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伊 수교 130주년 기념강좌 및 볼로냐大와 교류협정 체결
볼로냐대 쟌 마리오 안셀미 교수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를 주제로 특강
강연 전에는 ‘숭실대 인문대-볼로냐대 철학부’ 간 교류협정 체결
지난 13일 오후 숭실대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강연과 숭실대 인문대와 이탈리아 볼로냐대 철학부 간 교류협정 체결식이 열렸다.
세르지오 메르쿠리(Sergio Mercuri) 주한 이탈리아 대사 부부와 안젤로 조에(Angelo GIOE) 이탈리아 문화원장, 특강자인 볼로냐대 마리오 안셀미(Gian Mario Anselmi) 이탈리아 고전학과장 등 방문 일행은 이날 총장실을 예방해 한헌수 총장, 오순방 인문대학장, 김선욱 대외협력처장, 곽준혁 가치와윤리 연구소장 등 본교 관계자들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숭실대 인문대학과 볼로냐대 철학부는 상호 교류협정(MoC)을 맺고 세계 최초의 대학과 한국 최초의 대학 간의 역사적인 만남을 기념하며 이를 계기로 향후 교육과 연구 분야 등에서 실질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1088년에 설립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인정받는 이탈리아 볼로냐대학(University of Bologna)은 ‘모든 학문이 퍼져 나간 곳, 학문의 모교’로서 가진 역사와 전통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현재 23개 학부, 약 68개 전공과정에 7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대규모 종합대학이다.
방문단은 이후 특강장인 벤처관 309호로 안내돼 좌석을 가득 메운 학생과 교수, 일반시민들과 만났다. 강연 전 한헌수 총장과 메르쿠리 대사가 간단한 기념사를 전했다.
한 총장은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는 정식 수교 이전부터 실질적인 교류의 흔적을 갖고 있다. 베네치아의 상인 마르코폴로가 <동방견문록>에서 ‘고려’를 소개했고,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가 쓴 <천주실의>가 조선에 전래됐다. 특히 <천주실의>는 본교 한국기독교박물관이 소장·전시 중인 주요 유물이기도 하다”고 양국의 각별한 역사적 관계를 소개했다.
이어 “수교130년 기념 특별강연 개최와 함께 경사스러운 일이 더 생겼다. 유니버시티(University)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세계 최초의 대학 볼로냐와 대한제국으로부터 근대식 종합대학 인가를 처음으로 받은 한국 최초의 대학 숭실이 오늘 정식으로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 두 대학 간 활발한 교류의 르네상스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를 모든 숭실인과 함께 진심으로 기대하고 축하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쟌 마리오 안셀미 교수의 특강 <마키아벨리의 ‘군주’ 읽기-An Introduction to the Prince of Machiavelli>가 이어졌다. 안셀미 교수는 “<군주론>이 그간 근대정치학 등 전 세계 학문과 사상 분야는 물론 현실 정치제도 등에 끼친 상당한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를 제대로 해석하고 곡해된 부분은 바로잡는 노력이 항상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변 강대국의 간섭과 위협으로 이탈리아 도시 국가가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은 시기에 ‘위기의 산물’로서 쓰여졌다는 점, 인본주의자로서 인간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또 애국주의자로서 국가의 안위를 우선했던 마키아벨리를 통상의 이념이나 윤리적 잣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유의해 읽을 것을 주문했다. 마키아벨리 전문가인 곽준혁 교수가 원어로 진행된 강연 내용을 중간 중간 우리말로 요약 정리해 주며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동석한 마리아 죠반나 파디가 메르쿠리(Maria Giovanna Fadiga Mercuri, 인문주의시대 서지학 텍스트 국가공인 편집자) 교수와 다니엘라 샬롬 바가타(Daniela Shalom Vagata, 교토대학교 이탈리아학과) 교수가 각각 ‘텍스트 비평의 예(Example of Textual Criticism)’, ‘마키아벨리, 포스콜로, 그리고 일본 저술에서의 인문주의 개념(The Humanist Concept of Literature among Machiavelli, Foscolo and Japan)’을 주제로 간단히 보조 강연한 뒤 참석자간 질의응답하며 마무리됐다.
한편 한(韓)-이(伊) 수교 130주년 기념 행사는 다음 날인 14일에도 이어져 한-이 의원교류협회, 국회사무처, 이탈리아 대사관, 숭실대(가치와윤리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국제심포지엄 <동아시아 맥락에서의 마키아벨리>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한헌수 총장과 김선욱 대외협력처장이 기념사를 전했고 곽준혁 교수는 주제 발표자로 참석했다.
홍보팀 김동준, 박정훈 (pr@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