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로 당당히 성공한 박희영 선수(대학원 생활체육학과)

2011년 1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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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무대에 당당히 서 있는 자랑스런 박희영 프로골퍼,
그녀를 만났다.

[인터뷰: 박고운 홍보팀 학생기자(행정 09)]

KLPGA선수들이 스윙 모델로 삼는다는 박희영(25.대학원 생활체육학과)선수.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했던 ‘2004년 하이트컵 여자오픈’에서 우승(1위)을 거두며 당시 18세의 어린 나이에 별도의 테스트 없이 실력을 인정받아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전향과 동시에 첫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이라는 승전보를 울리며 스타트를 열은 선수는, 이내 한국여자 골프협회의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이렇게 승리의 여신은 그녀와 함께였다.

3년간 4승이라는 기록을 수립, 탄탄한 실력을 증명하며 국내 골프 엘리트코스를 밟아 나갔다. 그리고 2007년 겨울, 한국을 넘어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도전, 그리고 도전

 가장 큰 무대인 미국 LPGA에 프로로 입문해 활동을 시작하고자 했다. 한국에서 인정받은 실력을 증명하듯 여타 나라의 심사보다 까다롭다는 미국 LPGA프로 입문 테스트를 한 번에 통과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쉬운 절차인 듯 보이지만 1, 2차의 테스트를 거쳐 수 백 여명에 이르는 세계 각 국 프로선수들 사이에서 상위 15위만을 가려 프로로 선정하는 까다로운 절차였다. 흡사 바늘구멍을 통과하는데 비유 될 수도 있는 이 관문을 단번에 해내면서, 세계 속의 한국 골프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드높이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승리의 여신은 늘 그녀와 함께였다.

하지만 미국 프로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늘 ‘우승’의 곁에서 멀어진 적 없던 그녀는 180cm가 넘는 큰 키의 선수들 사이에서 이미 체격만으로도 열세에 있었다. 동양인으로서의 신체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신체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찾아 익혀나갔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익힘과 동시에 발생하는 적응기간이, 쉼 없이 진출하는 프로대회에서는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었다.

 나와의 싸움, 무한의 노력

‘다른 스포츠 종목과는 달리 골프는 경쟁자의 영향이 크지 않은 운동이다. 대회 결과도 스스로가 얻은 점수에 따라 순위가 나뉘기 때문에, 본인 점수 갱신을 위한 무한의 노력이 필요한 종목이다.

“그래서 더욱 외롭고, 힘들었어요. 저 이외의 모든 선수들이 동료이자 경쟁자이니까요. 의지할 수 있는 건 같은 꿈을 꾸며 달려가는 경쟁자들 밖에 없었지만 100% 의지할 수 도 없었죠.” 자칫 잘못해 너무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그 만큼 전력이 노출되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므로 약한 모습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했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혼자 견디는 싸움이라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4년간의 미국프로생활을 하면서 가족과도 함께하지 못했으니 외로운 싸움은 계속되었다. 이렇게 고된 시간을 견뎌오면서 성적은 차츰 차츰 고지를 향해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2011년 ‘LPGA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 경기에서 3위라는 성과를 얻어 냈다. 그동안 남몰래 흘린 눈물이 이룩한 값진 성과였다.

그리고 이젠, 우승이라는 남은 목표를 향해 계속 달리고 있다.

긍정의 마인드가 나를 키운 힘

하지만 이러한 고된 훈련의 시간들은 결국 우승이라는 화려한 성과에 덮이며, 골프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는 것으로만 부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승 이면에 숨겨진 역경의 시간이 결국 도움닫기가 되었음을 우리는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역경을 딛기 위해 가장 힘이 되었던 것은 항상 ‘잘 될 것이다!’라는 긍정의 마인드 덕분이었다.

사회체육학과 교수이신 아버지는 그녀의 골프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이었다. 12살에 골프를 시작하는데 영향을 주심과 동시에, 늘 대회를 앞둔 그녀에게 긍정의 힘을 불어 넣어주신 장본인이었다. 프로전향의 계기가 되었던 대회를 앞두고, “그 대회에서 넌 우승컵을 손에 쥐게 될 거야”라며 아버지께서는 계속 상기시켜 주셨다.

“긍정의 힘은 굉장한 것 같아요. 항상 대회에 나가 준비를 하면서 가슴 벅찼던 승리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대회에 임해요.”

박희영 선수처럼, 현실의 긴장감 속에서도 긍정의 미래를 그리며 나아간다면, 그녀가 그려낸 승리의 신화들처럼 끝을 모르고 달리는 것만 같은 우리들의 미래에도 밝은 빛줄기가 보일 것이라는 마음이 솟구쳤다.

‘골프의 스킬을 가르치는 것을 벗어나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요.’

이미 많은 것을 이룩한 젊은 골퍼에게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이 질문에 그녀는 경험을 공유하는 조언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누구나가 책을 통해 얻는 이론적 지식이 아닌 경험을 통해 얻은 것들을 나눠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힘들게 겪어온 시행착오와 경험들을 후배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 잡이가 되는 역할자라고 해야 할까.

몇일 후 있을 일본 일정을 앞두고 잠시 들린 그녀의 모국인 한국. 고된 훈련과 힘든 일정에 지쳐있을 법도 한데, 인터뷰 내내 답변하는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예언하는 것만 같은 입가에 어린 미소는 떠나질 않았다.

수학여행과 MT의 경험이 한 번도 없다는 그녀.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로 서기까지 어린 시절부터 겪었을 남모르는 희생과 노력이 느껴지는 인터뷰였다. 그녀의 골프인생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긍정의 힘. 우리의 미래를 그려 가는데 있어서도 긍정의 마음을 기반으로 한 꾸준한 노력만이 자신을 스페셜 리스트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