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섬김의 성자 故 한경직 목사 기념강연회

2014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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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섬김의 성자 故 한경직 목사 기념강연회
원불교·불교·천도교·성공회·카톨릭 등 주요 종교지도자들 강연자로 참석

 한경직(1902~2000) 목사 제14주기(4월 19일)와 숭실대 서울재건 60주년을 맞아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숭실대가 주관한 기념강연회 ‘교회와 민족의 지도자 한경직 목사’가 9일 오후 한경직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발표자로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고신대 석좌교수) 등 개신교 원로 뿐 아니라 이성택 원로교무(전 원불교 교정원장, 전 원광대학 이사장), 박남수 선도사(천도교 교령), 박경조 주교(나눔평화재단 이사장, 전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 정토회 지도법사), 김홍진 신부(쑥고개 성당 주임) 등 불교, 원불교, 천도교, 성공회, 카톨릭 등 국내 타종교 주요 지도자들이 함께 참여해 한경직 목사의 생애와 가르침을 회고하고 종교의 경계를 넘은 존경과 공경의 마음을 전달하였다.

 강연의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손봉호 교수는 ‘탐심이 없는 지도자’로 한 목사를 기억하며 “한국 개신교가 사회의 신뢰를 상실한 중요 원인은 하나님의 영광, 사랑, 희생 같은 기독교적 가치보다 돈, 명예, 권력 같은 세속적 가치를 더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만약 이럴 때에 한경직 목사가 살아계셨더라면 한국 기독교는 이렇게 처참한 상황에 놓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계속해 “살아 계셨을 때보다 오히려 지금 그의 위치와 역할이 훨씬 소중하게 느껴지고, 종교 공동체에 훌륭한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며 “불행히도 지금의 한국교회는 한경직 목사와 같은 지도자를 갖지 못하고, 그것이 한국교회가 처한 비극적 상황의 가장 중요한 모습이 아닌가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물론 한경직 목사는 높은 지적능력과 좋은 교육, 지도자적 자질을 갖추었으나 그런 능력과 배경만으로 그가 누렸던 영적 권위와 존경의 이유를 다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성경이 요구하는 신앙적 인격을 갖추었다는 점이며 특히 바울 사도가 ‘우상숭배’라고 경고한 (엡5:5, 골3:5) ‘탐심’의 노예가 되지 않았던 것이 결정적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단에 선 이성택 원로교무는 “나는 생전 한경직 목사님을 직접 뵌 적은 없었으나 지금까지 성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웃 종교 성직자이신 한 목사님을 늘 마음에 두고 살아온 것은 사실”이라며 “비록 같은 종교에 종사하지는 않았지만 그분의 종교 활동은 늘 우리들의 귀감이 되었고 닮고 싶은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원로교무는 또 “목사님은 신의주 보린원을 시작으로 아동복지에서 노인복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을 역임하며 나눔을 직접 실천하셨다”며 “종교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부분이 많은데 특히 한 목사님은 기독교만이 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하셨다. 이러한 나눔 실천으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타파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신 목회자라 하겠다”고 평가했다.

 세 번째 발표를 맡은 박남수 교령은 ‘체험과 수양, 사람, 시련’이란 세 가지 키워드로 한 목사의 삶과 가르침을 정리했다. 먼저 한 목사의 ‘체험과 수양’에 대해 설명하며 “목사님은 신앙의 궁극적 대상인 절대자와 만나고 그분의 말씀을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배움의 길을 확장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수행자의 길을 걸었다”고 했다.

