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라!”
NH 농협은행장, 김주하 동문
[인터뷰: 류지희 홍보팀 학생기자(영어영문 12), zhee.ryu@gmail.com]
2014년 초, 1억여건의 카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태가 나라를 떠들썩 하게 했고, 농협카드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취임한지 1주일 만의 일이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농협은행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에 소통경영이라는 리더십을 앞세운 김주하 은행장의 공이 컸다는 후문이다. 과연 어떤 분일까. 어렵게 직접 김주하 동문(법학75)을 만나 그 분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농협은행장, 위기를 기회로
농협은 농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들의 경제에 이바지하는 협동과 혁신의 기업이다. 81년 입사한 농협은 2015년에 이르기까지 34년간 김주하 동문에게 삶의 터전이자 치열한 전쟁터였을 것이다. 첫 발령지인 양구를 시작으로 그는 농협의 크고 작은 일들을 도맡아 하는 여신업무로 내공을 쌓았다.
바닥부터 시작한 그의 회사 생활은 그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큰 밑거름이 되었고 ‘정통 농협맨’이라는 칭호도 얻으며, 2014년도에는 총자산이 204조원에 달하는 농협은행의 수장이라는 큰 직책을 맡게 된다.
하지만 2014년 초, 카드 정보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터졌고, 농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는 이 위기를 농협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1만 8000여명의 임직원들과 소통하며 함께 열심히 뛴 것이다. 그 결과 김주하 동문은 은행장 취임 1년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예수금, 펀드 수탁액 등 여러 사업 부문에서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그간의 성과들을 통해 직원들은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택이죠”
슬기로운 힘을 길러준 숭실대학교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첫 이미지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푸근하고 인자한 이미지의 그는 시종일관 부드러운 미소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덕분에 무거울 수 있는 인터뷰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었다.
숭실이 어떤 대학이었냐는 말에 그는 “인생 최초로 겪은 젊은 날의 좌절감을 극복하고 인생의 긴 여정을 슬기롭게 걸어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준 곳”이라고 답했다. 유년시절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었던 그는 원하는 대학에 낙방하는 쓴 실패를 겪었다. 그러던 와중 그는 故 안병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의 강연을 듣게 된다.
“사실 그 강연의 내용이 정확히 어떤 것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하도 오래 전 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분명하게 기억 하는 것은 교수님의 강의가 시골 출신의 나를 정신이 탁 들게 할만큼 인상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저렇게 강의를 잘 하는 사람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강연 후 故 안병욱 교수가 어떤 분인지 더 알아보게 되었고, 그는 교수님이 재직 중이던 숭실대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습관이 인생이 된다!
김주하 동문은 연일 ‘소통경영’, ‘MICRO경영’이라는 단어들로 수식되었다. 그는 영업점장, 직원들, 거래 기업체를 직접 찾아 다니는 현장중심 경영에 앞장섰다.
은행 내 소통을 강화하고 영업 현장을 직접 독려하기 위함이었다. 그가 직접 움직인 거리 1만km는 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도자 위치에 이르기까지 숭실의 성실성, 끈기, 청렴성과 같은 것들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나도 다른 것 없이 성실하고 끈기 있게 일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어요”
실제로 그는 매일 3시30분에 일어나는 성실하고 근면한 생활을 하고 있다. “3시반 기상도 처음에는 힘이 들 수 있지만 하루 이틀 쌓이다 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어요. 결국 그 습관이 내 생활이 되고 인생이 되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주인공들은 누군가가 만들어 줘서 탄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좋은 습관과 생활을 통해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그의 근면한 습관은 시간 약속을 칼같이 지키며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평소 그의 생활에서도 드러났다.
14년간의 긴 여신업무 끝에 선·후배와 동료들에게 끝끝내 인정받아 농협은행장 자리까지 오른 자신이 그래왔던 것처럼 김 행장은 직원들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잠재력을 끌어내 그들이 성실하고 지혜롭게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다독이며 격려하는 소통의 리더십은 어쩌면 그에게 최적화된 경영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꿈꿔왔던 것을 현실로 만드는 시기
김주하 동문은 숭실대학교 동문으로서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에 “대학시절은 인생에 있어 그 동안 꿈꿔왔던 것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꼭 잊지 말아야 합니다” 라고 당부했다.
“요즘 극심한 취업난으로 다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에 대한 성찰과 주위에 대한 관심 또한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무지개를 보기 위해 비를 견뎌내는 마음으로 즐겁게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한마디에서 학교와 후배들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숭실인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 김주하 동문은 본교 법학과를 졸업하였으며 81년 농협에 입사하여 2009년 금융기획부장, 2012년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거쳐 현재 농협은행장을 맡고 있다.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중심의 소통경영을 하고 있으며, 농협의 수장이 된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