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문제 신앙적으로 접근… ‘공감 채플’이 뜬다

2022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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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1학년 학생들이 22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경직기념관 로비에서 진행된 소그룹 채플에서 ‘기독교와 AI’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사진=국민일보)>

“여러분.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종교가 중요할까요.”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총장 장범식) 한경직기념관 로비에서는 소그룹 채플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기독교와 AI’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숭실대는 이번 학기부터 채플을 전면 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이다.

소그룹 채플을 수강한 금융학부 1학년 김유정(19)씨는 “일반 채플보다 (소그룹 채플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좋다”며 “특히 종교를 강요하지 않아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리더 1명에 학생 8명으로 구성된 소그룹 채플은 지난해 처음 선보였다. ‘공감형 소통 채플’을 추구하는 소그룹 채플은 매주 다른 주제로 토론한다. 강아람 숭실대 교목실장은 “학생들이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에 기독교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한다”며 “주제는 기독교이지만 형식이 비기독교적이기 때문에 부정적 정서가 덜하다”고 귀띔했다.

소그룹 채플의 특징은 소그룹 리더들이 모두 외부 자원봉사자라는 점이다. 이들은 교회 직분자, 청년, 주부 등 다양하다. 소그룹 팀리더로 봉사하는 박마로(35)씨는 “채플 봉사를 통해 20대 친구들과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며 “이를 계기로 어린 친구들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좋다”고 웃어 보였다.

채플은 기독사학의 상징이자 ‘정체성 지키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7월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과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기독교 대학 채플 관련 권고 철회’를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 교목실장은 “인권위 권고를 전면 불수용하면 언론보도가 나가는데 이는 학교에 치명적”이라며 “학교 측도 (채플) 다양화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숭실대는 소그룹 채플을 포함해 ‘말씀 채플’, 외부인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특강 채플’, 예술인을 초청해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 채플’, 국제 학생들을 위한 ‘인터내셔널 채플’, ‘교수와 함께하는 채플(교함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건 ‘교수와 함께하는 채플’이다. 이른바 ‘교함채’는 교수와 함께 일주일에 한차례 정해진 책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채플이다. 2018년 만들어진 교함채는 학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그룹(15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깊은 나눔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고형상 숭실대 교목은 “학생들이 (일반 채플에 비해) 소그룹 채플에 다소 호의적”이라며 “기독교적 메시지를 전할 때도 학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원본링크: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65110&code=2311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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