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에 봄기운이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 듯 포근한 2월의 어느 날, 강남구청역 부근에 위치한 한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방문했다.이솝 필라테스 대표 이은형 동문(경영학부, 04)과의 인터뷰가 있는 날. 대학 졸업 후 대한항공 승무원, 주류업체 브랜드 매니저, 스피치 강사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던 중 건강 악화로 인해 당시 재활 목적으로 배우고 있던 필라테스를 업으로 선택하게 된 그녀. 강사가 된 이후 필라테스 스튜디오 오픈, ‘하루 단백바’라는 단백질바 런칭, 필라테스 도서 출간, 유튜브와 SNS에서의 활동 등 건강으로 인해 시작한 필라테스는 그녀에게 끝없는 성공과 또 다른 도전 과제들을 선사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질문들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숭실대 경영학부 04학번 이은형입니다. 현재 삼성동에서 이솝 필라테스를 운영하고 있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호피소피(@hopisophie)’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다양한 운동 컨텐츠를 만들고 있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합니다. 또 ‘하루 단백바’라는 단백질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이름인 ‘이솝’은 어디서 따오신 건가요?
제 이름과 SNS계정 이름인 호피소피를 합쳐서 ‘이솝 필라테스’라고 이름짓게 되었습니다.
‘이은형의 작은 선물같은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싶었어요. 실제로 이솝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네요!(웃음)
요즘 다양한 장점들이 부각되며 필라테스나 요가같은 운동이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필라테스’라고 하면 생소한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필라테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필라테스는 독일의 조셉 필라테스라는 사람이 1차 세계대전 시기에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필라테스는 호흡을 기본으로 몸의 코어를 강화시키고, 그 코어를 중심으로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춰 몸의 움직임을 효율적이고 바르게 만들어주죠.
그렇기에 필라테스는 몸 전체의 조화와 조절에 가장 초점을 두고 유연성, 근력, 몸의 균형 유지나 발달 등 다양한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강사로 활동하시기 전부터 필라테스를 배우고 계셨고 이후 여러 계기로 인해서 완전히 이쪽 분야에 뛰어들게 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이런 큰 결정을 하게 만든 필라테스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필라테스를 처음 시작한 건 승무원으로 일할 때였어요. 그 당시에는 취미로 시작한 운동이었는데 다른 운동들 중에서 제게 가장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필라테스를 배울 때 맨몸 뿐 아니라 기구를 사용했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었고 배우는 동작들이 항상 새롭고 다양해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 제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죠.
이런 매력들도 있었지만, 사실 제가 필라테스 강사를 직업으로 삼게된 건 당시 제 상황이 절실했기 때문이에요. 허리 디스크가 생기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정말 많았거든요. 20대 후반이 되어 다시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선택할 수 있었던 길은 필라테스 뿐이었고 그런 간절함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인기가 많고 재미가 있는 만큼 주변에 필라테스에 관심이 많아서 배우고 있는 학생들도 정말 많습니다.
나아가 그쪽으로 진로를 정하고싶은 학생들도 많을텐데 대표님만이 주실 수 있는 꿀팁이 있을까요?
꿀팁이요?(웃음) 음, 필라테스든 요가든, 요즘 다른 사람들에게 운동을 가르치는 직업 자체가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선은 본인이 운동하는 걸 당연히 좋아해야 하구요, 두 번째는 꿀팁이라기보단 갖추면 좋을 것 같은 부분인데 ‘강사’라는 게 운동도 운동이지만 우선 정보를 전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운동을 가르치는 것 자체도 즐거워야 하는 것 같아요. 또한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몸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시고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네요!
많은 분들이 ‘필라테스 자격증만 따면 끝 아니냐’, ‘너무 쉬울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뛰어드시곤 하던데 사실 자격증을 따는 것 자체도 생각보다 쉽지 않고, 자격증을 따는 게 끝이 아니라 그 때부터가 오히려 시작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자격증 취득 후에 더 많이 공부해야하고 스스로도 더 많은 연습을 해야하는 직업이라는거죠. 마지막으로는 많은 분들이 생각을 못하실 수도 있는데 ‘강사’라는 직업도 결국 서비스업과 마찬가지라는 거에요. 계속해서 사람을 대하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사람을 대하는 일과 자신의 성격이 맞는지도 잘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단백질바 펀딩을 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처음엔 와디즈 MD팀 측에서 SNS 광고영상들을 보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계약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2차, 3차까지 진행하게 되었어요.
1차 때는 6800만원 정도 펀딩을 받았고, 2차 때는 1억 500만원 정도 받았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3차 펀딩이 진행되었어요! 이런 식으로 와디즈에서 펀딩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받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정말 큰 이점이 하나 더 있어요. 와디즈는 식품 스타트업 대상으로, 특히 기획중인 상품의 소개를 통한 펀딩, 말하자면 ‘아이디어 사업’을 많이 진행해요. 거기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는 건 대학생들 입장에서 볼 때 이름있는 공모전에서 상을 타는 것과 비슷해요. 일종의 인증이라고 볼 수 있죠. 신인상처럼요! 그래서 펀딩금액이 나오는 건 1차적인 이익이고, 펀딩을 통해서 대기업에서 연락이 오거나 새로운 기회들이 생기는 건 2차적인 이익이라고 볼 수 있는겁니다.
처음 저희가 단백질바를 런칭했을 땐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았어요. 최대한 제 계정을 통해서 홍보를 하고, SNS를 통해 구매해주신 분들이 대부분 충성고객들이어서 구매율이 굉장히 높았죠.
