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니팜’ 게임 여성기획자 김희진 동문(통계 04)

2012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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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혁신을 꿈꾸다.

컴투스 인턴생활 중 기획력을 인정받아 ‘타이니팜’팀에서 러브콜

‘영화감독’을 꿈꾸며 폭넓은 공부 위해 통계학과 입학한 김희진 동문        

[인터뷰: 박고운 홍보팀 학생기자(행정09) stl0417@naver.com]

  ‘타이니팜 게임’의 메인 기획자 김희진 동문은 알파걸(Alpha Girl)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새롭게 들리지 않는 요즘, 이 타이틀에 걸맞은 인물이었다. 그녀가 몸담은 회사 컴투스에서 퇴근 시간에도 사원증을 걸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변화무쌍한 여인

“한 분야가 아닌 문과와 이과를 폭넓게 다뤄보고 싶었어요.” 통계학과를 선택한 이유도 다른 분야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였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와 분야들이 있었고, 그녀는 궁금한 것이 너무나 많았다. 이때부터 소모임, 동아리 가릴 것 없이 경험하고 익혔다. 동아리 하나 들지 않은 채 공부만 하던 학과 동기들은 이런 그녀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고했다. 그렇지만, 가는 길이 그들과 달랐을 뿐,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중 가장 몰입했던 분야는 ‘마케팅’이었다. 마케팅이라는 단어 자체에 매료되어 심지어 타 학과의 마케팅 수업까지 들을 정도였다.

이렇게 수없이 새로움을 추구했던 데에는 어린 시절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영화감독’이라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도적인 시도는 아니었지만, 창조성이 강조되는 예술인이 되어야 하는 만큼 항상 새롭고 창조적인 생각을 했던 그녀의 성격이 꿈을 뒷받침했다.

마음속으로만 품고 있던 감독의 꿈은 졸업과 동시에 그녀를 폭발시켰다. “어릴 적부터 꿈꿔온 목표였어요. 학교에 다니고 많은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그래도 내려진 최종 결론은 ‘그 꿈을 이뤄봐야겠다’는 생각이 저를 사로잡았죠.”

과감한 선택이었다. 남들이 모두 사회에 진출할 시기, 졸업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모두와의 연락을 두절하고 공부했다. 첫해에 시험을 보고 낙방해 좌절했지만, 다시 도전했다. 2년의 세월이 짧지만은 않았지만, 목표를 바라보며 견디고 달렸다.

하지만 두 번째 시험마저도 고배를 마시며 우울감과 매너리즘이 그녀를 둘러쌌다. 도전 그리고 또 도전,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호기심의 크기가 컸던 그녀도 2년간 보냈던 공백기를 담대히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다.

새로움, 그리고 도전!

그리고 맞이한 2010년의 크리스마스, 이렇게 그녀의 26번째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지금까지 보낸 2년에 대한 회의와 함께 연락을 끊었던 지인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이 밀려왔다. 그리고 어릴 적 품어 오던 크리스마스에 대한 로망이 다시금 새록새록 피어올랐다. 크리스마스였기에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고, 이날을 계기로 두문불출하던 그녀가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지인들과 어울리며 차츰 생각을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다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그동안의 활동, 경력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그려보았다.

크리스마스의 로망이 부른 기적이었을까? 뜻밖의 요소에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게 되었다. 이 무렵 나온 태블릿 PC는 그녀가 다시 한 번 미치도록(?) 빠지는 분야가 되었다.

“당시 저는 심지어 피처폰을 쓰고 있었어요. 그런 제게 지인이 보여준 태블릿 PC와 스마트 폰은 정말 신세계였죠.” 태플릿 PC로 하는 게임은 손을 뗄 수가 없게 만들었다. 당시의 그녀를 흔들어 놓은 게임은 ‘플랜츠vs좀비’라는 디펜스 게임이었다. 게임을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 5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지친 내게 활력이 된 이 게임과 같이, 삶의 고단함에 지친 많은 사람에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모바일 게임, 그리고 기획

스마트폰, 태블릿 PC,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트위터와 페이스북) 3가지를 경험하면서 게임이 단순히 예전의 게임이 아닌 SNS와 스마트폰 기술을 타고 모두를 위한 컨텐츠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컨텐츠를 즐기고 그게 하나의 문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모바일 게임분야의 비전을 그렸다.

