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따뜻한 금융인을 꿈꾸는 백소라 학생(경제 08)

2012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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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경제학도, 가슴 따뜻한 금융과 사랑에 빠지다.

2011년 씨티은행 금융논문공모전 입상 후 서민 금융 배우고자   

미소금융재단,그라민 은행에서 인턴 수료한 백소라 학생(경제08)      

[인터뷰: 박고운 홍보팀 학생기자(행정09) stl0417@naver.com]

"1%의 소수 보다 99%의 다수를 위한 금융"

  2008학년도 대학 새내기의 설렘과 필수로 생각했던 동아리, 단지 관심 하나로 ‘SUIBS’라는 증권투자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내공을 갖춘 선배들의 영향으로 금융과 친해지면서 금융업계의 금융맨까지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그 해, 발생한 미국 발 금융위기는 그녀의 시선을 돌리게 했다.

 “영원할 것이라 믿었던 대형 기업들이 잇달아 파산하고 몸집 불리기와 눈앞의 이익에만 중심을 둔 금융업의 모습을 보면서, 회의를 느끼게 되었어요. 금융이 진정으로 추구하여 하는 것이 무엇이어야 할까?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죠.” 대형 기업을 비롯한 몇몇 1%의 소수 기업이 독식하는 경제 상황 속에 소외되어 있는 99%의 다수를 위한 금융 툴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달했다.

소외된 다수를 위한 금융전문가를 꿈꾸며 기회를 잡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 그리고 실천!

  2011년 씨티은행에서 주최하는 금융논문공모전을 계기로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생각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 기업가를 위한 ‘대학생 창업자금 조달 개선방안’에 대한 타이틀의 논문을 준비하며, 자연스레 마이크로크레딧⑴ 분야(소액대출)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99%의 다수를 위한 금융을 선도하는 마이크로크레딧에 대한 자세한 연구를 통해 그녀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고, 논문의 완성을 떠나 분야에 대한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진정성 때문이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개념적, 제도적으로 미비한 단계인 이 분야를 선도했기 때문이었을까? 꿈에 대해 박차를 가하는 출발 신호인 듯 공모전에서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진정으로 하고자하는 분야가 정해지고 나니 직접 부딪혀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꿈이라는 길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기회를 찾아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을 마주하며,

  첫 시작으로, 우리 서민들을 위한 소액금융사업을 펼치는 미소금융중앙재단에서의 인턴 생활을 경험했다. 당시 인턴을 경험하며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 속엔 진정으로 가슴 따뜻한 금융과 사랑에 빠진 경제학도가 있었다.

  ‘금융업계를 희망하는 경제학도로서 멋진 투자은행의 사무실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 즐거울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세계의 금융의 1%가 아닌99%를 위하여, 더 건강한 자금의 융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정책금융인 미소금융에서 인턴을 시작하려고 한다. 99%가 없는 1%의 금융은 존재할 수 없기에……’

  그리고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미소금융재단의 인턴 생활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이 재단과, 마이크로크레딧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⑵의 인턴십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직접 가슴 따뜻한 착한 금융의 뿌리를 직접 체험해보고자는 그녀의 의지는 완고했다.

  방글라데시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막막했다. 비자문제부터 인턴십 서류접수까지 한 번에 해결되는 일이 없었다. 인턴을 위해 혼자 막연히 떠나는 낯선 땅을 가는데 만류가 없었을 리 만무했지만, “대학생이 아니면 언제 몸으로 부딪히는 경험을 하겠어요?” 라는 대답으로 당시의 의지를 말해주었다. 4주간의 인턴생활은 같은 포부를 품고 모인 각국의 인턴 친구들과 함께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마이크로파이낸스에 대해 공부하고, 그라민 은행 설립자도 만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경제공동체를 위한 뜻 깊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착한금융을 위한 그녀의 인턴 생활이 무엇보다 진한 감동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99%의 고통을 마주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라민 은행을 통하여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집 한 채와 TV도 있다며 환하게 웃는 사람, 부인에게 목걸이를 사줄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며 뿌듯해 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경제 공동체에 소속되어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은행들의 취지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슴 벅차게 감격스러웠어요.”

  “김장철에 김치를 담가주거나, 추운날 연탄을 배달하는봉사도 좋지만 그들을 경제 공동체 테두리 안으로 이끌어 경제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해주는 일이 진정한 이시대의 착한 금융의 의무이자 나아갈 방향이란 생각입니다.”

노력하고, 도전하세요!
그러면 기회는 우연히 당신을 찾아 올 겁니다.

 사실 불과 1년 반 전 만 해도 저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처럼 무난한 학점, 무난한 토익 점수를 가지고 무난한 기업에 들어가서 직장인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도전에 힘입은 결과라 생각합니다. 우연히 도전 했던 공모전 하나가 대학 생활 뿐만이 아닌 미래 삶의 지표를 세워 주었고, 세상을 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죠. 아직은 졸업을 앞둔 여느 4학년 취업 준비생과 같지만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 해주고 싶습니다.

  “더 많이 도전하고, 더 많이 부딪히세요.기회는 우연히 당신에게 찾아옵니다.”

  따뜻한 봄날의 햇살처럼, 착한금융과 사랑에 빠진 그녀의 모습은 봄 볕 만큼이나 따뜻하고 밝게 빛났다.

  평범하지만은 않은 지난 인턴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그녀는 블로그의 커뮤니티를 통해 관심분야의 사람들을 위한 도움자 역할을 자청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조폐공사에 글을 기고하는 경험공유를 통해 분야의 많은 이들과 발걸음을 같이 하길 기대하고 있다. 착한 금융만큼이나 착한 그녀의 마음씨가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행보를 더욱 밝게 비추고 있는 듯 했다.

   ⑴마이크로크레딧: 착한 금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써, 개인이 자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한다. 

   ⑵그라민 은행: 1973년, 당시 고리대금업자의 횡포에 시달리던 방글라데시 빈민들에게 담보 없이 소액 대출을 제공한 은행으로, 이 은행의 설립자 ‘무하마드유누스’와 함께 빈곤퇴치에 기여했다는 공으로 2006년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