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숭실대학교 법경제대학 수석입학자 임원선!
숭실대 행정학과 첫 졸업생임과 동시에 행정고시 첫 합격자(86년도 합격)
임원선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정책국장에 대해 알아보자.
[인터뷰: 박고운 홍보팀 학생기자(행정09) stl0417@naver.com]
정치적, 사회적 숭실이라는 기회의 터에서
숭실대학교 81학번 행정학부 제1회 졸업생 임원선 동문. 행정학과 첫 졸업생임과 동시에 행정고시 첫 합격자로서(86년도 합격)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저작권정책관인 그를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에게 있어 숭실이란? 숭실의 의미를 물었다
숭실은 그에게 있어 배움의 기회를 터준 곳, 그리고 촌놈(?)도 주눅 들지 않을 수 있게 하는 따뜻한 곳으로 기억된다. 대학진학을 포기할 수도 있었던 그에게 숭실은 4년 장학금을 보장했고,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야 전기가 들어오는 외진 시골에서 자란 그에게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해준 곳이었다.
고시공부, ‘과거에도 공부하는 대학생이 있었다?!
학창시절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그는 두 가지 여유의 부재로 답했다.
첫째는 시간, 둘째는 경제.
‘먹고 대학생’이란 말이 자연스러웠던 그 시절에 그는 시간이 없었다. 재학시절 언젠가 하루 몇 시간이나 공부하나 재봤더니 16시간에서 17시간쯤 책상에 앉아 있었더란다. 자는 시간 5시간,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책상에 앉아 있었다는 얘기였으니, 다른 걸 할 시간이 없을 만도 했다.
“대학 2학년 때부터는 지금은 사라진 교련복만 입고 살았어요. 졸업할 때쯤에는 그 질긴 교련복이 자연스럽게 헤질 정도가 될 만큼…”
그 이유는, 옷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활을 단순화 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법경대학(지금의 법과대학, 경상대학, 사회과학대학이 분리되기 전) 수석입학, 그리고 고시공부를 하면서도 사회과학대학을 수석 졸업한 그는 공부의 절대량에서의 차이를 얘기하며 생활의 단순화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저 고시 공부만 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을 우려했던지 학과 공부에 대한 열정도 자랑 아닌 자랑으로 언급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의 한 학기 수석과, 늘 받아왔던 장학금. 장학금은 그에게 있어 목적이 아니라, 진정한 공부를 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부재였던, 경제적 여유에 대해서는 더 묻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저작권법이라니?
그의 명함에는 저작권정책관이라는 직함과 함께 법학박사라고 찍혀 있었다.
나오는 길에는 그가 쓴 두툼한 책 ‘실무자를 위한 저작권법(개정판)’이라 적힌 그 책은 공직생활 중에도 그가 여전히 공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2학년 때 지금 감사원장으로 계시는 양건 교수님께 헌법 강의를 두 번 들었어요. 그 분이 제게 사법시험 준비하면 졸업 전에 붙겠다고 덕담도 해주셨는데…”라며 웃어 보였다. 정부에서 보내주는 유학시절에도 저작권 공부를 했고,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도 2년간 근무했던 그였다.
처음 저작권 분야의 일을 시작할 때 WTO 협정 이행을 위한 저작권 개정을 주도했고, 지난해에는 한?EU와 한미 FTA 이행을 위한 개정을 총괄하는 등 국가 저작권법 관련 중대사에 많은 역할을 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15년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음을 언급했다. 과거, 저작권을 조금 덜 보호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한류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에서 보듯이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을 위해서도 충분한 저작권 보호가 필요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음반, 영화 할 것 없이 무단복제. 유포문제가 횡횡하는 요즘, 젊은이들이 저작권 보호에 거부감이 있는 것을 눈치 챘던 것 일까?
좌절…?
어려웠던 때를 묻는 질문에 잠시 생각하던 그는 아무래도 대학 4학년 고시 2차에 연거푸 낙방했던 때를 회상했다.
“3학년 때에 과락으로 떨어졌었기 때문에 4학년 때는 시험을 치르고 나서 이번에는 붙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자만의 극치였는데…” 막상 떨어지고 나니 세상이 막막했단다.
힘들게만 느끼던 그 시기, 합격자 발표 며칠 전 흘려들었던 선배의 말을 떠올렸다. “네가 혹 떨어지더라도 하느님이 너를 위해 더 좋은 길을 마련해둔 것이라고 생각해라.” 선배의 그 한마디가, 또다시 그를 달릴 수 있게 해주었다.
“습관!” 간사한 마음을 이겨내는 방법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에 그는 ‘습관’으로 답했다.
“어느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의 공을 들여야 한다.”는 말콤 그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게 있다. 1만 시간을 무엇인가 하려면 하루 세 시간이면 10년 다섯 시간이면 5년이 걸린다는 법칙이다.
그는 ‘작심삼일’이란 말을 언급하며, “작심하면 삼일밖에 갈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 복무 시절 다니던 서당의 선생님 말씀을 언급했다. 옛날 선비들도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사실 마음 그 자체는 그다지 믿지 않았다는 말씀이었다. 몸이 나약하면 마음도 따라서 나약해지는 것을 알고 있던 옛 선비들은 글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몸을 단련하고, 주위 환경을 다스리는 데에도 주의했다.
따라서 그는 ‘마음은 간사한 것’이라고 말한다. 마음을 굳게 먹는 것만으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인터뷰 첫머리에 그가 말한 하루 16시간 내지 17시간의 공부시간에 대한 의미가 와 닿는 것 같았다. 더불어 생활을 단순화하기 위한 교련복 얘기까지도.
“숭실은 제게 배움의 길을 열어준 곳입니다.” 숭실의 동문이 된 모든 후배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나약한 마음을 극복하기 위한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길 바란 그는 마지막까지 숭실에 대한 애정을 비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