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않고 계속해서 두드린다, 경량 안전손수레 제작 김민석 학우(기계 17)

2021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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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절반이 지나고 캠퍼스는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 숭실의 이름을 드높일 수 있는 자랑스러운 성과를 낸 주인공이 있다고 해서 만나봤다.

숭실의 ‘인게이지드러닝’ 수업에서 제안한 경량 안전 손수레 아이템이 마포구청에서 받아들여져 마포구청장으로부터 모범구민 표창장을 수여받은 기계공학부 17학번 김민석 학우가 그 주인공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여러 가지 방향으로 가능성을 두드리는 김민석 학우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게이지드러닝 수업은 전공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강의실 밖에서 접하는 다양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수업 활동의 결과물로 도출하는 숭실대학교의 수업 모델이다. 이를 수강한 학생들은 자신이 배운 전공지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등 다양한 성과들을 나타내고 있다.

 

안녕하세요. 먼저 마포구청 표창장 수여를 축하드립니다. 숭실인을 대표하여 굉장히 자랑스럽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에 재학 중인 17학번 김민석입니다. 이번에 ‘인게이지드러닝’ 수업에서 경량 안전 손수레 아이디어를 마포구청에 제안하였고, 구청으로부터 모범구민 표창을 받게 되었습니다.

1학년 때 전공이 융합특성화자율전공학부라고 들었습니다. 2학년이 되면서 기계공학부를 전공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17학번인 제가 바로 ‘융합특성화자율전공학부’ 첫 기수였습니다. 1학년을 마친 후 동기 대부분이 컴퓨터공학 쪽으로 많이 가더라고요. 사실 많이 생각하지 않고 동기들 따라서 컴퓨터공학 전공해볼까 하다가, 그 때 한창 유행이었던 아이언맨을 보고 푹 빠져있었을때가 기계공학부가 더 끌리더라고요. (웃음) 멋있는 아이언맨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기계공학부를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네요.

 

안전 손수레를 제안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기계공학을 공부하면서 저의 로망은 아이언맨처럼 뭔가 멋있게 척척 만드는 엔지니어였어요.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수학, 물리만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전공에 회의가 오기도 했고 지루해서 ‘과연 졸업해서도 이 지식을 써먹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했습니다. 그러던 중 2 학년 1학기에 들었던 전산기계제도 수업에서 인게이지드러닝 과제를 받았어요. 교수님께서는 그 과제를 통해 그간 배웠던 지식을 활용해서 사화에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해결해보는 방법을 고안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엄청 대단한 것이 아니라 간단한 것이라도 좋으니, 편안하게 도전해보라고 과제를 내주셔서 여러가지 아이템을 고민해보고 시도도 해보았지만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서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중에 창밖을 봤는데, 어르신 한 분이 리어카에 종이 박스를 가득 싣고 가시는 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잘 가시다가 길에 있는 방지 턱을 못 넘으시는 걸 봤어요. 순간 나가서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나가서 도와드리고 칭찬받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걸 아이디어로 제시해볼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 유튜브 프로그램 ‘워크맨’이 완전 유행할 때였는데, 마침 이 프로그램에서도 김민아님이 리어카로 마포구 연남동에서 고물상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리어카가 너무 불편하다고 하시는 거에요! 그 때 더 확신이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하셨던 분들만 불편하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니구나! 개선해봐야겠다! 그 이후 바로 마포구청장님께 페이스북 메시지와 제안서를 함께 보냈습니다. ‘제가 이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관심 한번 가져주세요!’라고요.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그로부터 며칠 뒤, 구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 때부터 저도 탄력 받아서 적극적으로 교수님들 찾아 뵙고 피드백 받으면서 과제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제안한 경량 안전 손수레의 간략한 설명 및 원리를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특별한 점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처음에 리어카 제작할 때 너무 어려웠어요. 설계를 해본 적도 없고 사실 2학년 1학기때라제가 느끼기엔 뭘 엄청 배운 것도 없었다고 생각했구요…(웃음)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3D캐드 수업을 들어 둔 덕분에 제가 생각한 걸 표현할 수 있긴 했었어요. 리어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검색도 많이 해보고 교수님께 피드백도 받고 했습니다. 바퀴를 추가해서 수평을 맞추고 제동 페달을 설치해서 비탈길에서 안전 운전이 가능하게도 했구요. 제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바로 손잡이인데, 사람마다 적정한 높이가 다르다 보니까 리어카를 움직일 때 힘이 많이 들더라고요. 허리에도 무리가 가고… 리어카를 쓰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편함 역시도 이 손잡이였고, 손잡이 부분에 힌지를 추가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보완을 했습니다. 또한 리어카를 구성하는 자재를 선정할 때에도, 최대한 강도가 강하고 저렴하게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본인이 제안한 손수레 아이디어가 마포구청에서 채택되어 지원되고 정책에 반영되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처음에 답장이 왔을 때는 ‘진짜 반영되는 건가? 정말 내 아이디어를 반영하실건가?’ 의아했어요. 그런데 진짜 받아들여졌더라고요. 자신감도 얻었지만, 제가 가진 지식의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전공지식 보다는 무모한 열정이 가득 했던 것 같아요. 이 경험을 계기로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폭 넓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겠다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수업 이외에도 다른 학교 활동을 하고 있으신가요?

