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 마니아 전지혜(미디어 04) 학생

2007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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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혜 학생의


세계와 가장 가까워지는 방법, 여행

여행은 나의 인생! 새내기 때 처음 맞은 여름방학엔 유럽 배낭여행을, 겨울방학엔 인도를 다녀온 데 이어 이듬해 여름방학엔 중국과 내몽고를 다녀왔다. 그것도 모자라 3학년 때는 아예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마련한 단돈 500만 원을 들고 227일 동안 유라시아를 넘나들며 세계화를 몸소 체험했다. 세계를 여행하는 것에 관심이 더 많아졌다는 ‘여행 마니아’ 전지혜 학생(미디어 04)은 세계와 호흡하면서 무엇을 얻었을까?

사실 첫 유럽여행 때만 해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가이드북을 봐도 무슨 소리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인터넷 사이트나 카페를 뒤져봐도 정보는 많은데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지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워낙 겁이 없는 데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은 나는 무작정 비행기 티켓만 끊고 여행을 떠났다. 맨 처음에는 스위스 취리히로 들어갔는데 기차 안에서 스위스 의 어디를 갈지, 무엇을 볼지 가이드북과 지도를 훑어보기 시작하는 식으로 여행을 했다. 사실 이런 식의 여행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로마 콜로세움을 가기 위해 가이드북을 펼쳐보면 역사 교과서 읽는 기분이라 따분하지만 큰 준비 없이 가서 콜로세움 앞에 서 있으면 저절로 그 역사가 궁금해지기 때문에 전혀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위해 준비할 것은 두근거리는 마음과 비행기 티켓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기본 공식대로 유럽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신비로움으로 감탄을 자아낸다는 인도에 가고 싶었다. 겨울방학을 맞아 찾아간 인도는 그야말로 여러모로 매력 덩어리였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Incredible India라는 광고문구가 눈에 확 띄었는데 공항을 나서자 ‘정말 여기가 인도구나, 정말 이것이 여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유럽여행이 교과서적인 여행이라면 인도여행은 괴짜여행 같았다. 아무 버스나 타고 앉아있으면 차장이 차비를 걷으러 와서 어디를 갈 거냐고 묻고 나는 마켓을 가겠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다시 차장은 어느 마켓을 갈 것이냐고 묻고, 나는 대충 아무 마켓이나 갈 거라고 하고 돈을 낸다. 그렇게 목적지도 없이 버스를 타고 가면서 흥미로운 곳이 보이면 무조건 내리는 식으로 여행을 했다. 이런 ‘제멋대로의 여행’은 정작 인도에서 낙타 사파리는 못하고 릭샤꾼 집에 가서 밥을 먹는다거나 하는 장단점이 있었다.

유럽여행과 인도여행을 다녀온 후 2학년 여름방학에는 혼자서 열흘 정도 중국과 내몽고를 다녀왔다. 이때 중국으로 들어가는 교통수단은 비행기가 아닌 배였다. 배는 여행경비를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학생에겐 안성맞춤이다.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꼬박 하루를 가면 베이징과 가까운 도시, 텐진에 도착한다.

중국과 내몽고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난 후에는 색다른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다녀왔던 여행지를 모두 이으면 유라시아 횡단여행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나라는 육로로 다른 나라를 갈 수 없지만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가면 유럽까지는 육로로 이어지고 러시아에서 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정말 현실성 없이 무작정 세계지도를 펴놓고 어디가 육로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면서 루트를 짰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루트대로 유라시아 횡단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나는 227일 동안 총 18개국을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특히 유라시아 대장정에서 이란과 러시아는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란의 라쉬트와 안잘리를 여행하면서 만나 4박 5일을 동고동락했던 알리 아저씨네 가족들에게서는 피부색과 문화는 달라도 인간의 따스함은 같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러시아 여행의 백미였던 7박 8일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열차는 모스크바에서 이르쿠츠크까지 4박 5일, 다시 이르쿠츠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3박 4일을 운행했는데 차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방학마다 떠난 해외여행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세계는 가깝고 지구촌은 하나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나 자신을 살찌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세계화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나는 여행을 통한 세계화를 체험한 셈이다.

여행 중에 만난 어느 분은 세계 사람들 모두가 두루두루 여행을 하면 전쟁은 없어 질 것이라고 했는데 마음에 와 닿는 말이었다. 그만큼 여행은 직접적으로 친밀하게 다른 나라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문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그것이 또한 세계와 가까워지고, 몸소 느끼는 세계인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지름길은 아닐까?



전지혜(미디어 04)
1학년 유럽 23일, 인도 31일, 2학년 중국과 내몽고 11일 그리고 3학년 때는 227일 동안 유라시아를 여행했다. 전지혜 학생은 여행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며 세계인이 되어가고 있는 진정한 여행 마니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