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뮤지션’의 더 넓은 꿈을 향한 디딤돌, ‘프로튜어먼트’

2013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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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뮤지션’의 더 넓은 꿈을 향한 디딤돌, ‘프로튜어먼트’

가치 있는 뮤지션 발굴로 세상을 이롭게

공연무대 연결해 배고픈 아티스트의 생계 사업 지원

 

[인터뷰: 최한나 홍보팀 학생기자(기독교 09), skyviki@naver.com]

이번에 만나본 청년들은 소위 잘나가는 젊은 창업가에게서 느껴지는 위풍당당함 보다는, 어딘가 오래 지지하고 싶은 느낌이 전해지는 사람들이다. 제 밥그릇 챙기기도 여의치 않은 세상에서, 남의 밥그릇을 챙기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니 그럴 수밖에. 가난한 아티스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만든 ‘프로튜어먼트’가 바로 남의 밥그릇 챙기기다. 최근 SBS에서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 의 우승팀인 ‘악동뮤지션’이 이들의 협력 아티스트인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한 ‘프로튜어먼트’. 공연을 몇 시간 앞 둔, 복작한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나봤다.

‘프로튜어먼트(Proteurment)’?

‘프로튜어먼트’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 아마추어(Amateur), 매니지먼트(Management)의 합성어로, 프로를 지향하는 아마추어 뮤지션들의 성장을 돕는 스타트 업(Start-up) 기업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라’는 믿음을 따라 나선 가난한 음악가들에게 그 믿음을 지켜주는 것이 ‘프로튜어먼트’의 역할.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며, 공연 수익의 상당부분은 아티스트에게 돌아가게끔 한다. 불안정한 수익 구조로 인해 음악 활동을 제약 받는 아티스트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이 곳의 초점은 확실하다. “사업의 시작은 ‘음악으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에요. 아티스트들이 음악으로 악기를 사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끔 하자는 것이었죠.”

아마추어 뮤지션 지원하는 ‘프로튜어먼트’

‘프로튜어먼트’는 고용노동부 주관의 창조캠퍼스 사업에 선정된 숭실대 팀으로 처음 시작됐다. 공동대표 송준호(인천대)군이, 몇 년 전부터 해오던, 아마추어 음악가를 섭외해 꾸민 오픈행사 기획을 발전시켜 최인구(숭실대 컴퓨터학부)군과 함께 창업에 도전한 것이다. 음악가는 배고픈 직업이라고 생각해 음악의 꿈을 포기한 송군이 느낀 이러한 문제 의식이 ‘프로튜어먼트’를 탄생하게 했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음악가의 꿈을 포기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은 곧 ‘프로튜어먼트’의 동력이 됐다. 이렇게 두 명이서 먼저 팀을 꾸린 뒤, 최인구 학생과 대외활동의 인연이 있는 이석호(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군, 창업 공고문을 보고 지원한 박이슬(숭실대 컴퓨터학부)양이 함께했다. 4명이 함께 창조캠퍼스 사업을 시작하고 한 달 뒤, 음악컨텐츠사업의 전문성을 살려야할 필요를 느껴 음악 레이블을 설립한 강명빈(관동대)군을 영입했다. “전공은 영어교육이지만, 영화, 연극을 공부했었죠. 군대에서 몸이 아팠던 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그것이 영화인지 다른 무엇인지 고민했는데, 음악이란 걸 깨닫고 음악 공부를 시작했죠.(강명빈)”

아티스트와 ‘계약’아닌 ‘협력’관계 맺어 … 꾸준한 수익 모델 고민 중

앞에서 말했듯, ‘프로튜어먼트’는 하나의 ‘스타트 업’ 기업이다. “이 곳은 디딤돌이에요.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음악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획사를 만나기까지 머무르는 과정을 돕는 것이죠.” 이를 위해선 공연수익의 상당부분을 아티스트에게 양보하기도 한다는 이들은, 때문에 아티스트와의 관계를 ‘계약’이 아닌 ‘협력’으로 부르고 있다. “사업을 운영하며 얻는 수익 중 하나는 아티스트에게 공연 무대를 마련해주며 얻는 중계비가 있어요. 하지만 그 금액이 크지 않죠. 그래서 중계비 배분에 있어서도 아티스트에게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배분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아티스트를 배려하는 이런 착한 구조를 이어가기 위해선, 어떤 내부적인 수익 모델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요즘 이들의 주된 고민이다. 우선은 기업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통한 수익이 있다. 지난 해, SK 와이번스와 연계해 경기가 끝난 후 문학경기장에서 청년콘서트를 연 프로튜어먼트. 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온라인 악기 유통회사 ‘스쿨 뮤직’의 요청으로 CF촬영을 맡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국 창업 동아리 리그대회에서 쌓은 네트워크도 저희의 운영에 크고 작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음악이 필요한 팀에게 저희가 음악을 제작해주면, 나중에 저희는 앨범 자켓 디자인 도움을 받는 거죠. 상부상조하면서요.”