1학년 때 교내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를 갔다 왔었는데 처음으로 했던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에 대해서 급격히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험이 이번 경량 손수레 제작에 내적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앞선 경험을 통해 부족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현재 컴퓨터학부 학생에게 코딩 관련 튜터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코로나로 힘들어 하시는 소상공인분들을 위해서 스타트업 회사에서 ‘소상공인 살리기 회복 프로젝트’라는 명칭 하에 스토리와 가게를 매칭해주는 ‘심리 테스트’를 개발하는 대외활동도 했습니다. 각 가게에서 파는 메뉴들과 심리 테스트에서 나오는 결과를 매칭해서 테스트 참여자들에게 적정한 가게를 알려주는, 그래서 결국 그 가게를 홍보하는 일을 진행했었습니다.

지금은 롯데 장학 재단에서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지역아동센터에서 중학생 친구들에게 멘토링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KETI (한국 전자 기술원)에서 자율 주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정제, 수집, 처리하는 AI 빅데이터 수집, 가공 전문 인력 일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전공지식을 활용하여 해결하고 싶은,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작년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지만, 제가 정말 부족한 것을 너무 많이 느꼈습니다. 현재 여러가지 대외활동과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늘 항상 기초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문제를 해결해서 결과물을 내는 과정도 좋지만, 이제는 저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주어진 학업의 깊이를 더하고, 학업의 스펙트럼 또한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요. 그래서 2학기부터는 보다 학업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숭실에서의 인게이지드러닝 수업이 실질적인 도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점이 장점이라고 느껴지시는지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점이 있을까요?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 보세요. 전공 지식도 없었는데 이런 성과를 맛볼 수 있게 해줬잖아요?(웃음) 이 사실 만으로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기계공학을 전공하면서 ‘이걸 어디에 써먹나, 이걸 왜 공부해야하나’하는 회의가 들었다고 했잖아요? 분명 저 같이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거에요… 내가 생각한 전공은 이게 아닌데 왜 맨날 수학, 물리만 공부하고 있는건지, 고등학교 공부의 연속선상에 있는 건 아닌지… 다른 과 학생들은 코딩에 디자인에 멋있는 거 참 많이 하던데, 왜 나는 여전히 제자리인 것만 같은지… 그런 생각이 드는 학생이라면 인게이지드러닝 수업을 통해 생각해보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도전해볼 수 있을 거에요.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방향을 설정해서 목표를 잡고 공부를 해 나가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깨닫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인게이지드러닝 수업을 실질적으로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나요?(웃음) 깨달음을 얻음과 동시에 성과까지 낼 수 있는 수업이기 때문에 전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아쉬운 점이라면, 이 수업의 과정 중에 끊임없이 생기는 전공 지식에 대한 갈증이에요. 이 점은 인게이지드러닝 수업에 대한 아쉬운 점이라기 보다는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저에 대한 아쉬움이겠네요!

 

학교와 관련된 질문을 좀 더 드리고 싶습니다! 기계공학부 학생이신데, 제안하신 내용에 학부 공부가 도움이 되었나요? 도움이 되었다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인게이지드러닝 과제를 할 때 2학년 1학기였는데, 그 때까지 배웠던 것 중 ‘캐드’가 정말큰 도움이 되었어요. ‘캐드’는 생각이 현실화되게끔 도와주는 툴이기 때문에 제가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좀 더 깊게 공부하고 실습해 볼 생각이에요.

 

학우님께 ‘숭실’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숭실은 저에게 ‘새로움의 기회’입니다. 전 남들보다 조금 늦게 대학에 왔습니다. 23살에 입학했거든요.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에 늘 주눅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1학년 때 떠났던 교내 해외봉사부터 작년에 인게이지드러닝 수업까지, 모든 경험이 저에겐 새로웠고 기회였습니다. 숭실은 제가 해보지 않았던 것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그 발판을 걸어가는 과정속에서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자신감과 좋은 사람들까지 만날 수 있는 인연을 만들어주는 정말 고마운 ‘새로움의 기회’입니다.

 

학우님의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현재는 운 좋게 좋은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일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내면의 동기부여를 다시 쌓고, ‘기계공학’만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융합하기 좋은 분야를 찾아서 좀 더 깊은 학업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우님처럼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하는 숭실 후배 및 그 외 모든 숭실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도 많이 두드려 보세요! 저도 페이스북 메시지를 구청장님에게 보낼 때 이게 될까? 일개 대학생이 보내는 것에 답장을 해주실까? 의아했지만 막상 두드려보니 정말 연락이 오기도 하더라고요. 사실 이게 첫 두드림은 아니었습니다. 도움을 얻으려고 여기저기 정말 많이 시도했었어요. 대부분 실패했지만, 그래도 결국 이렇게 좋은 기회도 얻고 더불어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잘나거나 특출한 사람에게 기회가 오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통해 특별해지거나 특출해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 기회를 얻기 위해 가만히 있지 않고 열심히 지치지 않고 두드릴 수 있는 숭실인들이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저 또한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습니다!

 

 


 

[ 인터뷰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11기 양진황(건축학부 17학번) ]
[ 카드뉴스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11기 이예담(독어독문학과 20학번) ]
[ 촬영/영상 제작 : 학생기자단 PRESSU(프레슈) 11기 박예슬(언론홍보학과 19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