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봇축구대회 우승 주역, 정보통신전자공학부 학술소모임 ‘로보틱스’

2013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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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봇축구대회 우승의 주역, 정보통신전자공학부 학술소모임 ‘로보틱스’

FIRA RoboWorld Cup 대회Androsot(이족로봇) 부문 총 3회째 우승

2013 지능형 모형차 경진대회 동상 수상 등 국내대회에서도 입지 굳건

 

[인터뷰: 최한나 홍보팀 학생기자(기독교 09), skyviki@naver.com]

본교 정보통신전자공학부 학술소모임 ‘로보틱스(지도교수 한영준, 위치 형남공학관 524호)’가 제18회 세계로봇축구대회(FIRA RoboWorld Cup 2013)에서 종합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Androsot(이족로봇) 부문에 출전하여 대만, 말레이시아, 멕시코 팀을 꺾고 마지막 한국의 카이스트 팀과의 접전 끝에 이룬 쾌거다. 이번 수상으로 본 대회에서만 벌써 3회째 우승을 거머쥔 로보틱스의 주역들을 만나봤다.

6개월간의 시행착오

성지웅(09학번), 강승미(11학번), 엄세연(12학번). 로보틱스의 이 세 학생들은 2월부터 대회출전까지의 지난 6개월을 수많은 시행착오의 시간으로 기억한다. “대회준비 초반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혔어요. 또 학기 중이다보니 대회준비와 학업을 병행하는데서 힘든 점도 있었구요.”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기본 작업을 완료한 이들은 5월 말, 실전테스트를 위해 한국로봇학회 대학생 로봇데모분야에 참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7월부터는 대회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이제는 실전테스트를 통해 알게 된 부족한 부분들을 다듬어 나가야했죠. 매일같이 밤샘 작업하기 일쑤였는데, 형남공학관 524호가 저희 집이나 마찬가지였어요.”집에도 자주 못 갔기 때문에, 세 사람은 옷을 싸들고 나와 쪽잠을 자며 작업에 몰두했다. 로봇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면, 다가오는 대회에 대한 초조함 때문에 그마저도 맘 편히 잘 수 없었다.

로봇모션 만들기, 7전 8기의 노력

로봇축구는 다양한 모션이 입력된 칩을 장착한 로봇들이 펼치는 경기다. 로봇이 팔을 한 번 움직이기 위해선 3 단계를 거쳐야한다. 먼저는 공중의 카메라가 로봇 머리에 붙어있는 색종이로 로봇의 위치를 읽어낸 후, 컴퓨터로 로봇들의 경기 영상을 보낸다. 다음으론 영상을 읽은 컴퓨터가 로봇에게 경기 상황에 따른 적절한 지시를 내리고, 로봇은 내장된 칩을 통해 지시에 따른 움직임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철덩어리를 로봇으로 만들기까지 로보틱스는 수십 번의 밤을 새야했다.“사람은 넘어졌다 일어날 때, 팔다리의 힘을 통해 무게 중심을 잡고 일어나지만 로봇은 아니잖아요? 로봇은 심지어 다리보다 상체가 더 무거워요. 무거운 몸을 지탱하다가 모터도 자주 고장나지요.”넘어지고 일어나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에서 프레임이 부서지고 모터는 수없이 고장 났다. 세 사람은 다른 팀들의 경기영상과 상용화된 로봇들의 움직임을 분석하며 모션을 연구했고 그 결과, 한 달이 걸려서야 땅을 짚고 일어나는 로봇을 만들 수 있었다. 특히나 로보틱스는 대회를 위해 직접 로봇을 제작하기로 했기 때문에, 몇 배의 고민과 수고가 들었다.“요즘엔 로봇 완제품이 잘 나와 있어, 이것을 대회에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저희는 직접 로봇을 제작했어요. 로봇 관절마다 모터가 들어가는데, 직접 제작한 모터가 힘이 더 좋고 관절도 더 잘 움직이거든요. 상대 로봇이 가볍고 날렵한 로봇일 경우, 저희 로봇은 힘이 세기 때문에 몸싸움을 할 때 더욱 유리하죠. 대신 가벼운 로봇은 힘을 덜 쓰는 만큼 배터리가 오래간다는 장점이 있지요. 실제 대회에서도 배터리 교체가 경기에서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슛을 하는 모션도 쉽지 않았어요. 로봇이 자신의 육중한 몸을 다리 하나로 지탱해야하는 것은 물론 슛을 하고는 제자리에 다시 서야하죠. 하지만 몸이 무겁다보니 모터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조금씩 밀려나면서 고장 났어요. 처음엔, 새벽에 모션을 완성하고도, 집에 갔다가 오후에 학교로 돌아와 모션을 다시 확인해보면 로봇은 언제 그랬냐는 듯 멈춰있던 적이 많았어요. 고장난 것이죠.” 그래도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다보니 이들에게도 노하우가 생겼다. “경험이 쌓이다보니 모션을 짜는 시간도 빨라지고 어디가 고장 났는지도 금방 알게 됐죠. 지금은 웃으며 얘기할 수 있지만, 출국 직전까지도 고장 난 로봇을 수리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네요.(웃음)”

