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2 대학 탐방 – 숭실대학교

2012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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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의 교육이념은 ‘진리와 봉사’다. 발명대회에서 수십 회 입상한 실력을 바탕으로 20년 넘게 여름방학마다 시골학교를 찾아 발명학교를 열고 재능을 나누는 발명동아리 ‘바람개비’ 학생들의 모습. 숭실대 제공>

 

[2012 대학 탐방]숭실대학교
“대한민국 1%인재 키우자” 특성화 교육 심혈

‘2020년에 취업률 80%, 전임교원 확보율 85%, 외국인 전임 교수 100명, 외국인 학생 비율 20%, 학생 만족도 85%, 등록금 의존율 65% 등을 달성해 국내 10대 사학에 진입한다.’ 숭실대가 지난해 8월 선포한 ‘2020 대학발전계획’의 내용이다.

 시기별 목표도 분명하다. 올해까지 ‘학생이 만족하는 강한 대학’이라는 목표 아래 기초를 다지고 2015년까지는 창의적 인성교육이 강한 대학으로 거듭난다. 마지막 시기인 2016∼2020년에는 ‘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이라는 목표를 완성해 ‘진리와 봉사’라는 건학이념을 실천하는 명문대학으로서의 지위를 굳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대학들 사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숭실대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숭실대의 강점인 특성화 교육과 국제화에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세계 최고의 교육 환경을 갖추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 파격적인 장학혜택

 특성화 교육은 숭실대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다른 학교가 흉내 낼 수 없는 ‘전문가 양성 교육’으로 ‘대한민국 상위 1%’의 최우수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것이 숭실대의 구상이다. 2010년 금융학부, 2011년 회계학과와 국제법무학과를 만든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금융학부 학생들은 1∼2학년 때 금융학의 기초인 경제학 회계학 경영학을 배우고 3학년 때부터는 금융 특화수업을 받는다. 학부수업만으로도 국제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도록 공인재무분석(CFA) 국제재무설계사(CFP) 재무위험관리사(FRM) 등의 트랙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회계학과도 회계사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트랙과 세무·회계공무원반인 공무원 트랙, 회계전문가 트랙으로 나눴다. 금융학부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확실한 목표를 바탕으로 꼭 필요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제법무학과는 미국변호사 자격을 따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학석사(LL.M) 과정 진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들 학부·학과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장학금 지원도 파격적이다. 이들 학과에 입학한 수능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4년 장학금을 줄 뿐만 아니라 기숙사를 제공하고 생활비도 준다. 해외 유학과 교수로 채용될 기회도 준다. 숭실대 관계자는 “최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숭실대의 방침이다”고 말했다.

 특성화는 숭실대가 자랑하는 강점이다. 1960년대에 컴퓨터를 도입하고 최초의 컴퓨터 교육을 시작했던 숭실대는 1970년 국내 최초 전자계산학과 개설, 1987년 정보과학대학원을 설립 등으로 국내 정보통신(IT) 교육을 이끌어 왔다.

 

○ 체험하는 국제화 교육

 모든 대학들이 국제화와 글로벌을 외치고 있지만 숭실대의 국제화는 다른 대학들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준다. 직접 체험하고 찾아가서 실천하는 것이다. 재학생들에게는 외국에서의 체험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글로벌 역량을 기르게 하고,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는 IT센터 설립 등을 통해 ‘교육 한류’를 실천한다.

 학부교육의 국제화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7+1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여덟 학기 중 일곱 학기는 교내 수업을 통해 지식을 익히고 한 학기는 국내외 인턴, 국내외 봉사, 해외연수 등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숭실대 학생들은 해외연수와 기업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휴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흥미에 따라 국내는 물론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기업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유엔 산하기구, 국제 비정부기구(NGO), 사회복지 기관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12∼18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숭실대에 등록한 후에 해외 대학에서 한 학기 과정을 이수할 수도 있다. 이인성 숭실대 대외협력처장은 “인턴뿐만 아니라 봉사와 해외연수까지 포함하는 점에서 다른 대학과 차별화 된다”고 설명했다.

