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봉사를 세계로, 베어드봉사단 3기 팀장 황주희 학생(언론 12)

2014년 7월 22일
62494

   

"제가 느낀 아름다운 사회를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인터뷰송혜수 홍보팀 학생기자(문예창작 09), hyesoo11011@daum.net]


 지난해 12월 23일 본교 베어드홀에서 베어드봉사단 3기 수료식이 열렸다. 베어드봉사단 3기는 약 1년 3개월 동안 총 20명의 학생이 재능나눔팀, 사랑나눔팀, 꿈나눔팀, 홍보팀 등 4개 팀으로 나뉘어 국내외 봉사현장에서 맹활약해왔다. 자체적으로 봉사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등 학생들의 자발적인 봉사에 초점을 두고 있는 베어드봉사단. 그 가운데 재능나눔팀 3기 팀장이자 봉사 ‘실천’을 실현하기 위해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황주희 학생(언론 12)을 숭실피플에서 만났다. 그녀를 통해 베어드봉사단이 말하는 ‘진짜’ 봉사를 제대로 알아보자.

은밀하고도 위대한 ‘스쿨어택’

 황주희 학생이 베어드봉사단 3기로서 활동한 프로그램은 총 3개. 재능나눔팀 소속 프로그램인 ‘스쿨어택’과 ‘오감만족’, 그리고 해외봉사프로그램이다. 특히 가장 애착이 많았던 ‘스쿨어택’부터 소개했다. “스쿨어택은 1기부터 쭉 이어진 교육봉사프로그램인데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후원을 받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학 때 학습 멘토링 지원을 해주는 사회봉사활동을 말해요. 3기는 전라남도 진도에 있는 지산초등학교에서 5박 6일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전 스텝을 맡았었죠.”

 베어드봉사단 학생 9명과 본교 LH봉사단 학생 9명, 총 18명의 대학생들이 8월의 뙤약볕 아래 자신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선보였다. “영어, 수학 등을 기획했던 전(前) 기수들과는 조금 색다르게 진행해보고자 3기는 ‘역사(우리나라)’, ‘타문화(영어, 일본어, 독일어)’, ‘UCC’를 준비했어요. 우리말보다 영어에 익숙해져버린 요즘 친구들에게 타문화를 알기 전에 우리나라 역사를 먼저 알리기 위함에 역사시간을 꼭 넣었죠. 특히 ‘UCC’ 시간에는 지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학교 곳곳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홍보영상을 만들었는데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장선생님께서도 무척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사실 5박 6일간 그녀는 홀로 스텝과 팀장의 역할을 이행해야했다. “처음에는 식사, 간식, 아이들 출석과 이동까지 혼자 맡아서 해야하다보니 힘들었죠. 어린 나이에 맡은 팀장이었기에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고요. 하지만 저를 제외한 다른 17명의 봉사단이 열심히 의무를 다해주고 아이들 또한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참 뿌듯했어요. 저를 걱정해주는 아이가 있어서 감동까지 받았답니다.(웃음)”

 그녀의 뜨거운 여름 이후 얻은 수확은 아주 컸다. “멘토링 지원을 받은 아이에게 우리가 기획한 프로그램 3가지(역사,타문화,UCC) 중에 어떤 것이 마음에 들었느냐 질문했더니 그 친구가 그랬대요. ‘스쿨어택이요!’ 전해들은 것인데도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지산초등학교는 저희와 같은 봉사단 프로그램 방문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아요.” “사람도 얻었죠. 함께 고생한 3기 친구들은 임기 활동이 끝난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 올 만큼 친해졌어요. 아마 봉사활동을 통해 같은 걸 공유하고 얻으며 소통한 덕분이겠죠. 쉽게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라 생각돼요. 그래서 더 소중하고요.” 
 
직접 기획해본 ‘오감만족’ 

 많은 재학생들이 ‘봉사’하면 이미 짜놓은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베어드봉사단은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후원 모집 및 활동까지 참여한다. 그녀 또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대학생봉사활동협의회 공모전에 당선되기까지 했다. “제가 속한 재능나눔팀은 ‘오감만족(후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이란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지원하는 방과 후 학습 체험 멘토링을 기획했어요. 공모에 당선됐을 땐 팀원들 모두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당선이 된 후 이 프로그램을 받아 줄 기관들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고 그 중에 동작구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연락이 닿았죠. 기관에서 마침 한부모가정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원프로그램을 찾고 있었던 터라 저희는 대상자들을 그들로 정하고 구체적으로 짜나가기 시작했죠. 봉사자도 본교 재학생 중에서 8명 정도 뽑았고요.” 

 앞서 언급했던 ‘스쿨어택’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까. “오감만족은 체험활동을 통해 신체기관의 감각을 느껴보자는 것인데요. 한부모가정(그녀는 ‘세잎클로버’에서 따온 ‘세잎한가정’이라 부는 것을 더 선호했다) 아이들은 부모님께서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체험학습에 제대로 노출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하루에 1~2개 정도의 감각활동을 놓고 구성했어요. 예를 들면 미각을 느끼는 체험활동으로는 쿠키 만들기를 했어요. 쿠키에다 아이들이 손수 그림을 그려서 맛도 보고 재미를 느끼는 활동인데 예상했던 것보다 아이들이 아주 기뻐했어요. 청각 시간에는 국문학과 사물동아리 소모임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이 사물놀이를 체험하는 활동도 마련했고요.”  

