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형(茶兄) 김현승 시인 탄생 백주년 기념식
‘숭실의 시인’이자 한국 현대문학의 거목, 한 세대를 넘어 영원히 기억되길…
유족들 5,000만원 장학기금 쾌척, 다형의 뜻 계승한 후배 시인 배출 기대
숭실 문학의 거목(巨木), 다형 김현승 시인(1913~1975)의 탄생 백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한경직기념관 김덕윤예배실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시인이 탄생한지 백년이 된 올해 개교기념일에 맞춰 숭실120주년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인문대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가 주관했다. 사회자인 엄경희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진행에 따라 참석자들은 오순방 인문대학장의 개회사, 김회권 교목실장의 기도, 김인섭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연보 소개를 시작으로 생전에 그가 지났던 ‘가을과 고독의 긴 여정’을 기억하며 동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헌수 총장은 기념사에서 “김 선생님께서는 75년도에 타계하셔서 직접 만나 뵐 수는 없었고, 단지 남겨주신 시집을 읽으며 우리 학교에 이토록 훌륭하신 분이 계셨구나 하며 감동의 마음을 가졌던 게 선생님에 대한 기억의 전부였는데 참으로 무심하게도 시인의 부친이 저희 선친이 섬기던 교회의 선임 목사님이셨음을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는 개인적 기억과 인연을 소개하면서, “이미 잘 알고 계시듯 김현승 시인께서는 평양 숭실에 입학하셨다가 졸업을 못하시고 다시 60년대 저희 학교에 교수로 오셔서 75년도까지 봉직해 주셨다. 학교에 문학과가 없던 당시 문과대학을 훌륭히 이끌어주시며 어떻게 하면 문학을 전공하는 학과를 만들 것인지를 두고 많이 고민하고 애써주셨는데, 국문학과가 80년대 초에 문예창작학과가 90년대 초 설립되면서 김현승 시인의 뜻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숭실에 남긴 고인의 공적을 되짚어 주었다.
이어 “금년에 예술창작학부를 독립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학교에 예술 관련 학과가 만들어지길 바라셨던 선생님의 바람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모쪼록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자랑스럽게 기억하는 선생님의 소중한 뜻이 우리학교를 통해서 계속 발전 계승되기를 바란다”고 기념사를 마쳤다.
계속해서 이원의 총동문회장의 축사, 최승호 시인(본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자작 기념시 <까마귀 대변인>의 낭독, 기념영상 관람, 유족 대표(삼남 김청배, 미주숭실동문회 부회장)의 회고사, 국문과와 문창과 학생 대표의 기념시 낭송, 장경남 신문방송국 주간교수의 ‘숭실문화상’ 시상, 김현승 시인의 차녀 김순배 피아니스트의 축하연주가 차례로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고인이 직접 작사한 교가를 제창하는 것으로 기념식은 마무리되었다.
한편, 행사 시작에 앞서 차남인 김문배 동문을 비롯한 방문 유족 일행은 한헌수 총장을 예방해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의 후진 양성에 써달라며 총 5,000만원의 장학금을 약정하고 1회분 500만원을 출연하였다. 장학금은 향후 10년간 매해 500만원씩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참석 유족은 차남 김문배?박희례 부부, 차녀 김순배?김훈식 부부, 삼남 김청배?위혜련 부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