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 킵워킹 펀드에 선발된 싱어송라이터 권용범 동문(영문 98)

2010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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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이기고 노래로 세상과 소통하는 싱어송라이터
조니워커 킵워킹 펀드에 선발된 권용범 동문(영문 98)

 

권용범 동문은…1997년 3인조 얼터너티브 록밴드 ‘leash’를 결성, 보컬과 베이스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2003 쌈지사운드페스티벌’에 참가하여 네티즌 투표 3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연극 ‘사육제’의 음악과 음향효과도 담당했다. 2008년부터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면서 디지털 싱글 ‘밤에 달리기(running at night)’를 발매했다. 현재 ‘용범밴드’를 결성, 에너지 넘치는 라이브 활동에 빠져 있다.

종이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면 이 글 대신 그의 노래를 띄우고 싶다. 여린 듯 강한 목소리, 충만한 감성의 바다를 떠도는 듯한 멜로디… 그의 노래는 울림이 많다. 그래서 다시 듣게 된다. 권용범 동문. 그는 록커였고, 암과 싸워 이겨냈고, 지금은 싱어송라이터다. 요즘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매스컴의 인터뷰 세례를 받고 있다. 조니워커의 킵워킹펀드(Keep walking fund) 어워드 최종 5인에 선발되면서 서른두 살 청년의 삶과 노래가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사람을 선발해 지원해주는 킵워킹펀드. “당신은 꿈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십니까? 당신의 꿈을 보여주세요.” 웹서핑 중 우연히 마주한 이 문구에 “엄청 노력했지… 보여줄까?” 이렇게 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UCC를 올렸다. 선발될 거란 기대보다는 그저 음악활동 10년을 기억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지만, 그의 UCC를 보는 사람이라면 그를 마음껏 응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제 음악을 한 번 들어봐 주세요. 눈물로 음표 하나하나 만들었고, 상처투성이 악기로 온 마음을 다해 노래했습니다.”

“괜찮아, 난 언제나 포기한 적은 없으니까. 내일이면 또다시 일어날 거야…”

누구에게나 지금의 일과 꿈을 있게 한 단초가 있다. 그에겐 너바나(Nirvana)가 그랬다. 피아노로 베토벤소나타와 쇼팽을 치다 블루스에 빠지게 될 즈음 ‘Smells like teen spirit’을 들은 그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이 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코드 진행으로 연주되는데… 와, 이렇게 해도 멋지게 나올 수 있구나 했죠. 그래서 록을 해보자고 뛰어들었어요.”

어느 록 그룹의 인상적인 기타리프 하나에 빠져들어 음악인생이 시작되었다. 고 1때 부터 보컬과 베이스로 활동하면서 하루에 8시간씩 맹연습하던 열정은 대학시절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홍대 앞 클럽에서 100회가 넘도록 공연했고, 노래만 있으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 없는 젊음이었다.

그런 젊음에게 암이 찾아왔다. 놀랄 틈도 없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처음엔 활막성 육종이라는 희귀암으로, 그리고 치료 1년 뒤엔 폐로 전이되어 고통스럽고 긴 항암치료가 그를 눌렀다. “항암치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씩씩하게 버텨내지 않으면 방법이 없었어요. 어깨에 항암제 바늘을 꽂고 푸시업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부서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다시 노래를 만들었다. 아픔의 시간을 이겨왔다는 말보다 ‘버텨왔다고’ 말하는 그의 노랫말 속엔 그가 오롯이 담겨 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고 절망한 순간도 있었지만, 제 노래가 마음을 치유하고 희망이 되길 바래요.”

그에게 투병생활은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 그 시간을 계기로 많은 것이 달라졌기에 오히려 감사하다는 그다. “지금은 예전의 저를 상상할 수가 없어요. 엄청 까탈스러운 완벽주의자였거든요. 예전이면 쉽게 흥분했을 일에도 초연하게 되었고, 마음을 다해 사람들을 대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기뻐요.” 이제는 좀 더 에너지 있는 음악을 하고 싶고, 현재 그런 노래를 준비 중이라는 그는 새롭게 시작된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으냐는 말에 암을 극복하고 여러 번 ‘투르 드 프랑스’를 석권한 랜스 암스트롱 이야기를 꺼냈다.

“그분처럼 살고 싶어요. 재단을 만들어 암환우들을 진심으로 돌보고 있는데… 고통 받지 않고, 버림받지 않고, 기본적인 존엄을 보호받으며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고 싶어요. 이것이 제 미션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병원에서의 무료공연으로 이 미션을 시작하고 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매니지먼트를 잘해줄 수 있는 기획사를 찾는 중이다. 희망이 실낱 같다면 ‘용범의 노래’를 들어보자. 그리고 그의 또 다른 노래가 곧 정규 앨범으로 찾아오니, 두 배로 더 희망을 안아보자.

권용범이 말하는 ‘용범밴드’ 그리고 ‘밤에 달리기’

“‘밤에 달리기’는 항암치료가 끝나고 재활 중일 때, 밤에 양재천을 걷고 달리면서 만든 곡입니다. 10만 원짜리 마이크 프리 앰프, 피아노 팔아 산 신시사이저, 기타로 집에서 혼자 음 만들고 편집하고 녹음도 했지요. 이 노래 만들면서 긴 터널을 나왔다고 생각해요.

‘용범밴드’ 멤버들은 다시 사람을 만나 합주할 수 있을까 주저하던 제게 용기를 준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작년 여름부터 이들과 함께 한 연주는 하나의 치료과정이었고, 그렇게 다시 건반을 치며 공연하면서 다시 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www.yongbeom.net에 오시면 용범밴드의 공연 정보도 있고, 노래도 들으실 수 있어요.” 홍보팀(pr@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