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부터 키워온 한국어 사랑 부부유학생 사영위,난취매(대학원 한국학)

2013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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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부터 키워온 한국어 사랑

부부 유학생 사영위, 난취매(일반대학원 한국학)        

[인터뷰: 최한나 홍보팀 학생기자(기독교 09), skyviki@naver.com]

 사영위, 난취매 학생은 현재 본교 일반대학원에서 한국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동료이자 부부다. 지난해 8월, 결혼식을 올리고 다음 달인 9월에 바로 한국에 입국했다. 낯선 타지에서 보내는 신혼생활에 많은 고충과 외로움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걱정은 무슨!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사진에 담을 요량으로 다소 쑥스러운 포즈를 제안하자 부부는 1초 정도 머뭇대더니 이내 서로를 마주보고 웃으며 다정한 포즈를 연출했다.

4년간의 연애, 결혼과 유학

 사영위·난취매 부부는 중국 청도빈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25살 동갑내기다. 둘의 사랑은 남편 사영위 군에게서 먼저 시작됐다.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재학하면서, 그는 남몰래 난취매 양을 짝사랑했다. “아내가 친구 때문에 속상해서 강의실 책상에 엎드려 울고 있는 것을 보고,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먹었던 점심을 두 번이나 먹었어요.”이후 둘은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친해졌다.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던 제 친구가, 사정이 생겨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그 빈자리에 ‘의도적으로’ 남편이 들어와 일하게 된 거죠." 학교에서 일터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도 둘은 버스를 타지 않고, 매일 출·퇴근길을 함께 걸었다. 그렇게 우정을 쌓아가다가, 마침내 그는 난취매 양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처음에는 거절당했어요. 다음 날에야 아내가 제 고백을 받아줬죠." 당시 연애에 큰 관심이 없던 난취매 양이었지만, 다음 날 메모장에 적힌 사영위 군의 고백에 마음이 흔들려 그녀는 결국 그의 고백을 받아주었다. 4년간의 연애의 시작이었다.

"남편이 저를 따라다녔는데, 지금은 제가 남편 덕분에 한국에 따라오게 됐죠."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 부부의 아담한 신혼집이 있다. 신혼부부답게 살림도 살뜰하게 꾸며져 있었다. 책장에는 각종 한국 책이 가지런히 꽂혀있고, 창틀에는 기념일에 부부가 서로 주고받았을 장미꽃이 있다. 그리고 싱크대 앞에서 사영위 군은 야채를 들볶고 있다. "남편이 요리를 잘해요." 난치매 양의 말처럼, 그는 혼자서 다섯 가지의 중국요리를 거뜬히 만들어내더니, 자리에 앉아 숭실에서의 생활을 풀어놓았다.

사영위 군은 청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으로, 난취매 양은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한국어를 전공 하게 됐다 .한국어를 더 잘 배우고 싶은 마음에, 사영위 군은 졸업 이후 한국으로의 유학을 계획했다. 그와 달리 난취매 양은 중국 소재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으로 난취매 양 또한 한국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

부부와 숭실대의 인연은 대학교 재학시절 중 교수님의 추천을 통해 시작됐다.  "교수님께서 좋은 학교라며 숭실대를 추천해주셨어요. 교수님께서도 숭실대를 졸업하셨죠." 이후 숭실대 대학원 진학을 결심. 부부는 한 번의 낙방을 겪은 뒤, 한국학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처음엔 국어국문학과에 지원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실망하고 있었는데, 숭실대 교수님께서 한국학을 공부해보는 건 어떤지 여쭤보셨어요." 그래서 부부는 2차에서 한국학과에 지원했고, 나란히 대학원에 합격했다.

“제가 배운 것처럼, 중국에 돌아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회화도 잘하는 번역가가 되고 싶죠."

 사영위 군은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꿈이다. "처음에는 조선시대 글에 관심이 많았는데,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어요(웃음). 지금은 한국어 교육, 어휘연구를 재밌게 공부하고 있어요. 나중에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난취매 양의 관심은 번역. 공부를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가 경력을 쌓은 뒤, 독일어를 전공한 언니와 함께 번역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중문과 학부 수업을 들으며 중한번역연습에 열심이다. "그래도 소지섭씨가 나오는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보면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도 잊지 않아요(웃음)." 중국에서부터 드라마를 꾸준히 봐왔다는 난취매 양은 그래서인지 한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을 제일 하고 싶은 일로 꼽았다. "저는 회화에 더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한국인과 대화할 때 왜 이렇게 긴장되는지 모르겠어요. 원래 더 잘 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사영위 군 또한 레포트 작성에 어려움은 없냐는 질문에 "그건 정말 잘해요!" 자신 있게 말하지만, 듣기에 있어서는 "글쎄요…"하며 머쓱해한다. 교내 외국인지원센터에서 조교로 일하며, 방문학생과 팀장님의 말씀을 집중해서 들으며 듣기 연습을 한다는 그는, 올해 6월에 실시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6급에 도전한다.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어 참 좋아요. 최대한 오래 머무르고 싶어요."

 혼자라면 외로웠을 타지 생활이 둘이어서 행복하다는 사영위·난취매 부부는 한국에 조금 더 오래 머물기를 희망한다. "박사과정까지 공부하고 싶지만, 떨어진다면 그땐 중국으로 돌아가야겠죠?" 벌써부터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답이었다. 숭실에서 좋은 교수님, 동료들과 함께 한국어를 잘 배우고 싶다는 단순명료한 대답에서 부부의 진심이 전해졌다. 중국에 계신 부모님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부부는 쉬는 날이면 경복궁, 남산 등지로 놀러가거나 맛있는 한국요리를 해먹으며 즐거운 한국생활을 보내고 있다. 중국으로 돌아가 이루게 될 꿈을 생각하면, 한국에서의 이 시간이 소중하게만 느껴진다는 부부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같이 있을 때 중국어 대화만 줄이면 한국에서 더 공부할 수 있어." 라고 속삭이며 한국어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결혼과 함께 한달음에 한국으로 달려온 용기 있는 스물다섯의 젊은 부부. 그들에게 일어날 앞으로의 재미난 행보를 숭실에서 더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