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시인의 삶을 강단에 옮겨 온 최승호 교수

2009년 11월 25일
15308


 


 


 


 


 


 


 


 


 


 


 


 


 


 


 


 


 


 


 


 


 


 


 


 


 


 


33년 시인의 삶을 강단에 옮겨 온 최승호 교수


 


최승호 문예창작학과 교수(시인)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교육대를 졸업하고 강원도의 벽지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다. 197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대설주의보>, <고슴도치의 마을>, <그로테스크>,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 <고비> 등의 시집과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등을 펴냈다.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언어로 할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통을


꿈. 꾸. 다. 


 


인간의 욕망에 천착한 문명 비판적 작품으로 국내외 시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최승호 시인이 2009년 2학기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학부에서는 시 창작과 아동문학을, 대학원에서는 시 창작론을 맡았다.


 


최승호 교수는 197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에 이어 미당문학상까지 문학계의 굵직한 상을 두루 수상한 문학계의 중진이다. <현대시사상>, <작가세계>, <민음동화> 등의 잡지를 창간했으며, 환경연합 월간지 <함께사는길> 편집주간에 이어 동강 및 새만금 살리기 운동에도 참여할 만큼 세상 일에도 날카롭고 밝은 눈을 지녔다. 그리고 뜻밖에도, 동시집 역사상 최다 판매를 기록한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를 펴낸 유명한 동시작가이기도 하다.


 


‘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이번 강의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 역시 ‘말에 대한 감각’이다. “미술을 하려면 색에 대한 감각을 익혀야 하고, 음악을 하려면 소리에 대한 감각을 익혀야 합니다. 문학하는 이라면 당연히 언어에 대한 감각을 가장 먼저 익혀야지요.” 그는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재미난지, 언어의 결합(선택과 배치)으로 어떤 리듬이 생기는지를 꼼꼼히 일러줄 참이다. ‘시는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말을 하는 작업’이니까 말이다.


 



 


 


 


 


 


 


 


 


 


 


 


 


 


 


 


 


 


 


 


 


 


 


 


 


 


 


그의 수업은 실기의 비중이 높고, 주고 받음을 통해 이루어진다. 좋아하는 시를 공유하고, 써온 시를 공유하고, 함께 시 한편을 완성해간다. 이 시들은 모두 학과 게시판에 올라가고 감상이 댓글로 달린다. 투표도 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학기가 끝나는 날 3권의 시집을 선물하겠노라고 약속했다. 내가 좋아하는 시집, 내가 직접 쓴 시집, 우리가 함께 쓴 시집…! “아이를 낳으면 읽어주라고 했다”며 쑥스럽게 웃지만 학생들이 항상 곁에 두고 볼 최고의 시집일 것이다.


 


“대학 2학년 때


처음 시를 쓴 이후 혼자


문학을 하다 보니 방황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제가 거쳐왔던 시행착오의 시간을


학생들에게 만큼은


줄여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좋은 표현,


좋은 작품을 볼 줄 아는


안목을 높여줄 생각입니다.


좋은 안목이 생기면


그 수준에서


시를 쓰게 될 겁니다.


그 다음 노력은


그들의 몫이에요.”


 


개인적으로 꾸준히 작품을 쓰고 내는 것이 꿈이라는 최승호 교수.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느라 요사이 창작은 물론 내년 봄 독일(‘얼음의 자서전’)과 스페인(‘그로테스크’), 아르헨티나(‘얼음’)에서의 번역집 출간마저 늦춰질 위기에 놓였고 마른 몸이 더 말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언어 감각이 무척 좋은 편”이라며 흐뭇해하는 걸 보니 당분간 그의 신작 대신 문예창작학과 온라인 게시판에 가득 올려져 있는 언어 감각이 날로 일취월장 중인 그의 제자들의 작품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듯 싶다. 홍보팀(pr@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