 숭실대는 해외로 직접 나가는 교육 국제화에도 한 발 앞서 있다. 숭실대는 2007년 베트남에서 SKT와 함께 IT전문가를 기르는 교육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2010년 4월에는 ‘베트남 숭실 IT센터’를 열었다. 앞으로 △국제 공인자격증 중심 교육 △국내외 기업과 연계한 취업중심 실무교육 △창업과 보육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인력 양성을 목표로 숭실대 해외 교육의 중심이 될 곳이다. 숭실대 교수들이 직접 베트남으로 건너 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지난해 이곳에서 숭실대는 50개 한국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 지원을 돕고 베트남 대학생 2500명의 실무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내용은 IT를 기반으로 경영, 디자인 등을 융합한 ‘IT 서비스 분야’다. 한국 ‘교육 한류’의 선두주자로 평가 받고 있는 숭실대는 지난해 7월 필리핀에 ‘숭실교육 선교센터’를 열고 현지의 가난한 초중고교생들에게 ‘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명품 캠퍼스’

 숭실대는 대학 발전의 기초는 캠퍼스 환경과 교육 시설에 있다는 판단 아래 2005년부터 서울 동작구의 캠퍼스를 ‘명품 캠퍼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2005년 형남공학관, 2007년 조만식기념관과 웨스트민스터홀, 2010년 최첨단 기숙사인 ‘레지던스홀’이 완공됐다. 새로운 학생회관과 전산센터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지하 1층, 지상 15층의 형남공학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공학관’으로 위용을 자랑한다. 조만식기념관과 웨스트민스터홀은 국토해양부의 ‘2008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725실을 갖춘 초현대식 기숙사 레지던스홀이 2010년 3월 문을 열면서 숭실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12%까지 올라갔다.

 이런 가운데 2014년 ‘교육문화복지센터’까지 완공되면 캠퍼스는 물론 주변 지역사회의 환경과 문화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캠퍼스 내 문화관과 경상관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11층 규모로 지어지는 복지센터에는 강의실과 연구실, 평생교육원, 세미나실, 대공연장의 교육시설이 갖춰진다. 또 대형서점, 피트니스센터, 의료시설, 식당가, 상가와 함께 광장도 조성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공유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최장호 숭실대 교육문화복지센터장은 “꾸준한 캠퍼스 환경 개선을 통해 수험생에게는 매력적인 대학, 재학생에게는 만족하는 대학, 동문들에게는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으로 거듭 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숭실대의 변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학생이 만족하는 대학 만들어… ‘10대 사학’ 목표 향해 첫발 
 숭실대 김대근 총장

“학생이 학교에 만족해야 학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숭실대 김대근 총장(사진)은 취임 이후 3년 6개월 동안 학생이 만족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전과 달리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그만큼 학교가 학생들을 만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숭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대학원장, 대외부총장 등을 거친 김 총장은 숭실대가 맞서야 할 도전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꿰뚫고 있다. 김 총장이 2009년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학교 개혁을 위해 팔을 걷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통찰력 때문이었다. 김 총장의 첫 번째 목표는 ‘학생이 만족하는 강한 대학’이었고 4년도 안 돼 성과를 거뒀다.

 ‘2020년까지 국내 10대 명문 사학 진입’이라는 더 큰 꿈을 향해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한 김 총장을 만났다.

― 총장 취임 직후 ‘숭실 2020’이라는 대학발전계획을 세웠는데 잘 추진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학교 로고와 학교 이름이 써진 옷을 자랑스럽게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 첫 번째 단계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봅니다. 학교발전계획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 만큼 이제는 2015년까지 창의적 인성교육이 강한 대학을 만드는 2차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 1단계 목표를 이루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1단계 목표 달성을 위해 ‘5대 학부 교육 선진화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교수업적평가를 강화했습니다. 행정부서의 팀제 전환을 포함해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개선했습니다. 또 재정확충을 위해서 힘을 쏟았습니다. 나부터 매년 3000만 원씩의 장학금을 냈고, 600억 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확충했습니다.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많이 노력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으로 대학 구성원 간 신뢰를 형성하며 극복해 나갔습니다.”

― 숭실대가 한국사이버대를 인수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앞으로 10년, 20년 후의 교육환경은 지금까지의 교육환경과는 크게 다를 것입니다. 정보기술(IT)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며 국가 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교육환경도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대학의 경쟁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숭실대가 한국사이버대를 인수한 것은 이러한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입니다.”

― 해외 진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 명문대학과 같은 방법, 같은 전략으로는 그들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교육도 시장이라고 볼 때 제3의 시장을 개발해야 합니다. 지난해 베트남과 필리핀에 교육센터를 개관한 이유입니다.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문을 연 ‘베트남 숭실 IT 센터’에서는 올해 96명의 지한파 우수 인력을 배출했습니다. 2013년에는 230명, 2014년에는 300명을 졸업시킬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숭실대 교수들이 직접 베트남으로 건너 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장을 찾아가는 교육을 하고 있는 거죠. 숭실대는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의 성장 모델을 배우고 싶어 하는 동남아와 아프리카 국가들로 계속 뻗어나갈 계획입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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