마케팅을 배우며 익혔던 기획적 요소와 영화감독을 꿈꾸며 훈련했던 창조적인 요소가 조화된다면 새로운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꿈이 그녀를 다시 한 번 들뜨게 했다.

그 길로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회사의 ‘모바일 게임’ 분야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분야는 ‘컴투스 인턴’ 자리 뿐이었고,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3인에 선발되어 QA 분야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했다. 인턴이었지만, 컨셉기획서 2개와 관련 문서를 많이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 일했고 최종적으로 이뤄낸 결과는 전례에는 없는 일로, 제안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타이니팜 게임에 적용되었다. “아이디어 제안서와 기획서는 마케팅 분야를 배우던 대학생활 당시 익혔던 부분들이 실제 회사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이 일이 발판이 되어 ‘타이니팜’팀에서 그녀를 모셔가기 위한 삼고초려를 거행(?)했다. 인턴생활을 하면서 만들었던 문서들이 형식상의 문서가 아닌 정식 보고서로 인정받게 되면서, 컴투스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부여받고 정규 직원으로 몸담고 있던 찰나, 인턴 시절 제안했던 타이니팜 게임 피드백 문서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타이니팜 팀이 러브콜을 보냈다. 이미 다른 부서에 배치받았기에 적응하던 무렵이었기에 자리를 옮기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타이니팜 팀 측에서 세 번의 제안을 하면서, 최종 목표였던 기획자라는 꿈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여성기획자로 서기까지, 그녀가 한

수많은 동아리와 소모임을 거치면서 만든 탄탄한 인맥으로 많은 후배가 그녀의 조언을 얻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특히 모바일 분야나 여성으로서 기획자를 꿈꾸는 후배들이 많이 묻고 있어요.”

그렇다면 타이니팜 게임을 기획한 주 기획자로서 그녀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모바일게임 기획자로서 가격, 밸런싱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을 기획합니다. 시즌 업데이트를 비롯해 아이템 개선 기획과, 컨셉, 시스템 기획까지 많은 분야를 망라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기획자가 하는 일이죠. 그러나 전반적인 결정권은 상사(PD)님께 있기 때문에 기획자가 원하는 대로만 기획이 나오기란 쉽지 않아요. 기획자로서, 이런 부분까지도 고려하여 계속해서 기획하고 설득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란 생각이 들어요.”

기획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앞으로 본인의 이름을 대표로 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아직도 부단한 노력으로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했다.

“후배들에게는,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경험을 많이 해 볼 것을 강조해 주고 싶어요. 사람들을 만나고, 도전 할 기회를 하나씩 만들어가다 보면, 그것이 무엇보다 가장 큰 자산이죠. 그렇게 하다 보면 최종적으로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게 될 수 있을 거예요.”

쉴 틈 없이, 끝없는 도전을 시도하며 달리는 모습에서 그녀가 항상 겨냥하고 있는 ‘꿈’이라는 그 실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숭실인들에게 묻고 싶다. “꿈, 꾸고 계신가요?”

청춘으로 대표되는 20대들이 가장 많이 가슴에 품고 있을 법한 단어이다. ‘꿈’ 그런데, 최근의 한 광고에서처럼 직업의 다양성은 늘어만 가는데, 현실에서 꿈의 다양성은 좁아져만 가고 있다. 우리의 꿈이 이제는 꿈이 아니라 현실타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어찌해서 꿈은 모두가 하나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의사, 판사, 공무원….그 이상의 다양성 없는 꿈을 꾸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서 현실의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현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다수와 같은 선택을 함으로써 안도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김희진 동문과 같이 꿈을 향해 끝없는 도전을 하는, 쉼 없이 흔들리고 방향 잡는 그 길이 바로 청춘의 길목이지 않을까?

우리는 수없이 다양하고 복잡한 인생 곡선상에서 왜 청춘이라 일컬어지는 시기에 유독 고민이 많은 것일까? 남들과 다른 ‘나’이기에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민을 겪고 있을 이 시기, 누구에게나 당연한 과정일 것이다. 책의 제목처럼, 아프니까 청춘이라 함은 곧 청춘이기에 아픈 것이다. 이 청춘, 성숙을 위해 아픔을 견디는 과정을 즐겨봄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