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동문(철학 74) ‘제14회 고산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

2014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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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동문 ‘제14회 고산문학상’ 시 부문 대상

 본교 강형철 동문(철학 74, 사진)이 지난 10월 18일 전남 해남군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4회 고산문학’ 시상식에서 시 부문 대상과 상금 1천만원을 수상했다.

 ‘고산 문학상’은 조선 중기의 뛰어난 문인이자 정치가로 ‘국문학의 비조(鼻祖)’라고 불린 고산(孤山) 윤선도의 문학세계를 기리고자 2011년부터 해남군이 주최하는 문학상이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출간된 시집과 시조집을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강형철 동문은 자신의 4번째 시집인 <환생>으로 금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집 <환생>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매개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노래한 여러 편들의 시들이 실려 있다. (대표작 <환생> 전문 하단 게시)

 한편 강형철 시인은 본교 철학과 학사 및 국문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한국작가회의 상임이사와 문예진흥원(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숭의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

 <환생> 외에도 <해망동 일기>, <야트막한 사랑>, <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다> 등의 시집을 냈으며 평론집으로 <시인의 길 사람의 길>, <발효의 시학>을 출간한 바 있다.

홍보팀 최수진 (pr@ssu.ac.kr)                

     
             <환생>
                                      강형철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오락가락하는 老母
  옛 기억이 되살아나시는지 밥 안치는 일을 자청하신다
  손목 아래로 빚어지는 정겨운 리듬
  썩썩 써스럭, 써-억 써억 썩
  바가지가 요란해진다
  쏟아지는 수돗물이 시원타며 손등이 웃고
  어둑한 집 안의 오후가 환해진다

  어머니 일흔아홉이니
  쌀 씻어 밥 안치는 일은 칠십 년은 됐으리라
  짚풀은 부지깽이로 아궁이에 넣어 지피고
  한참 후엔 전기밥통에 쌀 씻어 안쳤으리라

  식구들의 사발에 깨끼밥도 푸고
  때로 고봉밥 꾹꾹 눌러 폈으리라
  떨어지는 밥알은 손으로 주워드시면서

  “엄니, 다시 시집가도 되겠네, 쌀 씻는 소리 들응게”
  “야 좀 봐라, 못 허는 소리가 없네, 떼-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