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3국 교육선교, 사이버대와 접목할 것”

2012년 8월 13일
11883

 

김대근 숭실대 총장 "베트남 등 제3국 교육선교, 사이버대와 접목할 것"

 "국내 4년제 대학의 효시인 숭실대는 평양캠퍼스가 폐교된 이후 서울 상도동에서 부활했어요." 김대근 숭실대 총장은 "1897년 고종이 조선을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꾼 시기에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에 의해 평양에 숭실학당이 설립됐다"면서 "1897년에 숭실학당으로 문을 열었고 1906년 숭실대로 출범했다. 4년제 대학의 효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이 1882년에 미국과 상호 수호협약을 맺었다. 이후 윌리엄 베어드, 언더우드, 아펜젤러 등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에 복음을 전하러 왔다. 그런데 한국에 와보니 복음도 중요하지만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도입할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겨서 숭실학당, 연희학당, 이화학당, 배재학당 등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중 숭실대가 4년제 대학 교육제의 효시가 됐다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숭실대는 지난 1925년에 4년제가 2년제로 변한다. 일본 총독부에서 4년제를 2년제로 모두 바꾸라고 했다. 반면 연세전문, 보성전문(고려대 전신), 이화여전은 모두 2년제로 출발했기 때문에 그대로 2년제로 갔다"고 설명했다.

 

신사참배 거부로 폐교 아픔

 숭실대는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해 평양캠퍼스가 폐교되는 아픔을 겪었다. 김 총장은 "신사참배를 거부한 숭실대에 총독부는 폐교 명령을 내렸다. 1938년에 숭실대는 41년간의 역사를 마감하게 됐지만 다른 대부분의 대학은 신사참배를 허용해서 살아남았다"면서 "그래서 숭실대는 순교의 대학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1945년 광복 후 남과 북으로 나눠졌다. 분단 이후 숭실대 출신들은 평양캠퍼스 폐교 이후 16년 만인 1954년에 서울 상도동 캠퍼스를 열게 된다. 김 총장은 "상도동 캠퍼스는 부활한 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숭실대만의 분단의 아픔이 있다"고 설명했다. 숭실대는 통일 시대를 대비해 지난해 ‘평양캠퍼스 복원 추진위원회’를 가동했다. 김 총장의 사무실 책상에는 평양 숭실학당 설립자인 윌리엄 베어드와 상도동 캠퍼스 첫 학장인 한경직 목사의 사진이 있다. 또 1930년대 찍은 옛 평양캠퍼스 정문 사진이 내걸려 있다. 숭실대의 기독교적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김 총장 집무실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려고 왔다’라는 구절이 있는 예수 조각품이 테이블에 놓여 있다. 김 총장은 "숭실대는 섬김과 봉사의 정신을 중요시하고 있다"면서 "선교사들이 한국에 학교를 세웠던 빚을 해외봉사 등을 통해 갚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탄자니아 교육 선교

 숭실대는 올 초 숭실사이버대를 개교했다. 김 총장은 "숭실대를 필요로 하는 제3국에 찾아가는 교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외국 현장에 가서 교육을 하다보니 제약이 많았다. 사이버대와 접목하는 게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숭실대의 해외 교육사업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 중이다. 김 총장은 하노이에서 지난 6월 18일 91명 학생에게 직접 졸업장을 수여했다. 김 총장은 "교수들이 하노이에 주말과 방학 때 찾아가 학생들을 가르쳤다"면서 "대부분 대학들은 찾아오는 교육을 하지만 숭실대는 찾아가는 교육을 해 효과가 배가됐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앞으로 사이버대학에서 베트남 현지 교육을 일부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베트남 정보기술(IT)대학을 3년 전부터 열어왔다. 숭실대는 위탁경영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 숭실대는 교수와 커리큘럼을 지원한다. 김 총장은 "한·베트남 IT대학을 숭실대가 공개입찰해서 참여하게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숭실대의 베트남 캠퍼스를 신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숭실대는 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사이버대 설립을 계획 중이다. 김 총장은 "현지 기업인과 협의해 땅과 건물이 이미 준비됐다. 사이버대에 대한 법이 아직 없어서 못 들어가고 있다. 법이 올해 중으로 만들어지면 곧바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내 대학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나 하와이 등지에 해외 캠퍼스를 세우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숭실대가 개척해나간다. 이것이 진정한 기독교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 김대근 총장 약력 △65세 △제주상업고 △숭실대 경영학과 △서울대 경영학 석사 △건국대 경영학 박사 △제주대 교수 △숭실대 학생처장·경상대학장·대학원장·대외부총장 △제12대 숭실대 총장 △안익태기념재단 이사장 △숭실공생복지재단 이사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부회장

김경수 기자 rainman@fnnews.com / 파이낸셜 뉴스 fncast 채근진, 박동신 PD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