저희 상품의 비결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비주얼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거에요. ‘정말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또, ‘저세상 텐션’이나 ‘꾸덕촉촉’ 처럼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단어들을 사용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 같네요. 거기에 여태까지 없었던 단백질바의 식감을 만들어 보려고 했고 설탕과 밀가루를 넣지 않아 건강한 제품이라는 것들도 강조했기에 더욱 사랑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여러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판매중이고 ‘맛있다’, ‘다이어트 중 폭식을 막아준다’라는 리뷰들이 달려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죠.
필라테스 스튜디오 운영, 단백질바 판매, SNS와 유튜브 채널 운영 이외에도 하시는 일이나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일이 혹시 있으신가요?
여태까지 필라테스를 직업으로 삼고 살면서 제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책 두 권을 쓴 거에요. 너무 감사하게도 『폼롤러 홈 필라테스(청림라이프, 2017)』는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10쇄까지 인쇄하게 되었어요.저는 식품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남편과 함께 이렇게 건강한 단백질바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너무 좋았구요, 작년에는 <플라스틱 아일랜드> 라는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시즌 한정으로 운동복을 판매한 적도 있었네요.
앞으로는 유튜버로서 활동을 조금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조금 어렵긴 한데(웃음) 크리에이터적인 면을 더 부각시켜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필라테스를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학교와 관련된 질문도 드리고 싶습니다! 경영학부 졸업생이신데 지금 진행하고 계신 사업들과 지금까지 쌓으신 커리어들에 경영학 공부가 도움이 된 부분이 있으셨나요?
제가 20대 때 다양한 업종의 직무 경험이 있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그 때마다 경영학 공부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승무원을 그만두고 나서는 경영학을 전공한 덕분에 와인회사에서 마케팅 사업도 시작할 수 있었고 마케팅을 하면서 대학교 때 배웠던 경영학적인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는 재무나 인사관리, 마케팅, 모든 전반적인 것들이 다 경영이더라구요. 이런 부분들에서 경영학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경영학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 승무원으로 일할 때는 경영학과를 졸업한 게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렇게 언젠가는 다 도움이 되기 마련이니 항상 자신의 전공 학문에 집중하는 게 결국 맞는 것 같아요!
혹시 대학을 다니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셨나요?
제가 3학년이 끝나고 1년 동안 휴학을 했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처음으로 진행했던 호주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두 달동안 시드니에 갔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네요.
정말 많은 사람들도 만났고, 후회없이 20대 초반에 열심히 놀고 열심히 일하고 또 열심히 살았던 그런 경험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대표님께 있어서 ‘숭실대학교’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고 싶습니다.
제게 숭실대학교란 무슨 의미를 가질까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한마디로 축약을 해보자면 ‘만남의 광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내가 쉽게 해볼 수 없는 경험들을 대학생활을 하면서 많이 했거든요! 그렇게 제가 가까이하게 된 사람들이나 갖게 된 경험들이 지금까지의 제 성장에 있어서 가장 큰 보탬이 되었던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대학생활을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저세상 텐션’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텐션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서 항상 하이텐션인 상태였거든요. 세상에 있는 모든 건 다 해보고 싶었고 모든 사람들이랑 다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마 제 학번대 경영학부 학우들 중에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에요! 학교에서 하는 활동이나 행사들도 빠지지 않았고 always라는 경영학 소모임도 했었어요. 학교 안 활동들뿐 만 아니라 외부 동아리나 마케팅 스쿨,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같은 문화 마케팅들에도 참여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추억이 정말 많아요. 다양한 걸 경험해본 게 제 자랑인 것 같습니다.
꿈을 향해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은 너무너무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꼭 해드리고 싶어요. 예전에 제가 취업 컨설팅을 해줄 때 요즘 대학생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낮은 게 정말 아쉽고 속상했어요.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본인이 잘하는 것, 본인만의 매력 포인트를 찾아서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잖아요? 그러니 무엇이든지 해보는, 항상 도전하는 숭실 후배님들이 되셨으면 좋겠고 이걸 할까 저걸 할까 고민하는 시간에 먼저 시도하고 경험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항상 힘내시고 대학시절에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 이외에도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이런 상황 자체가 너무 감사하죠. 저를 좋게 봐주셔서 인터뷰까지 해주시고!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요. 제가 겪은 모든 경험들이 저를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이끌었고 힘든 일도 기쁜 일도 모두 하나님의 계획하심 안에서 저를 가장 저답게 만들어준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졸업하고 나서 느낀 거지만 숭실대를 졸업한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숭실대 사람이나 학교 후배들을 만나면 더 반가운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승무원 강사로 일할 때도 제자 중 한 명이 숭실대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그랬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숭실대에서 다같이 필라테스를 해보는 것도 꿈꾸고 있습니다.(웃음)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의 작은 궁금증 하나에도 웃음을 띄며 친절히 응해주신 이은형 동문.
아름다운 외모, 멋진 몸매! 외면의 아름다운 뿐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에 즐겁게 도전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진정한 내면의 깊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학창시절 다양하고 유익한 경험들을 선사해준 숭실대학교의 졸업생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모교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환하게 웃으며 파이팅!을 외쳤다.
마주보는이의 마음까지 미소짓게 만드는 긍정 에너지를 가진 이은형 동문.
유난히 따듯했던 취재 당일의 날씨처럼 그녀의 선한 영향력을 통해 숭실대 학우들의 마음까지 따듯함으로 가득 채워진 소중한 시간이었다.
[인터뷰 및 기사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10기 추주연(정치외교학과 19) /cjy4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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