수준을 보겠습니다. 대한민국은 2009년 국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하기구인 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하는 나라로 전환 되었습니다. 그런데 썩 잘하고 있지는 못하고있습니다. GNI의 0.3%를 기여하는 것이 UN의 목표치이고, 대한민국의 목표는 2012년 기준으로 2015년까지 GNI의 0.25%까지 확대를 목표로 하였으나 실패했습니다. 현재는 0.13%로 세계 26위입니다.”
“우리나라가 계속 이대로 가면 무슨 나라입니까? 얌체 같은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을 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인 ‘경제성장’은 세계 무역을 통해 해놓고, 아직까지도 세계무역 의존도는 높아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ODA는 형편없는 수준인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원조의 본질, 남을 돕되 “잘” 돕자! KSP(Knowledge Sharing Program)가 그 해답!
“말라리아 모기를 막기 위해 모기장을 보내준 원조단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원조는 처참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모기장을 어망으로 사용한 사람도 있었고, 내다 팔기도 했습니다. 서구 사회에서 보내준 질 좋은 모기장은, 원조 받는 나라의 내수를 다 망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모기장은 내구재가 아니어서 2~3년 지나면 낡습니다. 그러면 누가 또 보내주고, 언제까지 보내줄 수 있습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남 돕는 것입니다. 잘 도와야 하는데 어렵습니다.”
“이미 서구사회의 원조는 실패했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지식 공유 식 원조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KSP(Knowledge Sharing Program, 한국개발원(KDI)과 기획재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 경제개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한국식 원조모델)를 통해 새마을 운동을 수출합니다.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지만 엄청난 성과를 거둔 곳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ODA예산은 2조4천억원 정도입니다. 이 중 20%도 안 되는 비용으로 5천 명을 내보내 세계 3위 수준의 파견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 때, 20%를 30%로 사용하면 만 명 내보내게 됩니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사람을 보내 원조하는 나라 세계최대, 즉,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슈가 되고, 뉴스가 되면 브랜드가 되고 국가브랜드는 국가경쟁력과 연결됩니다. 돈이 더 들어갈 것도 없습니다. 기존 예산에서 쓰이는 방향만 바꾸면 됩니다.”
“문제는 간다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가도 좋지만, 청년들은 본인 스스로 배우러 가는 측면이 있지만, 은퇴 연령대의 인생 2모작을 꿈꾸는 분들이 가시는 게 좋습니다. 산업화 경륜 있는 분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위의 이야기를 하며 KOICA중장기 자문단으로 나간 우리 청년과 중장년들의 실제 사례를 설명했다. 굶주림과 빈곤에 시달리던 아프리카 어느 마을에서 함께 농사를 지으며 왜 근면해야하고, 협동해야하는지를 몸소 알려준 사례를 통해 가장 성공적인 새마을운동 전파사례를 들려주었다.
“젊은 친구들을 보면 개도국을 가라고 이야기합니다. 길을 개척하라! 10년 째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정말 좋은 기회기 때문입니다. 그 나라에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온 사람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우리 경제 성장 사례를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자기 개발측면에서 이용해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나아가야할 길
“맨 처음에 이야기했던 선진국 요소 10가지와 비 선진국 10가지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선진국 요소 10가지의 공통점은 ‘경쟁’입니다. 운동부터 놀기까지 등 우리나라 사람은 지기 싫어하고 경쟁에 강점을 보입니다. 한편 비선진국 요소 10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바로 ‘공존적 마음가짐’입니다. 배려. 함께 잘 살기. 더불어 사는 의식이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존의식이 부족합니다. 뜬금없이 국제사회 기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제사회 기여하면 국가적 자부심이 생기고, 자부심이 생기면 공존의식이 생깁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미래의 방향성은 ‘Attractiveness(매력,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디자인, 문화로 선진화 되어서 외형적으로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곁에 있으면 도움까지 받을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와 국가 사이뿐만 아니라 개인적 요소로도 좋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은 벌써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멋스럽고 주변에 도움을 주는 브랜드가 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가치와 시대정신을 몸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홍보팀 학생기자 김하람 (사회복지학부 4학년, ilsnk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