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A학점 목매던 시대는 끝… 이젠 AI 괴짜가 주인공”

2020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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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학점에 매달리는 ‘A형 인재’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AI(인공지능)를 아는 ‘AI형 괴짜 인재’들이 주인공인 시대입니다.”

황준성(66) 숭실대 총장은 7일 ‘숭실 AI 비전 선포식’을 앞두고 본지 인터뷰에서 “이제 AI와 연결되지 않는 대학 교육은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경이 급변했다”며 “전공이 무엇이든 모든 교수와 학생이 AI를 제대로 알고 쓸 수 있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준성 숭실대 총장은“전공이 무엇이든 모든 교수와 학생이 AI(인공지능)를 알고 쓸 수 있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며“교육과정을 AI 중심으로 개편해 모든 학문이 AI로 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황준성 숭실대 총장은“전공이 무엇이든 모든 교수와 학생이 AI(인공지능)를 알고 쓸 수 있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며“교육과정을 AI 중심으로 개편해 모든 학문이 AI로 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올해로 개교 123주년을 맞은 숭실대는 7일 ‘숭실의 모든 학문은 AI로 통한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AI 시대 교육·연구·기업의 미래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 유튜브 등으로 실시간 중계한다.

숭실대는 1970년에 국내 대학 최초로 전자계산학과를 신설했고 1991년에는 인공지능학과를 열었다. 2006년에는 단과대학으로 IT(정보 기술) 대학을 세웠고 내년 9월에는 AI 전문 대학원 해외 분교를 중국 톈진사범대에 열 계획이다.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석·박사를 마친 황준성 총장은 2017년 취임했다.

황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의 ABC(기초)라는 것이 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인데 우리나라 대학은 19세기 강의실에서 20세기 교수가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치는 형편”이라며 “이제 학문·직업·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AI와 연결되지 않고는 생존 자체가 어려워 학교의 모든 DNA를 AI 융합형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숭실의 모든 학문은 AI로 통한다’는 비전을 구현할 두 방법을 제시했다. 하나는 2021학년도 입시부터 80명을 선발하는 AI융합학부를 통해 전문 AI 인력을 키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학과에 전공과 AI를 접목한 융·복합 교육과정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문예창작과는 AI를 이용해 소설을 쓰는 법을 배우고, 법학과는 자율주행차 시대의 법적 문제를 연구하는 식으로 모든 학생이 자기 전공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AI×국문학, AI×철학 등 각 전공과 AI의 융·복합 체계를 갖춰 모든 학문이 AI로 통하게 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숭실대는 내년부터 1학년은 컴퓨터형 사고(思考), AI와 데이터 사회 등의 과목을 교양 필수로 배우고, 2학년 이상은 전공과 융합된 AI 과목을 한 과목 이상 선택해 수강하도록 할 예정이다. 황 총장은 “각 단과대학에 AI 프로그램 디렉터(PD)를 임명해 전공 학과 48곳의 특성에 맞는 AI 융·복합형 과목을 개발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숭실대는 AI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총 3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총장은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1조1000억원을 들여 인공지능 전문 대학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을 때 전율을 느꼈다”며 “우리보다 앞서가는 세계 최고 대학들이 AI에 사활을 거는데 더 이상 주저할 여유가 없다는 절박감에 숭실대의 모든 곳에 AI 혈관이 돌도록 체질을 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융·복합형 창의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 협업(Collaboration) 소통(Communication) 등 ‘4C’를 꼽는다”며 “안타깝게도 초·중·고교를 거쳐 대학에 입학한 학생 상당수는 여전히 틀에 박힌 사고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교육은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많은 돈을 쓰며 대학 입시를 준비하지만 글로벌 인재 경쟁력은 낮은 ‘고비용 저효율’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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