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의 저자 정민 교수 초청 저자강연회

2014년 5월 23일
11436

"기록은 기록될 때 의미를 갖는다"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 공화국> 저자 정민 교수 특강
18세기 한··일 지식인들간 문화 학술 교류 네트워크 소개


  5월 22일 오후 7시 중앙도서관은 한경직기념관에서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문학동네)의 저자 정민 교수를 초청해 5월의 저자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자로 초청된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정민 선생님의 한시 이야기>, <한밤중에 잠깨어>, <다산의 재발견> 등 다수의 한문학, 한시 관련 저서를 출간해 온 정통 한문학자이다.

 정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신작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을 주제로 중국 청조(淸朝) 문화의 조선 전래 과정과 한··일 세 나라 지식인들의 교류 과정, 하버드 옌칭도서관(Harvard-Yenching Library)에서 후지쓰카 지카시의 희귀 소장 도서들을 발굴하고 정리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소개했다.


▲ 강연 전, 김진오 지식정보처장(좌)과 박영철 지식정보부처장(우)이 본교 저자강연회를 간단히 소개했다. 

 강연회에는 지난 3월 19일 본교와 서울시교육청이 맺은 ‘서울교육가족의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초청한 서울의 중·고교 교사 200여명과 본교 재학생 및 관계자, 인근 지역주민 등 약 40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지식정보처 박영철 부처장의 사회로 김진오 처장이 숭실대 저자강연회의 취지와 목적, 정민 교수의 약력을 소개한 뒤 본 강연이 시작되었다.

 ‘제2의 나를 찾아서’, ‘만남은 만남을 부른다’, ‘꿈은 꿈을 부른다’ 등 10가지 소주제로 구성된 강연은 18세기 조선과 중국, 일본의 지식인들이 학문적으로 교류하고 상호 발전해 온 과정을 당시 활동하던 통신사와 영신사가 남긴 필담, 그림 등의 고서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복원해 주었다.

 특히 한중의 지식인들이 한문을 매개로 필담, 편지 등을 통해 교류한 것을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사이 유럽의 지식 사회에서 인문학자들이 라틴어를 매개로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뛰어넘어 교류했던 ‘문예공화국(Republic of Letters)’에 빗대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동아시아와 서양 간의 교류가 시작되면서 서양의 기술, 과학, 종교 등 신문물이 중국과 일본을 거쳐 조선에 이르게 된 과정과 이것이 조선 지식인들의 성장에 미친 영향력과 변화의 양상에 대해서도 밝혀주었다.

 아울러 "기록되지 않은 것은 의미가 없다"며 청나라를 직접 방문해 지식인들과 나눈 필담 등을 교류의 기록으로서 남긴 박제가의 <북학의>, 홍대용의 <철교화> 등이 오늘날 연구 자료로서 갖는 가치를 언급하며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는 이날 강의와 저서 내용 등에 관해 다양하고 열띤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특히 "인문학은 왜 중요한가?"라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정 교수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실용주의가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전무 아니면 전부’인 무한경쟁의 사회, 방향보다는 속도가 중요한 사회가 돼버렸다. 이러한 때 인문학은 우리에게 올바른 삶의 방향과 중심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에 중요한 것이다"고 답했다.

 만남을 기념해 즉석 싸인회를 갖기도 한 정 교수는 청중들과 독자들의 책 한 권 한 권마다 고유의 서체로 정성껏 쓴 친필 싸인을 남겨주었다. 

▲ 강연하는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의 저자 정민 교수

 한편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은 정민 교수가 지난 2012년 8월부터 1년간 하버드 옌칭도서관에 초빙연구원으로 머물며 20세기 초 일본학자 후지쓰카 지카시가 소장했던 희귀 도서를 발굴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다룬 40회 분량의 인터넷 연재글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는 본 책에서 ‘후지쓰카 지카시’를 "중국 청조의 고증학단을 연구하던 중 청조 지식인들과 교류했던 조선 학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청과 조선의 교류 과정과 당시 쓰여진 희귀 도서들을 소장하고 연구했던 학자"라고 소개하고, 후지쓰카 컬렉션을 통해 "18세기 한중 지식인이 언어가 달랐음에도 공통의 문어인 ‘한문’으로 쓴 필담을 통해 문화적으로 또 학술적으로 교류했던 과정을 복원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그가 남긴 고서들이 아들인 ‘아키나오’를 통해 경기도 과천에 소재한 추사박물관에 기증된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홍보팀 학생기자 송하나(스토리텔링경영학과 4학년, pr@ssu.ac.kr
(사진제공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