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 前 일본 내각총리대신 명예정치학박사 수여식

2014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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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 前 일본 내각총리대신 명예정치학박사 수여
정직한 사죄와 통절한 반성에 앞장선 최고 지식인이자 정치원로의 평생 공로 인정

한 총장, "선생의 용기와 양심은 모든 인류에 귀감, 진정한 화해와 용서 통해 미래 통일시대 함께 열자” 뜻 담아

무라야마 선생, "전통과 역사에 빛나는 숭실대 명예박사 영예로워, 한일 우호 증진 위한 노력 계속 기울일 것" 약속 

 개교기념일을 하루 앞둔 10월 9일(목) 오후 5시 베어드홀 5층 대회의실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사죄하는 ‘무라야마 담화’로 유명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90) 전 일본 내각총리대신에 대한 명예정치학박사 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수여식에 무라야마 선생을 비롯하여 본교 박종순 재단이사장, 한헌수 총장, 곽신환 대학원장, 김회권 교목실장과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부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등 내외빈이 자리를 빛냈고 주요 언론사 기자 등 다수의 취재진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학위수여식에 앞서 가진 기조연설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무라야마 선생은 “한일 정상회담을 조속히 성사시켜 일본군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참배, 역사교과서 등 양국간의 고질적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특히 현 아베 신조 정권이 과거사 인정과 사죄를 담은 기존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부정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두 담화는 전 세계와의 국제적인 약속이자 일본 내 공식적인 역사인식으로 재검증이 불가하며 아베 내각도 계승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며 “한국민들은 이를 불안하게 여길 필요는 없으며, 사상의 자유가 허락된 일본에서 만장일치로의 인정 여부는 별개로 치더라도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담화를 계승하지 않겠다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베 정권의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 자위권 행사 움직임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며 “일본 헌법에는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해석을 바꿔 자위권 행사를 시도하는 것은 헌법이 존재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허가도 인정도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각료회의가 결정하더라도 국민 의견 수렴과 논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본 당국자들의 추이를 계속 지켜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위안부 보상문제와 관련해서도 총리 재임 시 정부 차원의 피해자 보상이 되지 않아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든 일을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가 다하지 못한다면 일본 국민과 민간 차원의 모금으로라도 지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본교로부터 학위를 받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숭실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 수여 제안이 왔을 때 그만한 자격이 있는지 주저도 했지만 영예로 알고 감사히 받기로 했다”면서 “비록 고령이지만 학위를 주신 뜻과 정신을 받들어 한일 간 우호 증진과 미래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계속된 학위 수여식은 정영진 대학원 부원장의 사회로 △개회선언 △축도(김회권 교목실장) △공적서 낭독(사회자) △학위기 낭독(곽신환 대학원장) △학위 수여 및 수여사(한헌수 총장) △수락연설 △축사(박관용 전 국회의장) △축가(소프라노 윤선경 숭실콘서바토리 교수)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학위 수여 후 한헌수 총장은 “숭실대학의 명예 정치학박사 수여를 수락해 주신 무라야마 선생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오늘 선생께 수여된 명예박사 학위에는 지난 1938년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평양에서 자진 폐교한 숭실대학이 당시 일본의 만행에 대해 먼저 용서하고 화해의 손을 내미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하고 “특히 1945년 8.15 광복이후 일본의 지도자 중 누구도 하지 못한 정직한 사죄를 표하신 무라야마 선생의 용기와 양심에 명예박사 학위를 전함으로써 한·일 양국의 올바른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염원을 담았다”고 밝혔다.

 축사를 위해 참석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위 사진 좌측 두번째)도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는 일본의 양심과 용기를 상징하는 정치인이다. 숭실대학교에서 명예박사를 수여한다는 것이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고 축하했다.

 1924년 생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55년 사회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해 시의원과 현의원을 거쳐 1972년 중의원에 첫 당선된 이래 연달아 8선을 지냈으며 1994년 6월에 자민당과 사회당, 신당인 사키가케당 연립내각을 발족하고 제81대 내각총리대신에 취임했다.

 재임 중이던 지난 1995년 8월 15일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제의 식민 지배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여 양심적인 일본 정치인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얻게 된다.

 이후에도 피폭자 구제법 제정, 미나마타병 미확인 환자에 대한 구제, 위안부 문제 지원 등을 위해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을 발족시키고 “아시아여성기금”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전시 위안부 및 여성의 지위 개선, 아시아 각국과 전 세계 인권 및 정의 구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왔다.

 한편 개교 117주년과 서울재건 60년을 맞은 올해 초 통일시대 통일대학을 표방하며 제3창학의 원년을 선포하고 ‘과거와의 화해, 통일시대 창의적 지도자 육성, 세계 중심의 위상 구축’의 3대 비전을 제시한 바 있는 본교는 지난 5월 재건 60주년 기념일에도 식민지시대 일제의 과오를 인정하고 실천을 통한 반성에 노력해 온 노나까 히로무(野中廣務) 전 일본 내각관방장관에게 화해와 용서의 의미를 담아 명예 정치학 박사를 수여한 바 있다.

홍보팀 (pr@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