 ‘사람’에 대해서는 “삶의 전반기에 그가 종교인으로서 만난 한 분 한 분의 은혜가 그를 목회자의 길로 인도했고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전역에서 은혜로운 사역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며 “한 사람의 신앙 혹은 이 세상에서 경건한 신앙을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목사님의 생애를 들여다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련’을 언급하며 “목사님은 시련 속에 예비된 신의 섭리를 읽고 의연하게 대처하며 성공의 길을 갔다. 시련을 시련으로만 받아들이고 굴복해 불의와 타협하거나 하늘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박경조 주교는 ‘나의 부족함을 돌아보며 울게 하는 한경직 목사님의 생애’를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우리에게 내재한 빛과 그림자를 모두 직시하고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그것을 폭로할 수 있는 용기가 중요하다”며 “그럴 때 어두움은 더 성숙한 모습으로 통합되고 변화되는 것인데 목사님은 그 누구보다 철저하게 자신 안에 있는 어두움과 죄악을 깨닫고 용기 있게 하나님 앞에 내놓고 기도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눈 속 들보를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의 힘으로는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깨닫고 주님께로 돌아서는 신앙의 길, 이 점이 바로 한경직 목사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위대함”이라며 “목사님의 설교가 큰 감화를 주었던 것은 이렇게 삶 속에서 우러난 깊은 깨달음과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주교는 “야망을 가슴에 품고 공부하던 젊은 청년이 마침내 크고도 넓은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에 이르는 위대한 신앙인의 삶을 보여주셨다”고 한 뒤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큰 은혜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가는 한 인간의 위대한 삶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금 진정한 소망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강연 예정이었으나 사정상 아쉽게 참석 못한 송월주 스님(전 조계종 총무원장, 금산사 조실, 영화사 조실)은 별도의 원고 ‘목회자 한경직, 참회와 기도의 지도자’를 통해 “한경직 목사님은 한국 기독교사의 거목이다. 장로교 목사로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영락교회를 일구고, 나라 전역에 예수님의 사랑을 꽃피웠다”며 “무엇보다 교육과 사회복지사업에 매진하며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다시 일으켜 세운 생애는,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목회자이자 설교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재능이 뛰어나거나 학식이 높아서만은 아니며 치열한 자기부정과 희생의 과정 속에서 그리스도의 종이자 백성의 종이 됨으로써 참다운 인간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간 한경직의 진면목은 참회와 회개, 기도와 눈물에서 드러난다”고 하며 “평생토록 죄를 고백하고 뉘우치며, 자신의 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죄까지도 자신이 짊어지는 길을 걸었다. 사람들이 자기를 높일 때마다 자기는 부족한 죄인이라며 거듭해서 자신을 낮췄다. 그의 고백은 형식적인 고백이 아니라 영혼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고백이었다. 참회와 회개를 통해 한경직 목사님은 죄인에서 진정한 의인(義人)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만든 셈”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본 강연에 대한 응답자로 참석해 연단에 오른 법륜 스님은 “어떤 종교이든지 교주 뿐 아니라 늘 귀감이 되는 분들이 있다. 이차돈 순교자, 원효대사, 평생 독립운동하신 백은성 스님, 검소하게 사신 성철, 법정 스님,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들을 사람들은 모범으로 따르고 삶에 있어 하나의 기준이 되어 주신다”고 말문을 열며 “개신교는 100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 이런 자기희생의 귀감이 되거나 국민적 존경을 받을 분들이 아직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나 한경직 목사님 같은 분이 없다면 어떻게 개신교의 자랑을 삼을 수 있겠는가? 자기 수양의 모범이 되신 목사님으로부터 불교인이자 종교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형교회가 되고 인기가 생기고 재물이 넘치면 누구나 다 교만하기 쉬운데 종교인으로서 청빈한 삶을 끝까지 유지하였다는 점, 화장지 하나도 나눠 쓰는 청빈함과 겸손함, 만 가지 말보다 행실로 보여주신 것, 기독교가 물량주의에 빠지듯 우리 불교도 똑같이 출가의 정신은 온데 없고 물량주의 휩쓰는 이 시대에 새삼 존경스러운 가르침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또한 “여러 귀한 신앙체험, 인생체험도 하시고 가난한 이를 도우셨고, 성인의 길을 가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다 보니 흠이 있었다는 점, 그 흠을 인정하고 밝히는 정직함이 그를 더욱 위대한 인물로 만든 점” 등을 언급하며 “보통 흠을 남기게 되면 덮으려 하고 유명한 이들일수록 더 그렇기에 화합이 안되는 우리를 보며 한 목사님처럼 솔직히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 교회를 위해 일을 하시니 흠이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그 흠으로 그가 더 빛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끝으로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을 발표를 통해 들으면서 개신교에도 이렇게 존경받을 지도자가 있음에 감사했다”며 "우리 사회가 다 함께 지도자로 모시고 갈 수 있도록 기념사업회에서 목사님을 더욱 알리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계속된 응답에서 김홍진 신부는 “한경직 목사님의 삶의 여정은 개신교 신도들 뿐만 아니라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기로 남아 있다”며 “목사님의 말씀과 삶은 이 혼탁한 시대에 맑은 청정수였으며 정신을 크게 깨우치는 죽비였다. 수많은 종교인들이 종파를 초월해 목사님의 삶을 거울로 삼아 정진하는 것이 바로 그 증거라 하겠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큰 어른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한경직 목사님은 우리에게 시공을 초월한 큰 스승으로 남아 계신다. 그러기에 많은 종교인들이 목사님의 삶을 본받으면서 이 사회를 더욱 올바르고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뒤이어 본교 한헌수 총장은 “여러 종교계의 지도자들을 모시고 한경직 목사님을 기념하는 강좌를 숭실에서 개최하게 되어 영광이다. 오늘 귀한 말씀 들려주신 발표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전하며 “세계 평화와 선교를 위해 큰 업적을 남기신 세계적 인물 한경직 목사님이 오늘 이 자리에 살아계신다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사랑과 평화로 우리 민족의 통일을 이루라 하실 것이다. 그래서 숭실은 목사님을 닮고 목사님을 따라 살아가는 학생들로 교육하고 길러내는데 진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연회는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이사)의 사회로 교회 예배 형식을 따라 강벽훈 목사(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재단이사장,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이사)의 기도, 이철신 목사(영락교회 담임,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인사로 시작했고, 발표와 응답 순서 후 김은섭 목사(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연구목사)가 광고하고 림인식 목사(노량진교회 원로, 전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이사장)가 축도한 뒤 모든 참석자들이 ‘평화의 기도’를 합창하며 마무리됐다.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념의 대립, 세대간 갈등,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는 양극화의 시대에 평생을 ‘사랑과 섬김’으로 화합과 연합을 주창하여 나라 사랑, 겨레 사랑의 외길을 올곧게 걸어간 고 한경직 목사의 뜻이 오늘날에 계승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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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팀 (pr@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