교가 작곡, 재능 기부통한 사회 공헌 지향

얼마 전, ‘프로튜어먼트’는 새로 개교하는 초등학교의 교가를 작곡한 재미난 경험도 했다.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젊은 교가를 원한 교장선생님의 의뢰였다. “저희와 협력관계에 있는 ‘달달공작소’가 교가를 만들었어요. 개교식에서 교가 쇼케이스 시간을 가졌죠. 학생들도 잘 따라 불렀어요. 서울시 교육감님도 앞에 계셨는데.(웃음)”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만든 교가작곡을 올해의 의미 있는 성과 중 하나로 꼽은 ‘프로튜어먼트’는 ‘소수업체가 교가작곡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이번 참여가 좋은 선례가 될 것’같다며 뿌듯해했다. 수익보다는 일의 성격과 가치에 주안점을 둔다는 이들의 말이 실감되는 좋은 예다.

아티스트 발굴 위해, 발 벗고 나서

“‘프로튜어먼트’ 소속 아티스트를 선별할 때는 지원서를 통하거나 저희가 직접 공연장이나 유튜브를 찾아보며 눈에 띄는 아티스트분에게 먼저 연락을 드립니다. ‘악동 뮤지션’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또는 다른 음악가에게 좋은 아티스트분을 소개를 받기도 하지요.” 처음에는 의심도 많이 받았다. 재능이 있단 이유 하나만으로 무대에 세워주겠다고 하니 경계부터 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기존의 매니지먼트랑 다르다보니, 저희의 취지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악동뮤지션이 알려지면서 ‘프로튜어먼트’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져, 이들을 찾는 지원자도 많아졌다.

‘프로튜어먼트’의 대학생 공연기획단 ‘퍼플즈’

‘퍼플즈’가 바로 이들을 찾는 사람들 중 하나다. ‘퍼플즈’는 ‘프로튜어먼트’가 공연기획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만든 ‘대학생 공연기획단’이다. 공연기획에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는 학생들에게 실제적인 공연기획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해 몸소 체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퍼플즈’의 모집 이유다. “한 번의 길거리 공연을 위해, 무거운 앰프를 나르는 것부터가 공연기획의 시작이라는 것을 아는 학생들이 많지 않아요. 처음에 많이들 놀라죠.” 공연기획은 머리와 감각이 아닌, 발로 뛰어다니며 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설명한다. “몸으로 하는 일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지칠 때가 많아요. 그래도 공연에 대한 아이디어도 함께 나누며 열심히 활동해준 덕분에 그동안 좋은 공연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공연기획에 관심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 번 ‘퍼플즈’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20대가 20대에게 전하는 조언

“저희를 포함해 많은 젊은이들이 종일 인터넷을 하며 지내잖아요. 그러다보니 자칫 인터넷 안에 모든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기가 쉬운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론 인터넷 밖으로 나와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지낼 때 자신이 모르고 있던,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 기회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죠. 인터넷 안에만 한정돼있는 기회를 찾기 때문에, 놓치고 있는 기회가 많을지 몰라요. 다음으론 잡은 이 기회를 놓지 않고, 실제로 행동해보시길 바라요.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몸으로 옮겨보는 것이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요. 젊음의 혜택은 가진 것도 없고 손해 볼 것도 없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진부한 얘기지만, 실제로 이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기에, 여러분께서 무엇이든 생각만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꼭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들에게 이 일은 ‘도전’이라는 거창한 이름보단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표현이 아무래도 적절해 보인다. ‘도전’은 어느 정도의 위험부담과 삶의 모험을 각오하는 것이지만, 이들의 말처럼, 젊은 나이 하나만 믿고 사는 20대에게 두려운 것은 또 무얼까. ‘꿈’과 ‘패기’라는 단어를 자꾸 잊는다. 벌써 허황된 단어가 돼버린 것 같아 씁쓸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자신에게 꿈꿀 기회를 줘보는 건 어떨지. 20대가 20대에게 전하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