험난했던 우승의 길

“새벽 3시까지 작업을 하고, 오전 10시에 부랴부랴 말레이시아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하노이에서 경유할 땐, 세관 담당자가 로봇을 폭발물로 오인해 세관 통과를 막은 일도 있었어요.” 대회 참가서를 보여주며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서야, 로봇은 세관을 통과할 수 있었다. 게다가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대회 준비를 위해 남겨둔 하루 또한 쓸 수 없게 됐는데,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 “대회장에 들어가서 준비도 못하고 바로 첫 번째 경기를 했어요. 어처구니없는 일들 때문에, 지난 6개월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뻔한 걸 생각하니 아찔하네요.”

매 경기가 쉽진 않았겠지만, 세 사람은 멕시코와의 4강전과 카이스트와의 결승전을 가장 힘들었던 경기로 꼽았다. “멕시코 팀을 6:3으로 이겼지만, 실점을 많이 했어요. 그동안의 경기에선 3점을 내 줄 정도로 실점이 크진 않았거든요. 전략싸움에서 밀린 것이죠.”멕시코전은 경기가 2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전·후반 각 7분의 경기가 연장전까지 길어지다 보니, 로봇의 발목 모터가 고장 났어요. 로봇도 지친 것이죠.”특히나 멕시코와의 경기에선 프리킥, 파울이 많았다. 그리고 때에 따라선 작전타임을 요청하거나 중간 중간 로봇의 상태를 점검해야 했기에 경기는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카이스트 팀 꺾고 종합우승

카이스트와의 결승전에선 카메라와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칩이 고장 나, 경기에 기권 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상대인 카이스트보다 득점율이 높아, 우승을 기대해도 좋을 경기였다. “대회를 위해, 큰 맘 먹고 새로 구입한 고가의 칩이었는데, 대회 첫 날 부서졌어요. 로봇 테스트도 못해본 상황인데다가 칩까지 고장 났으니 큰 일 난거죠. 그런데 중요한 결승경기 직전에 칩이 또 망가졌어요. 인공호흡하는 심정으로 칩을 다 분해해 부서진 부분을 손으로 붙였죠.” 부서진 칩은 경기 시작 3분을 앞두고 기적적으로 회생했다. 그래도 혹여 또 고장 나진 않을까 세 사람은 노심초사했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결승 영상도 남겨두지 못할 정도였다. “경기가 끝난 줄도 몰랐어요. 심판의 종료휘슬을 파울로 착각해서 항의했었죠.(웃음)”

마지막으로 이들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데 힘써주신 분들이 많이 계세요. 로보틱스 선배님과 후배님들 그리고 바쁘신 와중에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한영준 교수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무더운 여름, 모기에 물릴까 가디건을 입고 쪽잠을 잤다던 세 사람은 이제 또 다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가깝게는 지역 도서관에서 하는 전시회 준비부터 새로운 대회준비까지. 추운 겨울을 난 뒤, 돌아오는 봄에도 이번 우승만큼이나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