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 의원 특강, “한국경제, 여기까지인가?”
본교와 서울경제신문이 함께 진행하는 ‘시장경제와 기업윤리’ 과목의 여덟 번째 강연자인 나성린 국회의원(부산진구 갑,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이 지난 8일 벤처관 309호에서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이라는 주제로 특강했다.
이날 나성린 의원은 “한국은 지금까지 잘 살아왔지만 이런 상황이 앞으로 지속될 것인가는 의문이다”라고 화두를 던지며 한국경제의 상황을 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한국 경제, 지금까지는 좋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
“요즘 여기까지인가? 라는 화두를 많이 던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은 인구에 비해 영토가 좁고 남북 분단 이래 국방비 지출이 많았지만 현재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됐을뿐만 아니라 특히 한국 문화는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지속될 것인가, 과연 선진국 반열에 올라 설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비관적입니다. 이에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위해 여기까지는 잘 왔는데 앞으로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물론 이를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 상태라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경제의 상황 3가지 :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출산율이 떨어지고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70년대 이후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OECD 중장기 성장률 전망을 봐도 밝지 않습니다. WEF(World Economy Forum)에서 발표한 국제경쟁력 평가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는 지난 4-50년간 엉망이었습니다. 정치가 경제 발목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경제가 성장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업들이 잘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들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몇 해 전만 해도 세계 1등 상품이 200개 이상 있었는데, 지금은 다 따라잡히고 있습니다. 기업들 영업이익률도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금융위기 때 5.7%였는데, 2013년엔 4.3%였습니다. 대기업 수출증가율은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역시 심각한 상황입니다. 현재 출산율 세계 꼴찌가 한국입니다. 인구가 유지되려면 부부가 2명은 낳아야 현재의 인구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출산율은 꼴찌 수준입니다. 한편, 고령화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추세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중진국 수준에서 발생하는 급속한 고령화. 심각한 문제입니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 인구는 줄어들고, 고령화로 복지혜택 받는 노인인구만 늘어납니다. 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전 국민적으로 심각하다는 의식이 별로 없습니다. 세금 내는 사람이 줄어들면 1인당 세금 부담은 굉장히 높아집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조세부담이 높아지면, 투자가 줄어들고, 소비도 줄어들게 되어 경제가 침체되고, 악순환이 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을 높여 난관을 극복하자!
잠재성장률 높이려면 사람의 양, 사람의 질, 자본의 양, 자본의 질을 높여야…
“잠재성장률은 고정변수가 아닙니다. 우리가 노력하면 올릴 수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요소는 4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사람의 양. 일하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둘째, 사람의 질. 인적자본이 좋아야합니다. 셋째, 자본의 양. 투자할 자본이 있어야합니다. 넷째, 자본의 질. 생산성입니다. 위 4가지 요소가 높아야 잠재성장률이 증가합니다”
사람의 양 : 일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출산율증가와 이민정책!
“사람의 양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요? 출산율을 높여야합니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저출산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데 교육비, 주거비 등이 많이 드니까 애를 낳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런 비용을 줄여 줘야합니다. 정부에서도 의무교육, 반 값 등록금, 임대주택도 계속 짓고, 의료비도 본인 부담금 낮추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막대한 돈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정부에서 한다고는 하는데 큰 효과가 없습니다. 물론, 하던 정책은 계속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제가 성장할 시기에는 경제상황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했습니다. 둘이서 열심히 하면 나중에 조그만 집하나 마련할 수 있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훨씬 잘 삼에도 불구하고 그 때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습니다.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더 나아질 것이라는 비전을 보여줘야 합니다”
사람의 질 : 인적자본이 좋아야합니다! 엘리트 교육! 수도권과 차별화된 지방의 교육정책
“사람의 질. 휴먼 캐피탈(Human Capital:인적 자본). 우리나라가 세게 10대 경제대국으로 일어난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입니다. 천연자원도 없고, 국방비 많이 나가고, 남북 갈등이 있는데 어떻게 10대 경제대국이 되었습니까. 사람들 수준이 높고, 교육해서 이렇게 왔습니다”
“앞으로도 사람들 수준이 높고, 노동생산성이 높아야 하는데 더 이상 노동생산성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증가하더라도 굉장히 천천히 증가하고 오히려 후퇴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에 이념갈등이 있습니다. ‘수월성’이냐 ‘형평성’이냐! 열심히 하는 것은 국민들이 아직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점점 수준이 떨어집니다. 질이 떨어집니다. 우리나라는 교육의 형평성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합니다. 결국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형평성이 아닌 수월성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서 다른 나라를 이길 수 있습니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다른 나라가 가지고 있지 않는 창의적 물품을 만든 것은 그 분야의 엘리트들이었습니다”
“그러면 그 엘리트들을 키울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것에 굉장한 반감이 있습니다.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평준화시대입니다. 그런데 수도권은 평준화해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지방만큼은 평준화해서는 안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은 완전히 죽어있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격차가 굉장히 심합니다. 지방은 조금 다른 제도를 도입했어야 합니다. 기업들이 지방으로 안 가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지방에 인재들이 없습니다. 교육의 질을 높여야합니다”
자본의 양 : 투자할 자본이 있어야 한다!
“자본의 양. 지금은 사람들이 저축을 하지 않습니다. 자본이 생겨야 저축하지 않겠습니까. 국내 투자 자금이 부족하면 외국 투자 유치하면 됩니다. 그런데 외국 투자 자본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노사관계도 복잡하고 모든 것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중국이나 아일랜드의 사례를 보면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급성장을 했습니다”
“저는 외국 자본, 혹은 ‘한국 기업들 유턴하자!’고 말합니다. 외국에 나간 한국 기업들을 다시 한국으로 들여오자는 이야기입니다. 베트남에 나가있는 삼성전자 공장. 해외에 나가있는 현대자동차 공장. 한국으로 들어오면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자연스럽게 국민의 소득이 생기고, 자본이 증가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습니다”
자본의 질 : 신 성장 산업! 창조경제!
“자본의 질. 즉,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R&D(연구 개발)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업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자는 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 말한 창조경제입니다. 물론 지지부진해서 비판도 많이 받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모방의 경제였습니다. 선진국의 새로운 제품을 빨리 모방해서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게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이제는 모방만 해서는 중국이나 인도를 도저히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선진국처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합니다. 그게 창조경제의 요체입니다”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원천기술은 투자하면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10년은 걸립니다. 그렇다고 안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해놓아야 5-6년 뒤 성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창조경제에 대한 비판과도 많지만 새로운 신 성장 산업을 만들어야 합니다”
강연을 맺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정부나 정책, 국회에서 이런 것들을 해결해야할 것입니다. 물론, 제 말이 100%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앞으로 경제에 대해서 논할 때는 제가 말씀드린 것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당부해달라고 부탁 하자 “하고 싶은 것 하세요! 저는 서울대 철학과에서 경제학과로 과를 바꿨습니다. 졸업이 2년 늦어졌습니다. 해군 장교로 군복무를 했습니다. 남들보다 전역이 더 늦어졌습니다. 유학까지 다녀왔습니다. 모든 것이 늦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확실히 2-30대에는 주변 친구들에 비해 늦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라고 조언을 하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을 들은 경제학과 4학년 전동열 학생은 “매주 각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가진 인사들이 나와 자기 입장을 말해주는 것이 상당히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정책자문위원장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보팀 학생기자 김하람 (사회복지학부 4학년, ilsnk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