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개강을 앞두고 있는 숭실대학교에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숭실인이 있다고해서 만나보았다.
학부생의 신분으로 화학 분야 세계 최대 학술기관인 미국화학회 ACS(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논문이 게재된 최은성•윤종훈가 그 주인공이다. 수 많은 실패가 자신을 강하게 만들었다는 최은성•윤종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먼저 연구하신 논문이 화학 분야 세계 최대 학술기관인 미국화학회에 게재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최은성(이하 최): 안녕하세요. 저는 기계공학부 16학번 최은성입니다.
윤종훈(이하 윤): 네 안녕하세요. 저는 기계공학부 16학번 윤종훈입니다.
미국 화학회의 국제학술지, ACS에 연구논문이 게재되었는데요. 당시 심정은 어떠셨나요?
윤: 처음에는 물론 굉장히 기뻤고요. 앞서 준호나 은성이가 먼저 게재가 되어서 될 수는 있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되고 나니까 아주 기뻤습니다! 후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제 논문이 실려 있는 것을 보고 그제야 ‘실렸다’ 싶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최: 연구를 1년 반 넘게 해오면서 뭔가 이뤘다 할 실적이 눈에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논문이 게재되었다고 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고, 저도 여러 논문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냈었는데, 이제 제가 쓴 논문이 언젠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그런 부분 때문에 가슴이 조금 설렜던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대학원생이 진행하는 연구에 학부생이 참여한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데, 미국 화학회에 게재되었습니다. 학부생임에도 불구하고 잘 해낼 수 있었던 이유와 비결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최: 우선 저는 3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 번째는 성실함이에요. 연구가 아무래도 벼락치기를 해서 절대 할 수 없는 활동이거든요. 그래서 성실함이 되게 중요하고요.
두 번째는 연구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책임감!
세 번째는 어떻게 보면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던 것인데 ‘실패에 대한 마인드셋’이에요. 사실 이제 연구를 하면은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거든요. 그러면서 뭔가 좌절하기보다는 ‘실패도 경험치를 쌓는 과정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고, 조금 더 실패해보면서 처음엔 좌절도 많이 하고 했지만 어쨌든 게재가 됐을 때는 결국, 이 실패가 아니었으면 못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윤: 동기들이랑 같이 연구를 하면서 가끔은 서로 자극도 받고, ‘내가 이 연구를 끝내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임했던 게 학부생으로서 쉽지 않은 논문 게재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윤종훈 학우님께서는 <무기 결정 고체의 깁스 자유에너지 예측 및 검증에 대한 적응학습 프레임워크>의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셨어요. 학우들을 위해 조금 더 쉽게 연구 설명 부탁드려요.
윤: 사실 저도 논문을 처음 볼 때 제목부터 좀 막혔던 때가 많아요. 이것이 뭘 말하고 있는 건지가 관련 연구 분야가 아니면 좀 와닿는 제목이 아닐 수 있잖아요. 그래서 쉽게 세 가지 측면으로 말씀드리면 먼저, 무기결정이에요 무기결정은 유기결정과 달리 형태가 정해져 있고 포맷이 있어요.
두 번째, 깁스에너지라는 것은 열역학과 관련이 있는데요. 화학반응식 있잖아요. 화학반응식에서 반응이 잘 일어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척도라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A라는 물질이 반응해서 B라는 물질이 될 때 깁스에너지가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으면 B가 될 수 있고, 만약에 양수가 된다고 하면 오히려 B가 A로 변하는 거에요. 그러한 값들을 측정해서 이게 반응이 잘 될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보면 되고 온도나 부피나 물질의 원자량이나 많은 변수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예측 및 검증입니다. 재료 쪽에서도 계산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 있는데 그게 되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그런데 머신러닝 방법을 이용하면 좀 더 적은 데이터를 가지고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서 최적화를 시켜서 별로 없는 데이터를 예측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라는 것이 제 논문에 의의로 설명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최은성 학우님은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통한 기계적으로 우수한 리튬 이온 배터리 고체 전해질 스크리닝>이라는 연구를 진행하셨어요. 이 연구에 대해 학우들에게 쉽게 설명 해 주실 수 있나요?
최: 요즘 전기차 이런 것들이 많이 쓰이면서 배터리가 되게 많이 떠오르고 있는 분야인데, 현재 상용화 되고 있는 배터리는 이제 전해질이 액체로 돼 있어요. 덴드라이트란 결정이 있는데 그것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배터리의 노화가 진행되고 이게 분리막을 관통해서 양극까지 도달하면 최악의 경우에는 배터리가 폭발 할 수도 있어요.
사실 그래서 요즘 개발되고 있는 게 전고체 배터리이죠. 전고체 배터리는 상용화된 배터리와 다르게 전해질이 고체로 돼 있어요. 그런데 아직 이것을 상용화하기에는 한계점이 존재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기계적 강도가 낮다는 단점이에요. 이 기계적 강도가 높은 물질을 찾기 위해서 그에 맞는 물질을 찾아야 하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반적인 실험으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비용적으로도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비효율적이죠. 그래서 인공지능 기술인 머신러닝을 이용해서 물질들을 예측하면서 찾을 수 있다면 더 빠르게 물질을 찾게되는그런 연구라고 할 수 있어요.
