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 축구단 이경수 감독(경제 92)

2012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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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U리그 권역 우승, 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한 숭실 축구단

전통의 맥을 잇고 유산을 축조하다

숭실 축구단 이경수(경제 92) 감독        

1918년 창단한 숭실 축구단은 백여 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대학 축구팀이다. 식민지 시대에는 우승을 거듭하며 희망과 자부심의 아이콘이었으며 1982년 재창단 후에는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홈 구장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서울 캠퍼스 시대가 열리고 8번째 감독직을 맡은 이경수 감독은 최초의 동문 출신으로 수원삼성, 대전시티즌, 아틀랜타 올림픽 청소년 대표를 거쳤다. 매주 금요일, 숭실 축구단 경기가 있는 날이면 대운동장은 열기로 가득하다. 감독과 선수는 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이를 응원하는 숭실인이 어울려 마치 축제와 같은 시간이 시작된다.

꿈의 무대, 지도자로 돌아오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고 유망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학과 프로 진출을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숭실대를 만나면서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대학에서 실력을 쌓고 싶었는데, 축구 명문 숭실대라면 제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학교 측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서 경제학과 92학번으로 입학했고, 1학년 때 U리그 우승을 하면서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기량이 훌륭한 선배들이 많았고 코치 및 감독진의 방침도 제게 큰 도움이 됐어요.”

그는 대학 입학과 함께 청소년 대표로 활약하며 국제 경기 경험도 고르게 갖출 수 있었다. 졸업 후에는 수원삼성에 입단했고 아틀랜타 올림픽 청소년대표로 참가하는 등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대전 시티즌을 거쳐 2008년 숭실 축구단의 코치로 돌아온 그는 이제 최초의 숭실대 출신 감독으로 사령탑을 지키고 있다.

“윤성효 감독님이 5년 연속 우승을 견인했고 저는 그 분 밑에서 3년 간 코치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윤 감독님이 수원삼성 블루윙즈로 이직하면서 2010년부터 1년 대행을 거쳐 제가 이 자리를 이어받게 됐습니다. 잘하는 게 당연한 팀이라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청춘을 보낸 축구단을 맡아서 책임감이 묵직하게 다가왔고 잘하고 싶은 의욕도 컸습니다.”

늘 선두에 있는 팀

그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근성을 가진 선수였고 감독이 된 지금도 천재적인 감각보다 꾸준한 연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축구는 팀 단위로 이루어지는 스포츠이기에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인성과 균형 잡힌 사고를 갖춘 선수를 선호한다.

“박지성 선수처럼 우직하게 한 길을 걷는 선수를 좋아해요. 지금 우리 주장인 한상학 군도 비슷한 유형이랍니다. 현재 축구단에는 33명 선수들이 소속돼 있습니다. 요즘 세대에 맞게 자유롭고 편안하게 동료의식을 심어주려고 합니다. 팀 분위기는 유연하고 민주적인 학풍을 따르고 있어요. 축구만 잘 하면 누구나 경기에 뛸 수 있죠. 저도 1학년 때부터 주전이었고 이런 분위기의 수혜를 받았거든요. 물리적인 환경도 잘 갖췄어요. 학교 측에서는 최고 수준의 경기장부터 식단이나 유니폼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2011년 말에 완공된 대운동장은 인조잔디 구장으로 FIFA 국제 규정에 적합한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야간 경기도 원활하게 치를 수 있다. 물론 재학생들이나 다른 대학팀, 아마추어 팀, 지역 주민들에게도 사전 예약제로 대여한다.

“열정적인 응원을 받다 보니 우승에 대한 갈망이 큽니다. 우리 축구단은 개인별 역량도 뛰어나지만 모였을 때 큰 힘을 발휘하며 조직적인 선진 축구를 선 보이는 게 장점입니다. 언제든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죠.”

우리 축구단은

축구단은 선수들이 학과 공부와 훈련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고 정기적인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매년 봉사 프로그램은 달라지는데 지난해에는 양로원을 찾아갔고 올해는 축구교실 등 재능 나눔이 있을 예정이다.

“리그에서 골을 넣을 때 마다, 학교 측에서 사랑의 골 기금을 적립해 기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까 생각이 많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재미있는 경기를 만드는 것이겠죠. 선수와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숭실다운 경기를 보여드릴 겁니다. 12월 초까지 이어지는 챔피언십 경기에도 많은 성원 부탁 드립니다.”

한마디

"숭실대 재학 기간 중에 진정한 축구의 즐거움을 알게 됐습니다. 한때 선수로 뛰었던 팀의 감독을 맡으니 감회가 새로워요.
학교의 지원과 선수들의 의지가 있기에 우리 축구단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팀입니다. 이제 U리그 권역 우승을 했으니 챔피언십 우승을 향해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하려 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에 언제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