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재 숭실대 총장이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총장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총장은 “초혁신을 통해 숭실을 리부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형 기자
숭실대는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 1969 년 국내 대학 최초로 컴퓨터 교육을 시작했고 91년에는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다. 90년대는 AI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시기였다. 이후 96년 정보과학대학에 이어 2005년 IT대학을 신설한 것도 국내 대학 중 숭실대가 처음이었다.
이달 취임한 이윤재 숭실대 총장은 26일 숭실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초혁신’을 통해 숭실을 ‘리부팅’할 때”라며 “AI 분야에서도 숭실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 특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숭실대는 각 학과에 흩어져 있는 AI 연구를 한데 모아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AI 혁신대학’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총장은 “기독교적 가치관 위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년 임기 첫발을 뗐는데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진리와 봉사, 그리고 기독교 가치관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숭실대의 미션이다. 우선 이것을 잘 계승해 발전시킬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숭실대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였던 IT 분야를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발굴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역점을 두고 싶다.”
-교무처장, 학생처장 등 학내 보직뿐 아니라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한국기독교경제학회장 등 다양한 이력이 있다.
“학교 내 보직을 맡으면서 조직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학교 밖 여러 활동을 통해 소중한 인적 자산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학교를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취임사에서 ‘기독교 정체성 강화’를 언급했다.
“지금 시대에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공감하는 인재, 조직에 잘 적응하는 인재, 윤리적인 인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그 기반이 모두 성경이다.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기독교 가치관을 강화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숭실대 학생들이 차별화될 수 있다고 본다.”
-기독교 정체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는지.
“먼저 채플 제도에 변화를 주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전통적인 집단채플 강사진에 변화를 주고, 전임 총장 때 시작된 ‘소그룹 채플’의 질적인 개선 방안도 찾고 있다. 또 올해 가을학기부터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인턴 채플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교회 청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전공과목과 기독교를 접목하는 과목 신설도 독려할 생각이다. 경제학과 교수일 때 ‘성경과 경제학’ 수업을 개설했는데 학생들 반응이 좋았다.”
-취업률과 취업 안정성을 의미하는 유지취업률이 모두 상위권이다.
“숭실대는 학생 취업을 위해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고용노동부 대학일자리플러스 사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 진로 영역별로 다양한 전문가를 모시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수십 년간 숭실대 출신이 쌓은 평판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숭실대 출신은 정직하고, 성실하며 취업 후 이탈률도 낮다고 들었다.”
-AI 분야에 강한 숭실대의 명성을 이어갈 복안이 있는지.
“단과대별로 흩어져 있는 AI 교과목을 한데 모아서 AI 혁신대학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단과대를 만들면 커리큘럼 등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숭실대가 잘할 수 있는 AI 틈새시장을 발굴하려 한다. 가령 보안 분야, 소프트웨어 분야, 데이터 활용 분야 등이 있다. 모든 분야에서 AI가 활용되는 시대에 우리가 진짜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서 특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여러 기업과의 협력 성과가 눈에 띈다.
“먼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전문 인력들을 겸임 교수로 10여명 확보해 학생 현장 교육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는 채용 연계형 학과인 ‘정보보호학과’를 지난해 신설해 보안 분야에 특화된 전문 인재를 양성 중이다. 또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안전융합대학원 내 ‘첨단융합안전공학과’를 개설해 산업안전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연구지원제도와 학사제도 개혁 방향이 궁금하다.
“연구지원제도와 관련해서는 양보다 질적 지원에 치중하려고 한다. 해외 논문 비중을 높이고, 산학협력 참여 교수에 인센티브를 더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른바 ‘스타교수’를 발굴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학사제도개편과 관련해서는 ‘3학기제’ 도입을 추진하려 한다. 특정 전공에 대한 학생 선호도가 쏠리면, 현행 2학기 제도하에서는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수업을 듣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올해 자유전공학부 학생 439명이 입학하는데, 이들이 전공을 선택하는 내년에 3학기제를 시범 운영하려고 구상 중이다.”
-대학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재정 감소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려면 결국 비등록금 분야에서 재원을 확보할 방법을 발굴할 수밖에 없다. 먼저 교회와 협력해 기독교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대학원에도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고, 고급 인력을 기업 채용과 연계하면 외국인 학생과 기업 모두에 ‘윈윈’이 될 수 있다. 국가의 공적 지원 확대도 중요하다.”
홍보팀(pr@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