연구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최: 가장 힘든 것은 학업과 병행하는 거였는데요. 저는 학부생이라면 학업도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업을 성실히 하면서 연구를 하기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지도교수님 아래에서 연구소 생활을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최: 우선 저는 진짜 만족했어요. 아쉬운 게 있다면 저희가 초창기 멤버이다 보니깐 연구실이 되게 늦게 만들어지기도 했고 코로나로 인해 연구에 활동을 못 했던 게 아쉬웠는데요. 연구실에 만족했던 것은 교수님이 너무 좋으셨어요. 그래서 교수님을 믿고 연구를 진행 할 수 있었고, 우리 연구실 구성원들도 다 좋은 사람들이어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윤: 저도 은성이랑 생각이 똑같고요. 훌륭한 친구들과 교수님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생활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논문을 많이 봐주시고 제출 할 때 까지 세세한 것들도 잘 잡아주셨기 떄문에 초창기 멤버로서는 되게 좋은 성과를 냈던 것 같습니다.
기계공학부에서 배운 전공 공부가 이번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데 어떠한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전공 과목을 말씀하셔도 되고, 과목에서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셔도 좋습니다.
최: 사실 저희 연구실이 개성이 있는 게 전공과목이 연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진 않아요. 왜냐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코딩 위주로 돼 있거든요. 근데 사실 오히려 이게 더 장점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요즘 인공지능을 잘하는 사람이 좋은 대우를 받기도 하잖아요(웃음).
굳이 전공 과목을 이야기하자면 고체역학과 관련이 돼 있는데요. 이거는 연구에 결과보다는 이론적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을 준 과목이에요. 고체역학에서 쉬어 모듈러스와 벌크 모듈러스라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배우면서 연구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이 쌓였던 것 같고, 최근에 4학년 1학기 과목에 인공지능 기반 공학 설계라고 신설된 과목이 있어요. 그게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과목이라서 이쪽 연구에 관심이 있으면 인공지능 기반 공학 설계 과목을 들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윤: 저의 논문은 깁스에너지가 열역학과 관련이 다 보니깐 전공과목을 뽑으면 열역학과 재료공학을 뽑을 수 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떤 특정한 전공이라기보다 1학년 때부터 겪어왔던 전공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논리력과 사고력 같은 것들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떠한 원인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가 4대역학이나 진동학 공부 등을 통해 응용을 할 수 있었어서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머신러닝 기반으로 하다 보니깐 파이썬 같은 교양수업도 도움이 되고요. 숭실대학교가 AI 역량을 많이 강조하잖아요. 그래서 관련 수업들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22학번들이 새로 입학하는데, 새내기분을 위해 조언 한 마디를 남겨주세요
윤: 숭실대학교 입학하시는 분들 모두 축하드리고 제가 이런 조언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먼저 취업도 많이 얼어붙었는데, 코로나라는 시기를 이겨내고 대학에 입학한 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요.
저의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여러분들 스스로 남과의 비교는 좀 더 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각자 사람마다 개성이 다 있고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의 결과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점을 찍고 나중에 보니깐 선으로 연결되었다”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자신의 전공이 와닿지 않아도 열심히 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누군지, 내가 사회의 일원이 되면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자주 생각했어요. 물론 시험도 바쁘고 취업 준비도 해야겠지만 가끔씩 책을 읽으면서 쉬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2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첫 번째는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라는 거에요. 저도 많이 다양하게 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운이 좋게도 교수님께서 먼저 학부 연구생을 제안해 주시면서 원래 연구에 대한 생각이 하나도 없었는데 덕분에 연구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거든요.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시야를 넓히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건데요. 실패하면은 되게 부정적으로만 보는데, 결국 성공도 실패가 없으면 그만큼 값어치도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실패를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내가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돌아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신다면 학부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윤: 저는 사실 한국에서 가장 잘되고 있는 산업 중 하나가 반도체라고 생각을 하는데, 여기서 기계공학 쪽으로 어떻게 최적화를 시켜야 하는지 고민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산업군에 가서 어떠한 직종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다음에 대학원에 갈 수 있다면 어떠한 것이 제가 기여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요.
최: 계속 취업 쪽을 생각하다가 최근에서야 연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면서, 연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 삶의 목표가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인데, 내 연구가 다른 사람의 연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더 나아가서는 저를 보고 사람들이 좋은 영향을 받아서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저의 목표입니다.
[ 인터뷰/영상 제작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12기 정민우(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18학번) ]
[ 사진촬영/카드뉴스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12기 김가현(기독교학과 19학번) ]
[ 사진촬영/기사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12기 양성훈(글로벌미디어학부 18학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