 황주희 학생은 프로그램 하나하나 소개할 때마다 그때의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쉬움도 많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낯을 가려하던 친구들도 몇 번의 만남을 지속하니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했어요. 프로그램의 시간은 한정이 되어있고 또 다시 헤어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그러셨어요. 아이들이 집에 돌아와 그동안은 함께 해보지 못한 형, 누나들과의 시간이 즐거워서 계속 참여하고 싶다 말했다고. 예산 문제로 이 프로그램을 지속하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 그 아이들에게 꼭 ‘오감만족’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손길들이 꾸준히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봉사자에게 필요한 자세

 봉사활동을 마치고 느끼는 지속성의 문제와 봉사자들의 자세에 대한 아쉬움은 늘 남기 마련이다. 그녀도 수긍하며 말했다. “작년 겨울에 라오스로 해외봉사를 다녀왔는데 처음 도착하자마자 그곳 아이들이 언제 한국으로 다시 돌아 가냐는 질문부터 하는 거예요. 그 친구들에게는 익숙해져버린 일상이면서도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할 수 없는 현실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죠. 스쿨어택과 오감만족을 하고 나서 느끼는 아쉬움이 해외봉사를 통해서도 느껴지더라고요.”

 숱한 봉사활동의 경험을 마치고 나니 누군가를 돕겠다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대상자를 위한 봉사자에 대한 교육도 절실히 필요함을 느꼈어요. 오감만족의 경우, 한부모가정 아이들이었기에 대화 도중에 아빠가 계시지 않는 아이에게 ‘아빠께 쿠키를 드리면 좋겠다!’와 같은 말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고 구체적으로 가정사를 묻는 등의 실례를 범하지 않는 게 필요하더라고요. 사실 기본적인 예의이지만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잖아요.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 봉사에 관한 윤리의식과 사람에 대한 예의를 몸에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은 맥락 아래 ‘진리와 봉사’라는 건학이념에 맞게 본교는 봉사활동에 선봉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학교 안과 밖에서 바쁘게 실천하고 있다. 특히 본교 사회봉사교과목 가운데는 ‘섬김의 리더십’과 ‘사회봉사실천’이 있다. 사회봉사교과목을 수강했던 재학생의 하나로서, 또 직접 봉사활동을 해본 학생으로서 둘 사이의 어떤 상호작용을 느꼈을까. “앞서 말한 봉사자에게 필요한 소양교육을 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개설해 가르침을 받고 직접 기관으로 봉사가 연결되는 점은 숭실인으로서 내세우고 싶을 만큼 만족해요. 또 기관을 방문해 수동적인 봉사가 아닌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베어드봉사단 활동까지 하고보니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더 컸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느낀 것처럼 소양교육을 통해서 능동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수행해본다면 큰 시너지가 발휘되리라 봅니다.”

아름다운 작은 사회

 상투적인 말이지만 그래도 그녀는 언급했다. “봉사하러 갔다가 오히려 봉사자가 도움을 얻고 돌아온다고 하잖아요. 그 말보다 정확하게 봉사활동을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까 싶어요. 저도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시키니까, 졸업해야하니까 등의 이유 때문에 봉사를 시작했어요. 어떤 활동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얻었나에 따라 달라졌지만요. 전 스쿨어택을 통해 더 나아가 베어드봉사단을 통해 그곳에서 ‘작은 사회’를 봤어요. 주어진 것에만 따라가면 절대 볼 수 없는. 왜 학생들을 자발적으로 참여시키게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베어드봉사단 기수로 발탁이 되면 처음에 배우는 것이 기획서를 쓰는 단계에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봉사’라는 하나의 기업을 가지고 기획과 행정적인 단계까지 발로 뛰어보니 사회시스템을 조금 알겠더라고요. 물론 아름다운 이익을 일구는 일이니 보람은 두 배죠.” 

 또다시 아름다운 작은 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한 베어드봉사단의 출발을 그녀는 응원하며 홍보까지 했다. “저희 재능나눔팀 외에도 사랑나눔팀에서 운영하는 ‘마음의 소리- 세상을 향한 발 디딤’도 아주 훌륭한 프로그램이에요. 청각 장애인 청소년들이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수화동아리와 함께 연합하여 활동중에 있답니다. 꿈나눔팀에서도 청소년 멘토링과 관련한 다양한 운영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고요. 많은 재학생들이 참여하여 제가 느낀 아름다운 사회를 공유하고 싶어요. 나눔이 다시 나눔으로 이어지는 ‘진짜’ 봉사, ‘진짜’ 사회가 보이 실거에요.”

 그녀는 이 아름다운 사회에 속한 아름다운 구성원이 틀림없었다. 어두운 세상에서 작게나마 밝게 빛나는 작은 사회를 당신 또한 소망한다면 늦기 전 그 문을 두드려보라.

  
 

* 황주희 학생(언론 12)은 현재 본교 언론홍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며, 지난해 베어드학부 소속 베어드봉사단 학생서포터즈 3기에 선발되었다. 베어드봉사단 內 재능나눔팀 3기 팀장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봉사까지 참여하며 봉사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등의 모범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